직장암, 혈변 보거나 잔변감 느껴지면 대장내시경 검진을
직장암, 혈변 보거나 잔변감 느껴지면 대장내시경 검진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1.17 13:38
  • 호수 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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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암은 항문에 인접해 있는 직장에 생긴 악성 종양으로 혈변과 잔변감, 체중감소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직장암은 항문에 인접해 있는 직장에 생긴 악성 종양으로 혈변과 잔변감, 체중감소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암은 항문과 연결부위에 생겨… 통증 거의 없어 조기발견 어려워 

50세 이상은 5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 권고… 섬유질 많이 먹어야 예방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주부 이영란(64)씨는 최근 대변을 보다 항문에서 출혈이 발생하자 치질로 의심하고 병원을 방문했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치질이 아닌 암이 의심된다며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했고 내시경을 실시한 결과, 암 덩어리가 항문 바로 위에서 만져지는 ‘직장암’으로 진단됐다. 

대장은 크게 결장과 직장으로 구분된다. 직장은 대장의 마지막 부분으로 길이는 약 15㎝이며, 대변을 항문으로 배설하기 전에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암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결장에 생기는 암을 결장암, 직장에 생기는 암을 직장암이라고 하고, 이를 통칭해 대장암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직장암은 항문에 인접해 있는 직장에 생긴 악성 종양을 말한다. 조기 발견이 어려운 대표적인 암 중에 하나가 직장암인데 그 이유는 발병 초기에 통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장암을 포함한 대장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가 필수적이다. 

◇직장암의 원인과 증상

직장암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병하는데 대표적으로는 유전적인 요인이 있다. 만약 부모 중에 대장암 환자가 있으면 그 자녀들은 유전에 의해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데 다음의 두 종류가 많이 생긴다. 

첫째는 ‘가족성 샘종 폴립증’으로 대장 및 직장에 수백 개에서 수만 개의 선종성 용종이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선종성 용종은 5~10년이 지나면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발생 시 대장암 예방 차원에서 대장 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둘째는 ‘린치 증후군’인데 이는 ‘가족성 샘종 폴립증’만큼 수많은 용종이 생기지는 않지만 대장을 비롯한 다양한 장기에 암을 발생시키는 ‘상염색체 우성 유전 질환’(염색체 돌연변이로 인한 질환)이다. 

이외에 환경적 요인으로는 평소 운동을 멀리하고 과다한 육류 섭취와 함께 굽거나 튀긴 음식을 즐기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염증성 장 질환을 앓고 있거나 대장 용종, 50세 이상의 연령 등도 직장암 발생의 원인으로 꼽힌다.

직장암 초기에는 혈변을 보는 것 외에 통증 같은 특별한 증상을 별로 못 느끼기 때문에 암을 의심하기 쉽지 않다. 이에 이전과 다르게 배변 습관에 변화가 있거나 체중감소 등이 나타나면 직장암을 의심하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직장암 초기를 지나면 비로소 자각증상이 나타나는데 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변이 가늘어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또한 변을 참기가 힘들거나 대변을 본 다음에도 잔변감을 반복적으로 느끼게 될 수도 있고 추가로 식욕부진과 이에 따른 체중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이후에 암이 더 진행하게 되면 통증을 동반하게 되는데 암이 직장 주변의 방광, 질(여성의 경우) 등의 주변 조직으로 침범해 아랫배 통증이나 질 출혈을 유발한다. 또한 근력의 감소, 피로감, 소화 불량, 어지러움, 구토 등이 생기며 복부에서 덩어리 같은 것이 만져지기도 한다.

◇직장암의 진단과 치료

직장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직장수지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이는 항문을 통해 손가락을 직장 안으로 삽입, 직장 내 만져지는 혹이 있는지를 검사하는 방법이다. 이후 내시경 검사 및 조직검사를 통해 암세포를 확인해 확진하게 된다.

치료법으로는 외과적으로 암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이 대표적이다. 특히, 직장암 수술은 어려운 수술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 직장 주위에는 전립선, 방광, 자궁, 질 등의 복잡한 장기가 자리 잡고 있어서다.

더불어 암 조직은 남기지 않으면서도 자율신경과 괄약근 등 중요한 조직과 장기의 손상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수술 전·후 항암화학 요법 및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 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항암화학방사선 치료는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암의 크기를 작게 만드는데 초점을 맞춘다. 

직장암이 괄약근까지 침범했거나 근접한 경우 항문까지 완전히 절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최대한 항문을 살리기 위해 수술 전 2~5주간 항암화학 방사선 치료를 한 뒤 6~10주간 암 크기가 작아지기를 기다렸다가 수술을 하는 방식이다. 

초기 직장암은 항문으로 복강경 수술기구를 넣어 ‘항문경유 내시경 미세절제술’로 없애기도 한다. 

◇직장암 예방법

직장암은 조기에 발견해 수술할 경우 90% 이상의 완치율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예방적 차원의 정기적인 대장내시경이 중요하다. 국립암센터와 대한대장항문학회는 50세 이상은 누구나 5년에 한 번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50세 이후 대장암 발병률이 급격하게 올라가고 대장암 전단계인 선종성 대장용종의 발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채소, 과일 등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자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섬유소가 대장의 내용물을 희석시키고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줄이며, 대변의 부피를 늘리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지웅배 고려대안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평소에 육류 섭취를 줄이고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을 유지한다면 직장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음주와 흡연은 가능한 한 자제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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