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오미크론 유행에 코로나19 확진자 5만명 넘어… ‘셀프 재택치료’ 혼란 우려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오미크론 유행에 코로나19 확진자 5만명 넘어… ‘셀프 재택치료’ 혼란 우려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2.14 10:01
  • 호수 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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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5만명을 넘으며 연일 최다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가 주도에서 개인 책임으로 방역 및 의료체계가 대전환되면서 당분간 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월 10일 신규 확진자가 총 5만4122명이라고 밝혔다. 일주일 전인 2월 3일(2만2906명)의 2.4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다. 앞서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이달 말에는 하루 13~17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국내 신규 확진자 5만4122명 가운데 국내 발생은 5만4034명, 해외 유입은 88명이다. 병원에서 치료 중인 위중증 환자는 282명으로 전날보다 3명 줄었다. 사망자는 하루 동안 20명 발생해 누적 사망자는 6963명이 되었다. 누적 치명률은 0.59%이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10일부터 ‘셀프 관리’로 방역정책을 전환했다. 지금까지는 확진자의 격리·추적·치료를 국가가 관리해 왔지만 ‘집중관리군’인 60세 이상의 확진자와 50대 기저질환자만 국가가 관리하고, 나머지 확진자는 아프면 알아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경증 및 무증상이 대부분인 ‘일반관리군’은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되는 것이다. 사실상 정부가 통제와 치료를 포기한 셈이다. 

재택치료 모니터링 대상을 고위험군으로 줄여 의료여력을 확보했다지만 나머지 85%에 달하는 일반관리군 가운데 건강 취약계층을 어떻게 보호할지 확실치도 않다. 방치된 환자들의 불만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는 지역사회에 추가확산 우려를 키운다. 확진자 방역을 사실상 개인 자율에 맡기는 것이라 감염자들의 도덕적 해이까지 겹친다면 코로나 대유행이 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가진단키트가 관건인데 이마저도 품귀 현상이다. 마스크 대란처럼 ‘진단키트 대란’이 올 것이란 말까지 나온다. 

숨은 감염자 확산 차단도 시급하다.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유료로 바뀌면서 검사 건수가 하루 평균 약 50만건에서 30만건으로 줄었다. 1회 8~9만원의 비용 부담 탓에 검사를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취약계층의 PCR 비용부터 줄여 주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에 변경된 방역조치는 의료 최일선에 있는 동네 병·의원이 1차적으로 오미크론에 대응하는 것이 핵심인데, 대도시에서도 동네 병·의원의 참여가 부족한 상태다.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지방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코로나에 감염되어도 각자 알아서 증상을 관리하라는 갑작스러운 방역지침 전환에 일선 의료기관이나 국민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부는 동네 병·의원을 진단과 치료에 참여시키고 재택치료 기관이 600여 곳이라고 밝히지만 숫자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국민들은 그곳이 어디인지 잘 알지 못한다. 

참여하는 병·의원들도 준비가 안 된 곳이 많고, 검사키트 공급이 원활치 않아 진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는 사실상 방치한다는 비판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재택 치료자는 이미 16만명을 넘어섰다. 의료기관 수용 능력을 감안할 때 어차피 셀프치료 전환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아무 때나 도움받을 수 있다는 믿음과 실제로 상담·치료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면 새 방역체계 정착은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의 정책 전환이 불가피하다면 이를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발표 후 제기된 여러 우려를 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상 회복의 첫걸음을 위해 정부와 국민 모두 이번 조치를 마지막 시험대로 삼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더 큰 불행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민의 자율과 책임을 강조한 방역으로 전환되는 만큼 거리두기나 방역패스 등의 지침도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게 수정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대전환이 대혼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침을 세심히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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