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쥐어짜는 듯한 ‘협심증’, 겨울철 발병 위험 높아
가슴 쥐어짜는 듯한 ‘협심증’, 겨울철 발병 위험 높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1.24 14:17
  • 호수 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협심증의 증상과 치료
운동을 하거나 무거운 것을 들 때 갑자기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면 증상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운동을 하거나 무거운 것을 들 때 갑자기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면 증상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관상동맥 좁아져 혈액 공급 안돼 통증… 가슴 중앙 부위 압박감 느껴져

스텐트삽입술로 막힌 부위 뚫어야… 불안정형 협심증은 쉴 때도 나타나

[백세시대=배지영기자] 김호산(60) 씨는 최근 등산 도중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과 함께 식은땀까지 흘리자 주변 지인들의 도움으로 구급차를 타고 근처 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 김씨는 7년 전 협심증으로 관상동맥에 스텐트를 삽입한 병력이 있으나, 그동안 큰 문제를 느끼지 못해 약물을 잘 복용하지 않았으며, 등산 당일에 혈압약도 복용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날 김씨는 심혈관 조영술을 통해 혈전으로 막힌 혈관이 발견돼 또다시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혈관을 관상동맥이라고 하는데 이곳이 막히게 되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 질환이 나타나게 된다. 심혈관 질환은 조금만 지체하면 심장이 멈춰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1분, 1초가 중요하다. 

특히 협심증은 겨울철에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주요 질환 중 하나로, 추운 날씨로 인해 혈관 수축이 심해져 통증도 심하게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0년 통계에 따르면, 협심증으로 병원을 내원하는 환자 중 70대 이상이 44%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가 21%, 50대가 17%를 차지해 고령일수록 발병 위험이 높았다. 

◇협심증 증상

협심증은 심장 근육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면서 심장 근육에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발생하는 통증을 말한다.

평상적으로 걷고 있을 때는 별 문제가 생기지 않지만 심장 근육에 많은 혈액과 산소를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협심증이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갑자기 뛸 때, 무거운 것을 들 때, 운동을 할 때 등이다. 흥분할 때, 날씨가 추울 때에도 마찬가지로 협심증이 발생할 수 있다.

협심증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흉부 중앙 부위에 압박감이 느껴지며, 가슴을 쥐어짜는 느낌을 받게 된다. 가슴에서 시작한 통증이 왼쪽 팔이나 목, 턱 등으로 퍼지는 경우도 있고 드물게 등과 상복부에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협심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심근경색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협심증이 자주 일어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 바로 통증이 사라지기 때문에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평소 동맥이 좁아져 있더라도 혈관 전체 면적의 30% 정도만 뚫려 있으면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낼 수 있어서다.

◇협심증의 종류

협심증은 발생 원인에 따라 안정형 협심증, 불안정형 협심증, 변이형 협심증으로 분류된다. 안정형 협심증은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협심증으로, 동맥이 약 70% 가량 좁아진 상태에서 심장이 빨리 뛰고 혈류가 빨라지면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주로 계단을 오르거나 운동하거나 심한 감정적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나타난다.

불안정형 협심증은 혈관이 수축하거나 혈전이 생겼을 때 몸에서 그것을 녹이려는 물질이 생성되면서 순간적으로 통증이 반복되는 형태를 말한다. 쉬고 있는 중에도 흉통이 발생하기 때문에 흉부 불편감이 더욱 심하고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불안정형 협심증은 응급으로 치료해야 하는 급성관상동맥 증후군의 하나로, 급성심근경색이나 심실세동과 같은 심장 부정맥, 심장 발작에 의한 급사의 위험성이 높으므로 즉시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변이형 협심증은 일시적인 관상동맥의 경련에 의해 유발돼 다리에 쥐가 나듯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액 흐름이 막히는 증상이 나타난다. 혈관이 좁아진 것이 원인이 아니므로 가만히 휴식을 취하는 상태에서도 갑자기 증상이 일어나 매우 고통스럽다. 

대개 자정부터 아침 8시 사이에 통증이 발생하며,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발생 빈도가 높으며 흡연이 중요한 위험 인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협심증 치료

혈관 협착이 심하지 않거나 전형적인 협심증이 아닌 경우에는 증상을 조절하고 병의 진행을 예방하는 약물로 치료를 할 수 있다. 니트로글리세린(혈관확장제)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대표적인 약제로, 심장의 부하를 감소시키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협착이 심해 증상 조절이 어렵거나 협착으로 인해 심근경색이 올 가능성이 높아 보이면 관상동맥 조영술로 막힌 혈관을 확인한 뒤 풍선 확장술이나 스텐트 삽입술 같은 관상동맥 성형술을 시행해야 한다. 

김정희 대전선병원 심장내과 전문의는 “풍선확장술은 끝에 풍선이 부착된 가느다란 관을 관상동맥 안으로 집어넣어 풍선을 부풀려 줌으로써 동맥을 넓히는 방법”이라며 “그물망처럼 생긴 스텐트를 넣어 관상동맥벽을 지지해 줌으로써 다시 좁아지는 것을 방지하는 스텐트 삽입술 등도 시행한다”고 말했다.

만약 관상동맥 협착이 전체적으로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방법인 ‘관상동맥 우회술’로 치료할 수 있다. 이는 좁아진 관상동맥 부위를 우회해 대동맥과 이어주는 것으로, 풍선확장술이 어려운 환자에게 적용된다.

김정희 전문의는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바른 식습관이 중요하다. 금연과 절주 역시 필수적”이라며 “만약 겨울철 바깥 활동 중 가슴 통증이 자주 느껴진다면, 증상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