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어깨질환’, 어깨 통증 방치하면 팔을 드는 것조차 힘들어져
‘퇴행성 어깨질환’, 어깨 통증 방치하면 팔을 드는 것조차 힘들어져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2.14 13:24
  • 호수 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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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 어깨질환은 통증 외에도 운동기능을 제약해 옷을 입고 벗는 일, 주머니에서 물건을 빼는 것 등의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든다.
퇴행성 어깨질환은 통증 외에도 운동기능을 제약해 옷을 입고 벗는 일, 주머니에서 물건을 빼는 것 등의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든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0~60대에 대부분 발병… ‘오십견’은 어깨 둘러싼 관절막의 염증이 원인

가장 통증 심한 ‘석회성 건염’… 모든 각도에서 통증 생기는 ‘어깨 관절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어깨질환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병이 아니라 대부분 퇴행성으로 나타난다. 통증이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어깨가 서서히 약해지고 병들기 시작하다 50대 이후로 유난히 어깨가 무겁게 느껴지거나 자주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연령대별 다빈도 질병 순위로 어깨 병변이 50대는 3위, 60대는 5위를 차지했다. 환자 수도 전체 236만4000여명 중 50~60대 환자가 56%(131만4800여명)에 달했다. 

대표적인 퇴행성 어깨질환으로는 ‘석회성 건염’, ‘오십견’, ‘어깨 관절염’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질환은 통증 외에도 운동기능을 제약해 옷을 입고 벗는 일, 주머니에서 물건을 빼는 것이나 요리, 운전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을 준다.

김형건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어깨는 견갑골, 쇄골, 팔뼈와 근육 등을 모두 지탱해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팔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며 “상태가 심각해도 관절낭이 쪼그라들었으면 펴주고, 힘줄이 찢어졌으면 꿰매주거나 관절이 다 닳았을 때는 인공관절 수술로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법 등으로 통증 없이 회복할 수 있는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십견’, 방치하면 운동기능 회복 어려워

어깨 관절이 굳어 움직임을 제약하는 대표적인 어깨질환은 바로 오십견이다. 50대 이후에 주로 발생해 오십견이라고 불리는데 의학적인 진단명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어깨 관절을 싸고 있는 관절막(어깨 주변 조직)에 염증이 생겨 쪼그라들고 들러붙은 상태로 어깨가 굳어 움직이기 힘들게 되는 질환이다. 그렇다고 굳어진 어깨를 아예 사용하지 않으면 어깨 관절의 운동 범위를 더욱 축소시킬 수 있다.

오십견은 외상이나 오랜 시간 동안 어깨 관절을 쓰지 않았을 때 나타나기도 하지만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뇨 및 갑상선 질환이 있는 사람이 일반인보다 발병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가벼운 통증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방치하기 쉽다. 그러다 몇 주 또는 수개월이 지나면 통증의 강도가 세지고, 스스로 어깨를 움직이기 힘들어지며 야간에 통증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특히 차가운 바람을 직접 쐬면 관절이 굳어 통증이 심해지므로 요즘같이 추운 겨울에는 보온에 주의해야 한다.

오십견 치료에는 소염제 주사나 온찜질, 전기자극 등의 물리치료가 효과적이다. 체외충격파를 이용해 통증 부위의 염증을 가라앉혀 통증을 줄이는 보존적 치료와 어깨의 운동범위를 정상화시키는 운동 치료도 진행할 수 있다. 

만약 이 같은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으로 쪼그라진 관절낭(관절을 둘러싼 피막)을 절제해 공간을 넓혀주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석회성 건염’, 가장 통증 심해

석회성 건염은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힘줄로 가는 혈액 공급이 줄어들면서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깨 힘줄 세포가 손상된 부분에 칼슘 성분이 뭉쳐 돌처럼 굳는 석회화가 서서히 진행된다. 

또한 힘줄이 부분적으로 찢어지거나 닳은 부위에 급성 염증이 생겨 통증을 악화시킨다. 어느 순간 이유도 없이 어깨에 통증이 생겨 어깨를 잘 움직이지 못하는 게 특징이다. 

석회성 건염은 X-ray(엑스레이) 검사만으로도 쉽게 진단이 가능하다. 어깨 부위에 작게는 1~2mm에서 크게는 3cm까지 돌처럼 생긴 방사선 비투과성 병변 부위가 하얗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석회성 건염은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소염제 주사를 어깨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비수술적 치료인 레이저나 체외충격파를 이용해 어깨에 충격을 주어 국소 혈류량을 증가시켜 흡수를 촉진, 체외에 배출되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2~3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를 받았는데 염증이 자꾸 재발한다면 관절내시경을 통해 염증과 석회화된 병변 부위를 제거한 뒤 어깨 근육 강화를 위한 재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각도에서 다 아픈 ‘어깨 관절염’

어깨 관절염은 무릎 관절과 마찬가지로 어깨뼈에 덮여 있는 연골이 여러 이유로 인해 닳아 뼈가 노출돼 소리가 나거나 통증과 함께 관절이 부어오르는 증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환자들의 대부분에서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나타나지만 참고 지내는 편이 많고, 증세가 훨씬 진행돼야 병원을 찾는다. 실제로 X-ray 검사를 하면 어깨 연골이 다 닳아 어깨뼈와 위 팔뼈가 거의 붙은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어깨 관절염 환자들은 팔을 들어 올릴 때 힘이 떨어지고 팔이 올라가지 않는다. 대부분의 어깨질환이 팔을 들기 어렵지만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은 특징이 있다. 오십견이나 힘줄파열, 충돌증후군으로 인한 통증은 특정 각도에서만 통증이 생기지만 퇴행성 관절염은 각도와 상관없이 통증이 나타난다. 

팔을 앞으로 올릴 때, 옆으로 올릴 때, 뒤로 젖힐 때 모두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기가 더 불편하다. 일례로 어깨 관절염 환자들은 식사할 때 아픈 팔을 반대쪽 손으로 팔꿈치를 받쳐 겨우 숟가락을 이용하거나 옷의 단추를 채우는 동작조차 힘들어한다.

최경원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혼자서 가벼운 일상생활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나빠졌다면 인공관절 수술로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면서도 “건강할 때만큼 높게 팔을 들거나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어깨가 아플 때는 대수롭지 않게 내버려 두지 말고 가능한 한 빨리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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