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국제 유가 ‘100달러 시대’ 돌입… 실효성 있는 비상대책 서둘러 마련해야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국제 유가 ‘100달러 시대’ 돌입… 실효성 있는 비상대책 서둘러 마련해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3.07 10:42
  • 호수 8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요동치던 국제 유가가 결국 100달러대로 치솟으면서 세계 경제가 출렁이고 있다. 특히 원유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충격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3월 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제 유가 급등으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북해 브렌트유는 배럴당 각각 103달러, 104달러(1일 현지기준)를 넘어섰다.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인 두바이유도 98달러로 100달러 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4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대러 제재 수위를 높이면서 거래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된 탓이다. 러시아은행에 대한 제재로 원유의 무역금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로 일부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러시아산 원유를 회피하는 움직임이 나와서다.

이미 핀란드 정유사인 네스테오이, 스웨덴 프림 등은 러시아산 원유를 북유럽산으로 대체했고 텍사스에 본사를 둔 정유사 발레로에너지는 러시아산 구매를 전면 중단했다. 현재 러시아산 우랄 원유의 시장 가격대는 브렌트유 대비 배럴당 최대 18달러 낮은 가격에 형성되고 있음에도 구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 유가 상황이 심각해지자 미국 등 국제에너지기구(IEA) 31개 회원국은 비상 비축유 6000만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2011년 이후 처음이며, 1974년 아랍의 석유금수조치로 제도가 설정된 이후 4번째다. 

IEA는 “이번 조치는 국제원유시장에 공급 부족은 없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IEA는 시장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방출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국제 유가를 안정시킬지는 미지수다. 러시아가 세계 수출량의 약 11%(2020년 기준)를 차지하는 2위 산유국이어서다. 6000만 배럴 규모는 러시아산 원유의 6일치 생산량에 불과하다.

아울러 실질적인 원유 공급의 열쇠를 쥔 주요 산유국들이 움직이지 않을 경우 비축유 방출은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아직 증산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원유 의존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1위다. 따라서 국제유가가 치솟으면 그 충격은 전방위적이다. 일단 산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 이미 유가에 가장 민감한 화학·운송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서민 가계부담과 직결되는 기름값도 오를 수밖에 없다. 100달러대 국제 유가가 국내 가격에 반영되면 이달 중 휘발유 값은 리터당 2000원에 육박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2000원 선도 넘을 조짐이다. 10년 만에 다시 휘발유 가격이 2000원대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밀 등 곡물 가격까지 급상승 중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 세계 밀 생산량의 14%를 담당하고 있어서다. 이는 국내 물가를 자극해 3월 말이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년 만에 4%대 가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야기한 오일쇼크는 근래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와 맞물렸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가뜩이나 기업과 가계의 비용이 높아지고 있는 와중에 유가 폭등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에 정부는 고유가 충격을 완충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 추가연장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공공요금 동결 등 물가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또한 대러 제재와 관련한 기업피해와 경제충격에 대비해 실효성 있는 비상대책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