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 전…설화 속 신과 동·식물, 미디어 아트로 신비한 재현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 전…설화 속 신과 동·식물, 미디어 아트로 신비한 재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3.14 13:31
  • 호수 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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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드라마 ‘도깨비’, 영화 ‘신과 함께’ 등으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도깨비, 가택신 등 우리나라 설화 속 신비한 신 등을 소재로 한 미디아 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사진은 전시 초입에 설치된 ‘신도울루가 지키는 상상의 문’.
이번 전시는 드라마 ‘도깨비’, 영화 ‘신과 함께’ 등으로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도깨비, 가택신 등 우리나라 설화 속 신비한 신 등을 소재로 한 미디아 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사진은 전시 초입에 설치된 ‘신도울루가 지키는 상상의 문’.

도깨비‧구미호 등 소재에 AR 등 기술 접목… 직접 느끼는 체험형 전시

고양이 머리에 뱀의 몸 ‘묘두사’, 눈이 세 개인 개 ‘삼목구’ 등 신선한 재미

[백세시대=배성호기자] 2016년 12월 방영된 tvN 드라마 ‘도깨비’는 우리나라 민담에서 각양각색의 모습으르 등장하는 잡귀인 도깨비를 색다르게 해석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다. 또 지난해에는 국내 유명 게임사가 역시 도깨비를 소재로 개발 중인 신작을 공개하며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그리고 지난 3월 7일 서울 종로구 인사센트럴뮤지엄에는 또다른 도깨비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었다. 유리벽에 손을 가져다 대면 레이저로 형상화한 도깨비불이 출몰, 관람객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던 것이다.

우리나라 전통 설화와 민담에 등장하는 신, 괴물, 상상 속 동식물에 AR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이색 전시가 서울 종로구 인사센트럴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7월 27일까지 진행되는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 전에서는 도깨비, 구미호 등 기묘한 존재들을 소재로 제작된 미디어 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전시 공간은 크게 12개로 구성됐다. 우리 조상들은 부정한 것이나 잡귀는 집의 대문을 통해 들어온다고 여겼다.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해 귀신을 쫓는 신인 ‘신도’와 ‘울루’의 이름을 문에 붙였다. 전시의 첫 번째 공간인 ‘신도울루가 지키는 상상의 문’에서는 이러한 전통을 재해석해 문을 넘으려는 익살스러운 표정의 잡귀와 위풍당당하게 이를 막고 있는 ‘상상의 문’을 통해 이번 전시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신도울루의 문을 지나 마주하는 ‘돌과 나무에서 시작된 이야기’에서는 조상들이 길흉화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돌과 나무에 새겼던 다양한 신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붉은 조명 아래 다양한 신수(神獸)와 석상을 배치하고 형형색색의 레이저로 전시장 바닥을 비춰 마치 신비한 공간으로 빨려드는 듯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거대한 나무를 숭배하는 문화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오딘, 토르 등이 등장하는 북유럽 신화에는 우주의 기원과 구조 및 삶의 근원을 상징하는 위그드라실이라는 세계수(나무)가 등장한다. 우리나라에도 단군신화 속 신단수와 소원을 들어주는 계수나무 등을 통해 나무를 신성시해왔다. ‘우리마을 소원의 나무’에서는 계수나무의 전설을 신비하게 재현했다. 반짝이는 아크릴 모빌을 버드나무에 길게 늘어진 가지처럼 꾸미고 사방에 거울을 배치해 환상적인 공간으로 연출했다. 나무 아래 서면 어떠한 소원이라도 들어줄 것만 같은 색다른 경험하게 된다.

이번 전시에 입장하기 전 마련된 키오스크에 생년월일을 입력하면 각자에게 맞는 바코드 스티커를 발급해준다. 이 바코드는 전시장 곳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모티브로 삼은 ‘기원을 지나 별을 만나다’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천상열차분야지도란 하늘의 별자리를 목성의 위치에 따라 12차로 나누고, 달의 위치에 따라 3원 28수로 나누어 차례대로 배열한 천문도다. 이 공간에서 소개한 키오스크에 바코드를 대면 전시장에 재현한 ‘천상열차분야지도’에서 자신의 별자리가 어디인지 확인할 수 있다. 

이어지는 ‘도깨비 불을 만나다’에서는 디지털 아트로 표현된 도깨비불을 직접 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유리벽 센서에 손을 가까이 대면 저마다 다른 패턴의 도깨비불이 눈앞에서 현란하게 움직인다. 패턴이 여러 개가 있어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꿈의 도서관 / 소환의 서’에서는 관람객의 발걸음에 따라 오래된 책이 펼쳐지며 그 책의 삽화에 그려진 전설 속 동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영상을 보여준다. 용, 봉황, 구미호처럼 비교적 친숙한 상상 속 동물도 있지만 생소한 낯선 동물들도 많다. 고양이 머리에 뱀의 혀와 몸을 가진 묘두사, 산처럼 거대하고 거북을 닮은 괴수 귀수산, 눈 세 개 달린 개 삼목구 등 생소한 동물들도 만나 볼 수 있다. 

전시의 마지막에는 ‘나만의 수호신’을 직접 그려보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자신만의 신을 그린 후 이를 키오스크에 인식시키면 큰 화면을 통해 이를 확인하면서 다른 사람의 수호신과도 비교할 수 있다. 또한 전시회에서 직접 제작한 앱을 다운받아 AR타로카드를 스캔해 숨겨진 도감을 찾아내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곳곳에 숨겨진 12개 이상(총 16개) 신을 찾으면 소정의 선물을 제공한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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