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한국의전통色이야기 4] 단청(丹靑)은 음양의 조화에 본뜻이 있어
[백세시대 / 한국의전통色이야기 4] 단청(丹靑)은 음양의 조화에 본뜻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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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3.2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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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엔 단청, 칠색, 인지색 등 세 유형의 색채가 존재

경복궁의 색채 ①

단청색 샘플
단청색 샘플

조선의 여러 궁궐 중 대표적인 궁궐은 경복궁이다. 경복궁 안에는 자연경관의 색깔 외에 나라를 다스리는 의미로서 세 가지 유형의 색채가 있는데, 첫째 단청(丹靑), 둘째 전각(殿閣)의 칠색(漆色), 셋째 인지(認知)색이다. 인지색은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색이다. 

단청(丹靑)은 여러 가지 붉은색(丹)과 푸른색(靑)의 배색(配色)을 가리키므로 그 자체가 하나의 색명은 아니다. 칠하거나 채색하는 기술에 속하는 일이서 칠장(漆匠)이나 화사(畫師), 화승(畵僧)의 일이었다. 

황룡사 벽에 노송을 그린 솔거(삼국사기)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야기다. 

◎ 세월이 오래되어 색이 거무스름해지자 절의 중이 단청(丹靑)으로 보수했더니 까마귀와 까치가 다시 오지 않았다.(歳久色暗,寺僧以丹青補之,烏雀不復至)

◎ “경덕궁 전각에 단청을 할 화사(畫師)가 부족하니 사찰의 화승(畵僧) 20명을 날짜를 정해 보내도록.”  <숙종 19년> 

단청은 귀중한 색소로서 우리 땅에서 산출되기도 했지만 중국에서 수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 “창경궁에서 사용하고 남은 채색(彩色)은 어떤 곳에 사용했는지 상세하게 살펴서 아뢰라. 그리고 이청‧삼청‧대청‧하엽‧대록 등의 채색도 부족할 것 같으니 천추사가 갈 때 아울러 참작해서 수량을 더 보태 무역해 오도록 하라.”  <광해 10년> 

동서양 모두 채색은 모든 분야에서 권력자들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유채색은 백성이 사용하지 못했다. 

◎ “궁궐 외의 단청(丹靑)은 공적이든 사적이든 모두 진채(眞彩)를 쓰지 말도록 하지만 서울은 사헌부에서, 지방은 관찰사가 규찰하여 몰관(沒官)하고 장인은 추고한 다음.” <성종 2년>, 

◎ “서민의 집은 단청(丹靑)을 금하도록 할 것.” <연산 4년> 

단청을 칠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색소가 필요하다. 장단‧주홍‧석간주 등은 붉은색에 속하고, 뇌록‧하엽‧삼청‧이청 등은 푸른색에 속하며, 백분‧묵(墨)색은 색 면의 경계를 뚜렷하게 하는 데에 사용한다. 단청은 전문가 외에 일일이 그 색명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지만 일반 사람들도 단청의 여러 가지 색을 눈으로 구별해서 그 전체를 본다면 그 아름다움을 향수할 수 있을 것이다. 

단청은 붉은색과 푸른색의 조화에 그 본뜻이 있다. 그 본뜻은 음양(陰陽)의 조화이다. 우리의 전통색은 많은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예찬한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이지 옛사람들의 의식은 아니다. ‘한국사’의 기록에 한두 번 관미(觀美/보기에 이름답다)라는 용어는 나오지만 미(美)보다 오히려 예(禮)를 더 중요시 했다. 

◎ “지금 충년(沖年/10살 전후 어린 나이)이신 세자께서 혹시라도 단청의 채색을 단지 좋아하고 즐기는 것(翫好之物/완호지물)으로만 여기신다면 전하께서 그림으로 그려주게 하신 본뜻(畫給之本意/화급지본의)이 아닙니다.” <영조 3년> 

궁궐의 단청 역시 관미(觀美)가 아니라 예(禮)의 문제였다.

정시화 국민대 조형대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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