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즙 내 콜레스테롤이 굳는 담석증… 대부분 무증상
담즙 내 콜레스테롤이 굳는 담석증… 대부분 무증상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1.28 14:55
  • 호수 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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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석증의 증상과 치료
담석증이 생기면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일부의 경우 복부 통증과 함께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림은 담낭 안에 쌓인 담석의 모습. 그림=게티이미지뱅크
담석증이 생기면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일부의 경우 복부 통증과 함께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림은 담낭 안에 쌓인 담석의 모습. 그림=게티이미지뱅크

과식·비만·당뇨, 지나친 다이어트 등도 원인… 활동 줄면 담석 더 생겨

복부초음파 통해 담석 유무 확인… 지속적인 복통 나타나면 수술해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이연자 씨(62)는 최근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담석을 발견했다. 그동안 특별한 증상은 없었는데 담낭에 돌이 있다는 말을 듣는 순간,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도 안 되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담석이 커져 염증이 생길까봐 걱정이 되고, 갑자기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나타날까 두려웠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진 이씨는 ‘예방적 담낭절제술’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담석증은 담즙 내 콜레스테롤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져 간이나 담낭, 담관에 쌓여 통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담낭은 간에서 분비된 담즙을 보관하는 주머니고, 담관은 담즙이 이동하는 통로다. 

담즙은 간에서 분비되는 소화액인데, 간 아래에 있는 담낭에 저장됐다가 담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분비돼 음식물의 소화를 돕는다. 이 과정에서 담즙이 비정상적으로 농축돼 딱딱하게 돌처럼 굳으면 담석증이 된다.

성인 10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것으로 추정될 만큼 흔한 병이며 병원을 찾는 환자 또한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담석증 환자는 2015년 13만6774명에서 2020년에는 21만9926명으로 60.7%나 급증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실내생활은 늘고 운동량은 줄면서 담석증 위험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담석증 원인

담석은 구성성분의 50~70%가 콜레스테롤인 경우로 과식과 비만, 과한 다이어트, 혈중 높은 콜레스테롤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과체중인 사람의 경우, 간에 지방이 축적돼 지방간이 생기고,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지면서 담즙 내로 유입되는 콜레스테롤이 많아져 담낭에 콜레스테롤성 담석이 생길 수 있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도 합병증으로 신경이 손상되면 담낭이 담즙을 짜주는 운동기능이 저해돼 담석이 씻겨 내려가지 못하면서 담석이 발생한다. 다이어트나 장기간 금식 등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경우에도, 담낭에서 담즙을 배출하는 호르몬이 분비가 되지 않아 담석 유발률을 높인다.

잦은 야식도 원인으로 꼽힌다. 잠을 자는 동안 음식이 위 내에 오래 머물면 담즙 배출을 자극해 담도 내 담즙양이 많아지고, 담즙 내 콜레스테롤 배출이 많아지면서 담석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천영국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나이가 들면 간에서 담즙 생성량이 줄면서 담석 발생률이 높아지기도 한다”면서 “변비가 심한 사람 또한 담즙이 소장에서 흡수되지 못하고 대변과 함께 배출돼 간 내 담즙이 떨어져 담석이 더 잘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담석증 증상

담석증 환자의 60~80%가량은 증상이 없다. 약 20%에서 증상이 나타나며 이중 2%의 환자는 담낭염 등 여러 합병증을 앓는다.

담석증 환자가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복통이며, 눈 흰자와 얼굴색이 노란빛을 띠는 황달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오심과 구토‧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평소와 달리 소화불량이 잦고, 오른쪽 옆구리에 1시간 이상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김범수 경희대병원·후마니타스암병원 간담도췌장외과 교수는 “대부분의 담석 환자들은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통해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경우, 수술적 치료는 필요 없고 음식조절과 가벼운 운동 등 규칙적인 일상생활만으로도 큰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담석증은 복부초음파를 통해 담석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복부초음파는 담낭 질환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검사이며 가장 좋은 방법이다. 비교적 작은 담석까지 분별해 낼 수 있지만, 담석이 간이나 담관 내부에 있으면 CT나 MRI 등의 정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담석증의 치료

담석으로 인해 지속적인 통증이 나타난다면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증상이 반복되면 담낭염으로 이어질 수 있고 급성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패혈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담석 환자의 대부분이 무증상인만큼 담낭암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있어 예방 차원에서 담낭절제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이땐 관을 삽입해 담석만 제거할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부작용과 위험이 있고 담석의 특성상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법은 담낭절제술뿐이다.

대표적인 담낭절제술은 보통 배꼽과 우상복부 부위에 3~4개의 투관침(수술시 사용하는 기구들의 통로)을 삽입해 진행하는 복강경 담낭절제술이다. 최근에는 수술 자국을 거의 남기지 않고 회복 기간을 줄이기 위해 투관침의 숫자와 크기를 줄이고 있다.

김 교수는 “수술이 꼭 필요한데도 무작정 참거나 방치할 경우 응급상황을 초래할 수 있고 무엇보다 담관을 막아 담낭염을 발생시키고, 반복되는 염증으로 치명적인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면서 “담석 환자들은 참지 말고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불편한 증상에서 하루속히 벗어나 삶의 질을 높이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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