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희 대한노인회 충남 태안군지회장 “군의원 시절 노인 적극 지원…노인들 필요한 거 잘 알아”
이용희 대한노인회 충남 태안군지회장 “군의원 시절 노인 적극 지원…노인들 필요한 거 잘 알아”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1.24 09:44
  • 호수 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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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의 첫 여성 기초의회의장이자 최다 군 의장 역임 

경로당 회장·총무 활동비 지급…목욕비도 지원할 예정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남에게 도움을 주다 도움을 받는 입장이 됐을 때 그 도움의 실현 여부와 성과는 남다를 것이다. 특히 지원금의 조달, 운용 측면에서 볼 때 보다 순조롭고 효율적일 것이다. 

이용희(74) 대한노인회 충남 태안군지회장은 태안군의회 의원(4회), 태안군의회 의장(3선)을 지냈다. 이 지회장은 “제가 의회에 있을 때 노인과 장애인하고만 집중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곳곳에 예산이 쓰이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다”며 “예산도 잘 알고 노인들에게 필요한 게 무언지 잘 알기 때문에 앞으로 할 일이 많다”고도 말했다.

실제로 태안군지회는 경로당 회장, 총무에 대한 활동비 지급을 엄두도 못 내고 있던 중 이 지회장의 취임 후에 비로소 그 숙원사업을 해결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 지회장은 또 “이 나라를 아름답게 만든 건 대통령이 아니라 어르신들”이라며 “이분들이 경로당에 나와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도록 만드는 게 제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태안군지회에는 8개 읍·면 분회, 236개 경로당, 회원 1만2000여명이 있다. 이용희 지회장은 지난 2020년 4월에 취임했다.

-취임 무렵에 코로나가 발생했다.

“사업 대부분이 중단된 상태인 가운데 노인일자리만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노인일자리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지회가 관리하는 경로당방역지킴이, 실버지킴이, 경로당도우미, 노노케어 등에 88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태안군 시니어클럽도 위탁·운영 중이다. 두부도 만들어 팔고, ‘맛이야기식당’도 운영하는 등 수익사업을 다양하게 한다. 노인회하고 시니어클럽 합해 2000여명이 열심히 일한다.”

-노인일자리는 건강·경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준다.

“일자리를 고르게 배정해 원하는 어르신들이 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제가 나타나면 (참여자가)앉아 있다가도 벌떡 일어선다. 그러면 제가 ‘힘들게 하지 마시고 운동 겸 하시라’고 권한다. 국비로 하는 거지만 노동하듯이 하는 게 아니라고. 어르신들이 움직여 건강해지고 밖에 나와 사람들과 교류하고 그런 가운데 마을도 깨끗해지면 되는 거라고 말씀드린다.”

-취임 2년째이다. 해보시니 어떤가.

“어르신들을 보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나라를 이렇게 아름답게 만든 사람은 대통령이 아니다. 어르신들이 평생 안 먹고 안 입고 자식들 키우며 가난을 물리친 덕분에 경제대국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러다보니 이분들이 어느새 80이 됐지만 합당한 대우를 못 받고 있다. 경로당에서 행복한 노후를 보내도록 만드는 게 마지막 봉사라고 여기고 열심히 하고 있다.”

이용희 태안군지회장(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 지회장 오른편이 가서경 지회 사무국장.
이용희 태안군지회장(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 지회장 오른편이 가서경 지회 사무국장.

이용희 지회장은 노인일자리 활동교육에서 인사말을 할 때마다 “우리 다 같이 건강하게 살자”는 점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은 당부의 말을 잊지 않는다. 

“건강하려면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제가 만나는 노인들께 ‘경로당에 나가면 절대 며느리 얘기 꺼내지 말라’고 한다. 한 번 입 밖에 나온 말은 어느 순간 상대방에게 들어가게 돼 있다. 며느리가 얼마나 예쁜가. 내 자식하고 손주들 키워주니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가. 그래서 며느리에게 잘 해야 한다. 그게 바로 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내 핸드폰 저장번호 1번은 며느리다.”

-국가와 사회가 노인복지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통장에 5000만원이 든 한 어르신이 행여 그 돈 때문에 일자리 못 얻을까봐 일가친척에 쪼개서 입금했다. 나중에 돌려달라고 했지만 자기들에게 준 돈인 줄 알고 이미 써버렸다는 거다. 기가 막힌 일이다. 또 한 어르신은 재산이 억대인데도 요양원에 들어가 있다. 참 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간의 성과라면.

“노인회 일을 해보니 너무나 좋다. 제가 예산을 잘 알고 있어 그런 부분이 노인회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군 의회 의장과 의원을 만나 ‘노인들 어떻게 생각하느냐’, ‘노인을 잘 대우해야 하지 않겠냐’고 설득해 조례를 만들어 작년 말부터 분회장과 경로당 회장, 총무들에게 활동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선거공약을 하나씩 실현 중이다.”

이 지회장은 이후로도 군의회 의원들에게 활동비 증액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로당 회장과 총무가 같은 금액을 받는 건 격에 맞지가 않는다고 생각해 인상을 부탁했다”며 “어르신 목욕비 지원 조례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지회장의 이름 앞에는 최초, 최장수란 수식어가 붙곤 했다. 충남의 첫 여성 기초의회의장이자 최다 군 의장이었으며, 태안군 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을 9회나 지냈다. 현재 태안군 서산지방법원 태안군법원 조정위원으로 있다. 창백경로당 회원으로서 13대 지회장 선거에 당선돼 현재에 이르렀다. 대통령표창 등 수상 경력이 화려하다. 최근에만도 ‘2021년 올해를 빛낸 인물 대상’, 충남도지사 표창장을 수상했다.  

-정치 참여 계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총재로 있던 구국봉사단에 들어가 몇 년 활동하다 태안군 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이 됐다. 회장을 9차례 한 건 전무후무한 기록일 것이다. 지역에서 지명도와 인맥이 쌓이고 주변의 권유도 있어 군 의원 선거에 나섰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여성단체 활동하면서 장애인들을 많이 돌봐주었다. 안면도에 다섯 살, 여섯 살짜리 아이들 엄마가 암으로 사망해 상여 나가던 날, 아버지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졸지에 고아가 된 아이들 중 하나를 제가 맡아 뒷바라지를 했다. 그 아이가 잘 성장해 현재 공무원으로 있다.”

-여성 지회장으로서 장·단점은.

“단점은 없고 장점만 있다. 남자 회장님들이 협조를 아주 잘 해준다. 자고로 장모는 사위를 많이 사랑하고, 시아버지는 며느리를 사랑하잖은가. 그런 남녀 관계의 보이지 않는 연결 고리 같은 게 있다(웃음).”

-대한노인회 중앙회에 건의하고 싶은 말은.

“대한노인회 법정단체가 조속히 실현됐으면 좋겠다. 그래야 직원들 처우개선도 되고.”

이용희 지회장은 때때로 ‘백세시대’ 신문에 자작시를 보내온다. 이 지회장의 ‘경로당 회장님’이란 시를 인터뷰 끝으로 소개한다.

“회장님은/늘 웃는 얼굴로 지회에 오신다/바라만 보아도/금방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항상 어깨에 힘을 주면서/삶의 방향을 지휘하는/존경하는 경로당 회장님/코로나19가/본인의 책임인 것처럼/노인을 위해 온 힘을 다 한다/회장님이 계시기에/우리는 늘 의지한다(중략)/지금처럼 언제나/웃음을 잃지 않고/건강하게 살아가시기를”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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