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춘객에 손짓하는 전국 꽃길 명소, 꽃길 걸으며 화려한 빛깔에 반하고 향기에 취하고
상춘객에 손짓하는 전국 꽃길 명소, 꽃길 걸으며 화려한 빛깔에 반하고 향기에 취하고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4.04 13:26
  • 호수 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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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천 벚꽃길 도심 속 화사한 꽃대궐… 영덕 복사꽃마을 핑크빛 무릉도원 이뤄

거제 공곶이 푸른 바다와 수선화 어우러져… 전북 고창읍성 성곽을 둘러싼 철쭉꽃

[백세시대=배지영기자] 봄 향기 그윽한 꽃길을 걷다 보면 마음도 봄빛으로 물들어간다. 코로나로 지친 일상을 잠시 뒤로 하고 봄 풍경을 만나러 가야 하는 이유다. 

이맘때쯤이면 꽃향기를 따라 여행을 떠나는 상춘객들도 많아진다. 사랑하는 이들과 나서는 꽃길 나들이는 부담 없이 나서기 좋은 나들이 코스다. 이에 봄꽃을 만날 수 있는 전국의 명소를 소개한다.

◇서울 양재천 벚꽃길

서울 서초구는 벚꽃 개화기인 3월 30일부터 4월 15일까지 지역 내 주요 하천 벚꽃길을 개방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 2년간 제한적으로 운영했지만, 단계적 일상회복 추세에 따라 올해부터 전면 개방한 것이다.

특히 영동2교에서부터 영동1교, 교총 앞까지 2.4km에 달하는 양재천은 서울의 대표적인 벚꽃 명소로,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를 거쳐 탄천으로 흘러든다. 한때 ‘죽음의 하천’이라 불릴 만큼 오염이 심했으나, 1995년 자연형 하천 복원 사업을 통해 수십 종의 물고기와 새가 어울려 살아가는 보금자리로 다시 태어났다. 

물길을 따라 좌우로 뻗은 산책로는 초록빛 풀과 나무가 우거지고 곳곳에 징검다리가 놓여, 도심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정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양재천 산책로를 걷다 보면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양재꽃시장도 발견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분화부터 생화, 자재매장까지 식물과 관련된 모든 것을 접할 수 있다. 

▶주소= 서울 서초구 양재천로 ▶추천코스= 양재꽃시장→시민의숲→양재천 벚꽃길→양재천 카페거리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되면 벚꽃, 수선화, 철쭉 등이 꽃망울을 터뜨리며 저마다 화려한 빛깔과 은은한 향기를 뿜어낸다. 사진은 복사꽃으로 물든 경북 영덕의 복사꽃마을의 모습. 	사진=한국관광공사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되면 벚꽃, 수선화, 철쭉 등이 꽃망울을 터뜨리며 저마다 화려한 빛깔과 은은한 향기를 뿜어낸다. 사진은 복사꽃으로 물든 경북 영덕의 복사꽃마을의 모습. 사진=한국관광공사

◇경북 영덕 복사꽃길

벚꽃이 지면 복사꽃이 핀다. 복사꽃이 울긋불긋 산천을 물들이면 가히 봄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다. 복사꽃은 화려한 색과 은은한 향기로 사람들의 넋을 쏙 빼놓는다. 오죽하면 과년한 딸이나 새색시가 봄바람 날까봐 집 안에 복사나무를 심지 않았을까. 

경북 영덕은 복사꽃을 구경하기 좋은 곳이다. 4월 초·중순이면 지품면 구릉과 오십천 일대가 온통 핑크빛으로 물들면서 무릉도원을 이룬다. 영덕의 복사꽃 나들이를 위해서는 드라이브가 제격이다. 복숭아밭이 워낙 방대한 영역에 걸쳐 있어 차를 타고 둘러봐야 해서다.

내륙에서 영덕으로 들어오는 관문인 황장재를 출발점 삼아 지품면사무소가 있는 신안리 일대, 삼화2리 영덕복사꽃마을, 옥계계곡 따라 이어진 주응리 야산 등이 대표적 명소다. 적당한 곳에 차를 세워두고 복사꽃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보는 것이 좋다.

▶주소= 경북 영덕군 지품면 경동로 ▶추천코스= 영덕복사꽃마을→괴시리전통마을→장육사


◇경남 거제 공곶이 수선화꽃길

공곶이는 바다 쪽으로 뻗은 육지를 뜻하는 곶(串)과 엉덩이 고(尻)가 결합해 ‘엉덩이처럼 튀어나온 지형’을 뜻한다. ‘거룻배가 드나들던 바다 마을’을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봄날에는 이름의 유래가 모두 잊힌다. 바다를 향해 얼굴을 내민 건 지형이 아니라 수선화이기 때문이다. 샛노란 꽃망울이 열리면 공곶이에 봄이 깃든다. 그러니 이맘때는 공곶이 대신 수선화를 딴 이름을 지어 불러도 무방하다.

이곳은 한 노부부가 황무지를 개간해 반세기 넘게 농장을 가꿨다고 한다. 처음에는 귤나무를 심었으나 한파로 동사하자, 대신 수선화와 동백나무 등을 심어 오늘에 이르렀다. 

노랗게 물들이는 수선화는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감탄을 자아낸다. 촘촘히 등을 맞대고 무리를 이루니 장관이 따로 없다. 수선화 재배지에 이르는 숲길도 매력적이다. 오붓하게 늘어선 아왜나무 숲길이나 돌계단을 따라 이어지는 동백나무 터널 등이 봄의 생기를 느끼기에 제격이다.

▶주소= 경남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추천코스= 공곶이→옥화마을→매미성


◇전북 고창읍성 철쭉꽃길

고창읍성(사적)은 1453년(조선 단종 원년) 외침을 막기 위해 백성들이 자연석을 쌓아 만든 성곽이다. 해마다 4월이면 성곽을 물들이는 철쭉꽃을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이곳으로 모여든다.

동쪽 치성에 올라서면 발아래 굽이치는 성곽길이 산허리를 휘감아 도는데, 그 길을 따라 붉은 철쭉꽃이 줄지어 핀 모습은 한 폭의 그림이다. 멀리 고창 읍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도 압권이다. 성 둘레 1684m에 높이 4~6m로, 동·서·북문과 옹성, 치성, 해자 등 방어 시설을 두루 갖췄다. 평지에 있는 보통 읍성과 달리 산을 끼고 쌓아 원형이 잘 보존됐다. 

고창읍성은 여성들이 쌓았다는 설화가 있는데, 이와 관련해 여자들이 머리에 돌을 얹고 성곽 길을 도는 성밟기(답성 놀이)가 오늘날까지 전해온다. 성을 한 바퀴 돌면 다릿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고, 세 바퀴 돌면 극락왕생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철쭉꽃 구경 후에는 인근 고창전통시장에서 끝자리 3·8일에 열리는 오일장을 구경해도 좋다. 채소전을 비롯해 어물전, 잡화전, 과일전 등을 두루 갖췄으며 봄이면 각종 묘목과 모종, 꽃이 화사한 분위기를 만든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고창 고인돌 유적과 고창고인돌박물관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주소=  전북 고창군 고창읍 모양성로 ▶추천코스= 고창읍성→고창전통시장→고창 고인돌 유적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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