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규철 대한노인회 서울 마포구지회장 “향기 나는 방에 무선청소기…‘호텔형 경로당’ 반드시 실현”
박규철 대한노인회 서울 마포구지회장 “향기 나는 방에 무선청소기…‘호텔형 경로당’ 반드시 실현”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4.11 11:00
  • 호수 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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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표창(단체) 수상… 지회장 개인 공적 아닌 지회 역사로 남아야  

안마의자·승합차·경로당 리모델링 등 지원… 구청장 협조해줘 감사 

[백세시대=오현주기자] “화장실엔 비데가 있고 거실에선 꽃향기가 나는 경로당…호텔형 경로당을 만들 겁니다.”

4월 초, 박규철(83) 대한노인회 서울 마포구지회장이 이같이 말하면서 임기 내  실천 의지를 밝혔다. 

박 지회장은 이어 “구청에서 쾌적한 환경, 호텔형 경로당을 계획하고 있다”며 “전 경로당에 방향제 자동분사기, 비데 등을 설치하고, 100만원 상당의 무선청소기를 지원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마포구 토정로에 위치한 마포구지회에서 박 지회장을 만나 재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서울 마포구지회는 155개 경로당, 회원 7000여명이 있다. 박 지회장은 2019년 10월에 재임해 현재에 이르렀다.

-마포구지회하면 ‘초록북카페’가 연상된다.

“5년 전 이 심 대한노인회장님 시절 망원2동 제2경로당을 리모델링해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 겸 휴식 공간을 만들었다. 당시 담배회사가 1억원을, 책보내기기부단체가 1300여권의 책과 책장 등을 지원해줬다. 지금에서 되돌아보면 경로당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폐쇄적인 노인 공간이 주민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한 것이다.”

-요즘도 잘 되고 있는지.

“초등학생들이 방과 후에 들러 공부도 하고 주민들끼리 어울려 차도 마시고 담소도 한다. 후원도 계속 이뤄지고.”

-마포구지회는 대통령표창도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2020년 24회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표창(단체)을 받았다. 방금 전 말한 초록북카페 운영과 함께 ‘청춘카드’ 마일리지 활용도 수상 요인 중 하나다.”

-‘청춘카드’가 무엇인가.

“경로당 여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회원들이 소지한 신용카드 형태의 출석체크 QR카드이다. 가을에 출석 일수를 집계해 가장 출석률이 높은 회원에게 쌀 등 상품을 지급한다.”

박규철 대한노인회 서울 마포구지회장(중앙 앉은 이)이 직원들과 기념촬영했다. 박 지회장 오른편이 최광륜 사무국장.
박규철 대한노인회 서울 마포구지회장(중앙 앉은 이)이 직원들과 기념촬영했다. 박 지회장 오른편이 최광륜 사무국장.

박 지회장은 개인이 아닌 단체(지회)가 수상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표창은 마포구지회 역사에 영원히 남을 영예라는 점에서 지회가 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전 경로당에 안마의자를 넣어주었다. 구청장께 요청만 하면 다 들어줘 너무나 감사하다. 코로나 마스크 3만장을 몇 차례 지원 받아 우리가 직접 경로당에 마스크를 전달하다보니 큰 차가 필요했다. 그것도 지원해주셨다.”

-업무용 승용차 외에 승합차를 또 지원 받았다고.

“처음 지회에 왔을 때는 업무용 차량도 없었다. 전임 구청장이 소형차량을 지원해주었고 현 구청장께서 새로 승합차를 마련해줬다.”

-구청으로부터 지원이 잘 이뤄지나 보다.

“경로당 회장, 총무님들이 잘하고 계시지만 항상 청소가 문제다. 구청에서 청소용역업체에 경로당 청소를 맡겨 일주일에 한 번씩 대청소를 해주기로 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지원은 경로당을 매입해 새로 단장해주는 것이다.”

-구청서 경로당도 매입해준다고.

“구립경로당 중 세를 사는 경로당이 몇 곳이 된다. 구청서 매입해 1억여원을 들여 새롭게 리모델링을 해줘 어르신들의 경로당 생활이 편해졌다.”

-지회는 (구청에)어떻게 협조하는가.

“우리 사무국장(최광륜)서부터 전 직원이 구청 직원들과 소통을 잘 하고 있다. 내부적인 업무는 국장이 하고, 지회장은 대외적인 업무를 본다.” 

-노인일자리는 어떤가.

“올해 도레미사업단·따릉이지킴이·다솜사업단·민들레사업단 등 7개 사업단, 809명이 참여하고 있다.”

-‘민들레사업단’은 어떤 일자리인가.

“복지과장, 교사, 자원봉사자 출신의 40명 남녀 어르신들이 2인1조가 돼 경로당을 순회하며 장부정리서부터 세부적인 운영까지 전반적인 것을 도와준다. 도레미사업단은 어린이집 청소, 따릉이지킴이는 서울시 공공자전거 관리, 다솜사업단은 초등학교 급식, 안심이사업단은 공중화장실 불법촬영 감시 등의 일을 한다.”

박규철 지회장은 서울 마포에서 나고 자랐다. ‘마포 토박이’로 지역에서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다. 요식·운수업에 오래 종사했다. 새마을운동, 청소년선도위원 등을 지내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했다. 아현2동경로당 회장을 거쳐 2015년 마포구지회장 선거에 단독출마, 당선됐다.

-대한노인회 수첩에 적힌 ‘승일관 대표’란 이력이 궁금했다.

“아현동에서 하던 한식당이다. 서교동에서도 크게 음식점을 했다. 그 때 번 돈으로 환경미화원과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기도 했다.”

-정치 쪽으로 나갈 의향은 없었는지.

“지역 국회의원이 정치참여 제안도 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하라고 주위에서 권했을 때 사양했다. 그 자리에 있다 보면 친지들로부터 융자 청탁 받을 일이 생길 텐데 그 과정에서 비리도 생기고 하지 않겠나. 그런 것들이 탐탁지 않았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제가 구청 등 주변에 지인들이 많았다. 노인회에서 구청에 부탁할 일이 있으면 저를 찾아오곤 했다. 노인회 일을 도와주다 지회장 출마 권유를 받고 단독출마했다. 재임 때는 경선을 했다.”

-노인의 사회적 역할이라면.

“무엇보다도 스스로 건강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86세 경로당 회장님이 매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회원들 운동을 시킨다. 지회 차원에서도 10여곳의 경로당을 대상으로 한강변에서 산책도 하고 강사를 초빙해 체조도 한다. 노인 건강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본다.” 

-대한노인회 중앙회에 건의할 점은.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께서 의욕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은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복지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노인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살펴서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 

-앞으로의 계획은.

“경로당 운영비도 올려주고, 회장님들 수고와 희생에 합당한 대우도 해 드려야 한다. 처음에 언급했던 호텔형 경로당을 반드시 실현하고자 한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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