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 등 앓고 있다면 정기검진 꼭 받아 간암 예방을
간염 등 앓고 있다면 정기검진 꼭 받아 간암 예방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2.14 13:31
  • 호수 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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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증상과 치료법
간이 나빠지면 피로감과 쇠약감을 느끼게 되고, 심해지면 황달이 나타나거나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사진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간의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간이 나빠지면 피로감과 쇠약감을 느끼게 되고, 심해지면 황달이 나타나거나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사진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간의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간암 5년 생존율 37.7%로 낮은 편… 초기증상 없어 자각하기 어려워

B형간염 감염 시 간암 위험 100배 높아져… 간이식이 확실한 치료법

[백세시대=배지영기자] 흔히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한다. 바이러스, 술, 지방, 약물 등의 공격을 받아 70~80%가 파괴돼도 위험 신호를 보내지 않기 때문이다. B형간염 환자와 술 소비량이 많은 우리나라는 간 질환 위험 국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간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간암은 우리나라 50~60대 남성 암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사망률이 높은 암 중 하나다. 2021년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간암의 최근 5년간(2015~2019) 상대 생존율은 37.7%로 주요 다빈도 암 중 폐암(34.7%) 다음으로 가장 낮다. 간암 환자 3명 중 2명은 5년 안에 사망하는 셈이다. 이는 전체 암 생존율 70.7%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윤영철 인천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간암은 대부분 위험요소가 있는 사람들에게 발생하므로 예방과 조기 치료가 가능하다”며 “B형간염, C형간염 또는 알코올성 간질환을 앓고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으로 완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간의 기능

건강한 간은 오른쪽 복부 위쪽에 위치하며 갈비뼈로부터 보호받는다. 무게는 체중의 약 2%인 1200 ~1500g으로, 암적색의 길쭉한 삼각형 모양을 가지면서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다.

간은 신체의 ‘에너지관리센터’로 불린다. 우리 몸의 기본 기능을 유지하고 외부의 해로운 물질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에서 흡수된 음식물을 적절히 변형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등 여러 가지 영양소로 만들어 보관하는가 하면 포도당이나 아미노산, 글리세린, 유산 등을 글리코겐이라는 다당류로 저장했다가 몸이 필요로 하는 물질로 가공해 온몸의 세포로 운반하기도 한다.

또한 우리 몸에서 필요한 많은 양의 단백질, 효소, 비타민이 장에서 합성될 수 있도록 담즙산을 만들고, 몸의 부종을 막아주는 알부민이나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프로트롬빈을 생성한다. 감마 글로불린을 만들어 혈액의 살균 작용을 통해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이 원활해지도록 돕는 것도 간의 역할이다.

◇간암 위험인자

간암은 간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종류에 따라 간세포암, 담관암, 전이성 간암, 혈관육종 등이 있다. 보통 간암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간세포암을 지칭한다.

간암의 주요 위험인자는 B형간염 바이러스(72%), C형간염 바이러스(12%), 알코올(9%) 등이다. 이외에 약물, 비만, 자가면역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간암 위험이 약 100배, C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는 10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간염에 걸린 기간이 오래될수록 간암의 발생 위험 역시 증가했다.

윤 교수는 “간암 환자의 80%에서 간경변증이 선행하고 간경변증을 앓는 경우 간암 발생률이 1000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면서 “간경변증 환자에서 파괴되고 경화된 간세포는 다양한 요인에 의한 면역반응과 발암 기전으로 간암이 발생할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간암 증상과 치료

초기 간암의 경우 증상이 없다. 증상이 뚜렷해졌을 땐 이미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암의 크기가 점점 커질수록 피로감과 쇠약감이 발생하거나, 담도를 막아 황달이 발생한다. 또한 종양이 간피막(간을 둘러싼 막)을 뚫고 나와 신경을 침범해 통증이 발생하거나 파열하면서 출혈이 생겨 우측 갈빗대 부위에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간암의 진행 정도인 병기는 종양의 크기와 종양이 혈관을 침범했는지 여부,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에 따라 4단계로 나뉘는데, 치료 또한 간암의 병기나 간경변의 유무에 따라 결정된다.

초기 간암의 경우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간 절제술, 고주파 열치료, 간이식 등이 있다. 이 3가지 치료는 암 자체를 완전히 없앨 수 있는 치료로, 간 기능이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를 결정한다.

만약 간암이 많이 진행돼 위와 같은 치료를 적용할 수 없을 땐 간 암세포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을 찾아 약물을 주입해 혈관을 막아버리는 ‘경동맥 화학색전술’이나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을 시행한다. 

윤 교수는 “최근에는 면역항암제 등이 개발돼 일부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지만, 아직은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간혹 이러한 치료를 받는 환자들 중에 치료 경과가 좋은 경우 간 절제술, 고주파 열치료, 간이식을 해 완치 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간암이 많이 진행됐다고 해서 치료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간이식은 크게 뇌사자의 간을 통째로 옮겨 붙이는 ‘뇌사자 전 간이식’과 생체(살아 있는 사람) 공여자의 간을 일부 절제해 이식하는 ‘생체 부분 간이식’이 있다. 뇌사자 기증을 원활히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국내는 아직 뇌사자 기증이 활성화돼 있지 않아 부득이하게 생체 이식을 더 많이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현재 간암으로 생체 간이식이 많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뇌사 기증을 통한 간이식을 점차 늘려야 한다”며 “뇌사 기증에 대한 국민적 공감, 국가적 시스템 보완 및 홍보를 통해 장기 기증이 활성화된다면 간암 환자 또는 간질환 환자에게 간이식을 적극적으로 시행함으로써 좀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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