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암, 검버섯인줄 알았다가 판정받는 경우가 많아
피부암, 검버섯인줄 알았다가 판정받는 경우가 많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2.28 15:17
  • 호수 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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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으로 오인하기 쉬운 ‘기저세포암’… 색상 일정하지 않고 커지면 ‘흑색종’

피부 헐고 진물 나면 피부암 가능성 커… 병변 클 경우 ‘피부이식술’ 필요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이종식(72) 어르신은 최근 콧등에 검버섯 같은 게 자라났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점점 갈수록 콧등의 상처는 더 커졌고, 생김새 또한 이상해 대학병원에서 조직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피부암으로 진단돼 피부암과 주변조직을 제거한 후 피부이식을 진행해 현재는 완치된 상태다.

이 어르신과 같이 노인들에게 흔한 검버섯이나 점 중 일부는 피부암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캠핑과 등산, 여행 등 야외 레저활동 인구가 늘면서 자외선 노출 증가, 피부 자극으로 인한 염증 요인이 많아지고, 평균수명도 늘어나 피부암 환자가 이전보다 많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서양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피부암에 대한 인식은 아주 낮은 편이다.

이처럼 피부암은 오랜 자외선 노출, 만성적 피부 자극이나 각종 발암성 화학물질 노출, 바이러스 감염, 유전적 요인 등 원인이 다양하지만 그중 자외선 노출이 가장 크다. 따라서 평생 야외에서 농사일을 하는 어르신들이 피부암 위험성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

흑색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피부암은 조기에 진단하면 비교적 쉽게 치료가 가능하지만, 피부암을 점이나 다른 피부병으로 오인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피부암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으므로 초기에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피부암의 종류와 증상

피부암은 대부분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흑색종 등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피부암은 기저세포암이다. 검은색이나 흑갈색으로 변한 부분이 얼굴, 손, 발에 주로 나타나며, 표면이 매끈하고 반투명한 결절을 보인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점으로 오인할 수 있는데, 점과 달리 서서히 커지면서 출혈이 생기고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는 양상을 보인다. 통증이나 가려움 등의 증상은 없고 피부암 중에 비교적 얌전하고 늦게 자라는 암이지만, 몇 년 이상 지속된다면 몸속 깊숙이 퍼질 수 있으므로 초기에 치료받는 것이 좋다. 

편평세포암은 자외선 노출을 지속적으로 많이 받은 사람의 안면에 잘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초기에는 붉게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붉게 나타난 부위가 튀어나온다. 더 악화되면 궤양이 생기고 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광선각화증을 앓고 있는 경우 편평세포암의 발병 위험률이 높아지는데, 광선각화증은 햇빛에 과다 노출돼 생기는 질환으로 검버섯과 모양이 비슷하지만 점이 있는 부위에 적갈색의 거칠고 단단한 각질이 생긴다.

흑색종은 악성도가 높은 피부암으로, 검은 색소가 점차 짙어지면서 커지고 다른 부위까지 전이되어 조기에 치료를 못하면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이에 검은 반점이 점차 짙어지고 커지며 경계가 불분명하고, 색상이 일정하지 않고 짙은 색과 옅은 색이 섞여 있으면 의심해야 한다. 

이 같은 검은 반점의 크기가 연필 지우개 크기인 6mm 이상 될 때 조직검사를 해야 하지만 요즘에는 크기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흑색종이 종종 발견되기도 하므로 작은 반점이라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박승하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특히 한국인의 경우, 손바닥과 발바닥 등에 점이 있으면 복점이라고 생각하고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그러나 의학적으로 손바닥, 발바닥, 손톱 밑에는 멜라닌 색소가 없기 때문에 이런 곳이 검게 보인다면 흑색종을 의심하고 조직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피부암의 치료법

대부분의 피부암은 조기에 치료하면 90% 이상 완치될 수 있다. 따라서 조기진단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주기적인 자가 검진이 큰 도움이 된다. 

나이가 들어 피부가 검게 변하면 대부분 검버섯이라 생각하는데, 피부과 전문의가 보아도 검버섯과 피부암은 육안으로 구분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반점이 점점 커지는 경우 △피가 나거나 딱지가 낫지 않는 경우 △피부 속으로 혹이 만져지고 이유 없이 피부가 헐고 진물이 나는 경우 등에는 피부암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부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피부암 확진을 위해서는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 피부조직검사는 일반적으로 국소마취를 한 뒤 좁쌀 정도 크기의 피부 조직을 떼어 검사하며, 30분 이내로 끝난다. 결과는 대부분 1~2주 뒤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피부암 수술이 필요한 경우, 환자의 상태 및 병변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전문 수술방법이 적용될 수 있다. 간단한 경우 병변 절제 후 일차적인 봉합이 이뤄지나, 병변이 큰 경우에는 피부 이식술이 필요하다. 이때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흉터가 남으면 대인관계가 위축되고 우울증이 생겨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요즘에는 피부암 주위 조직의 변형과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해 피부과, 성형외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관련 진료과 간의 협진을 통해 수술하기도 한다. 수술 후에는 테이핑이나 자외선 차단제와 같은 전문적인 흉터 관리가 필요하며, 3개월 주기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피부암 재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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