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금융자산 앱 하나로 모두 관리하는 ‘마이데이터’
내 금융자산 앱 하나로 모두 관리하는 ‘마이데이터’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1.28 11:06
  • 호수 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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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험‧증권 등 정보 한곳에 모아 예금‧대출 잔액 등 단번에 확인 

개인별 자산관리 시뮬레이션 등 금융사 별 차별화된 서비스도 지원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이번 주에는 29만원의 고정지출이 있습니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박승일(40) 씨는 지난 1월 24일 ‘금융비서’에게 지출 예정 보고를 받았다. 그는 곧바로 ‘금융비서’ 즉, ‘마이데이터’에 접속해 실제로 매달 빠져나가는 통신요금 및 기타 고정 금액을 확인한 후 해당 통장에 돈을 미리 이체했다. 박 씨는 “여러 통장을 사용해서 간혹 하루 이틀 연체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마이데이터 덕분에 체계적으로 자산관리를 받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5일부터 금융권에서 일제히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작하며 한 달도 채 안 돼 이용자 1000만명을 넘기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마이데이터란 소비자가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사에 자신의 정보사용을 허락할 경우 정보를 한곳에 모아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소비자는 휴대폰 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금융자산을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고 금융사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실정에 맞는 맞춤형 자산관리와 컨설팅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로 인해 ‘내 손 안의 금융비서’라고 불린다.

2019년 도입된 오픈뱅킹은 은행 앱에서 여러 금융회사 계좌 잔액을 통합 조회하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마이데이터는 오픈뱅킹의 역할을 그대로 흡수하면서 하나의 금융 앱에서 세금 납부 내역이나 카드포인트 현황, 보험금 납입 내역 정보 등까지 조회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데이터를 공유 받을 수 있는 금융사는 417개에 달한다.

사용법도 간단하다. 먼저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금융 앱에 접속한다. 예를 들어 주로 국민은행을 이용한다면 스마트폰에 ‘KB스타뱅킹’ 앱을 터치해 로그인한 후 하단에 ‘마이데이터 자산관리’를 누른다. 이후 약관에 동의한 후 연결을 원하는 은행, 보험, 증권사 등을 선택하면 된다. 

각 금융사마다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는 비슷하다. 흩어진 자산을 통합한 순자산과 신용점수를 보여주고, 예금과 대출 잔액, 투자 평가금액 등을 요약해준다. 카드별 지출내역은 물론 납부예정금액까지 종류별, 요일별로 보기 편하게 정렬해준다. 

깜박 잊고 있던 보험 상품도 확인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집주소와 차량번호를 입력하면 최근 실거래가에 준해 순자산에 반영된다. 카드사별로 흩어져있는 포인트는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페이 등 선불카드 잔액 확인도 가능하다.

깜빡 잊은 보험상품도 확인 가능

그러면서도 각 금융사는 저마다의 차별점을 내세워 고객 선점을 시도하고 있다. 대형 은행들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상위 1~2%에 제공하던 개인자산관리(PWM) 서비스를 대중화하겠다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다. 은행들이 ‘부자 고객 벤치마킹을 통한 초개인화 자산관리’를 내세우는 이유다. 국민은행이 공개한 ‘머니크루’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소비자가 포트폴리오를 공개하고, 다른 소비자는 이런 ‘고수’들을 참고하는 한편 ‘좋아요’와 댓글을 통해 소통하는 일종의 금융 SNS다. 프라이빗뱅커(PB)들이 개인별로 자산관리 시뮬레이션을 해주고 재테크 목표 달성도 도와준다. 우리은행도 개인별로 비슷한 연령대의 재테크 달인의 자산 증식 비결과 소비 패턴 등을 알려주는 ‘고수의 랭킹’ 서비스를 마련했다.

환테크 등 은행별 특화서비스도

은행별 특기를 살린 서비스들도 있다. 외환 부문에 강점이 있는 하나은행은 목표를 설정해 달러를 모으고 불릴 수 있는 ‘환테크 챌린지’ 서비스를,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근로자가 경력을 관리할 수 있도록 연봉 비교, 맞춤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아이원 잡’ 기능을 선보였다. 

농협은행은 공공·금융 마이데이터를 결합한 ‘맞춤정부혜택’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은행이 소비자의 가족 구성원과 재산 내역 등을 기반으로 임신·출산비, 영유아 양육비, 주거안정비 등의 지원 대상인지 파악해준다.

신한·KB국민·현대·하나·비씨 등 5개 카드사도 통합자산 관리와 금융 상품 추천 등을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인공지능(AI) 기반 신용관리 서비스를, KB국민카드는 삼성자산운용과 함께 카드 포인트를 펀드에 투자해주는 ‘짠테크’ 기능을 공개했다. 비씨카드는 페이북 앱에서 결제데이터를 분석해 과소비할 경우 경보음을 보내준다.

소비 생활과 관련한 서비스도 지원한다. 여행지 추천과 영화표 및 숙소 예매 등을 앱에서 할 수 있는 KB국민카드의 ‘놀러갈때’ 기능이 대표적이다. 또 하나카드는 ‘조작’ 우려가 있는 리뷰나 별점 대신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가 있는 곳 근처의 ‘진짜 맛집’을 알려주는 ‘내 주변 핫플(핫플레이스, 인기상점)’ 기능을 제공한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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