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가 붓는 ‘림프부종’… 유방암 수술 후 많이 발생
팔‧다리가 붓는 ‘림프부종’… 유방암 수술 후 많이 발생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4.11 14:21
  • 호수 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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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부종의 증상과 치료

암 절제하며 림프조직도 훼손… 림프액 순환 안돼 붓고 딱딱하게 변해

방치하면 패혈증으로 악화… 적극 치료하고 몸에 꽉 끼는 옷은 삼가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오랜 시간 서서 활동하다 보면 다리가 붓는 것은 흔히 경험하는 일이지만 유난히 한 쪽이 많이 붓고 쉽게 빠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팔이나 다리의 림프순환에 장애가 생겨 림프액이 정체되어 발생하는 ‘림프부종’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혈액이 혈관을 따라 순환하는 것처럼 우리 몸에는 림프계가 있어 림프액이 전신을 순환하고 있다. 림프계는 림프절, 림프관 및 림프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림프액은 주로 백혈구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림프부종은 피부 바로 아래 지방 조직에 림프액이 축적된 것을 말한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손과 팔이 부어 움직임에 불편을 주고 아프며 미용상 여러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처음에는 부드럽고 눌리는 듯한 부종으로 시작되지만 점점 악화되어 나중에는 피부가 딱딱하게 변화될 수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림프부종’ 질환의 연령대별 진료인원은 60대가 21.1%로 가장 많았고 50대(20.3%), 70대(17.2%) 순이었다. 특히 여성 환자의 비율이 높았다.

◇림프부종의 원인

림프부종은 발생 원인에 따라 선천성, 외상, 감염 등 다양하지만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는 유방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악성 림프종 등 악성 종양의 절제 수술 후 또는 방사선 치료 이후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유방암 수술의 경우 유방의 혹은 물론이고 겨드랑이의 림프절도 함께 제거하는데 이 때 림프액이 순환하는 길인 림프절을 드러냄으로 인해 팔 쪽으로 간 림프액이 다시 몸 쪽으로 돌아오지 못해 팔이 붓게 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주로 림프절을 많이 떼어내거나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추가로 받은 경우 림프부종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 대개 수술 후 2년 이내에 발생하나 수술한 쪽의 팔이나 다리 등에 손상을 입은 경우에는 그 이후에도 생길 수 있다. 복부나 골반 혹은 사타구니 부위에 수술을 하거나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에도 림프부종의 발생 확률이 증가한다.

송준호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 중에 약 절반 정도가 림프부종을 진단받는다”며 “유방암 발생이 40~50대에 많기 때문에 이 연령대의 유방암 환자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적극적인 림프부종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림프부종의 증상

림프부종의 대표적인 증상은 부종이다. 대개 통증 없이 점차 부어오르는데 초기에는 심하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림프부종이 만성화되면 림프관이 점차 동맥경화 혈관과 같이 딱딱해지고 가늘어지게 되면서 림프관 자체 기능이 소실되며 악화된다. 또한 열감과 사소한 상처에도 감염이 발생하게 되고 이후 열이 나면서 패혈증으로 발전해 입원 치료까지 하게 될 수 있다. 

특히 유방암 수술 후 림프부종을 겪는 환자들은 암 환자인 만큼 면역력이 약해 감염이 발생했을 때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이에 평소 수술 부위의 손상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꽉 끼는 옷이나 림프액의 순환을 방해할 수 있는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왼쪽 유방수술을 하면서 겨드랑이 림프절을 제거한 경우, 왼쪽 팔에서 채혈을 한다거나 혈관주사나 침을 맞거나 하는 행위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림프부종의 치료

림프부종은 꾸준히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가 주로 시행되는데 압박 붕대나 스타킹, 기계 등을 이용한 압박 치료, 마사지요법, 완화요법 등을 통해 정체돼있는 림프액을 물리적으로 짜내서 부종을 줄여준다. 

하지만 림프관이 정상적인 기능을 못하게 되면 보존적 치료에도 한계가 있다. 림프부종이 오래되면 점차 림프관이 좁아지다 막혀서 없어지게 되면서 피부가 딱딱해지고 피하지방이 두꺼워져 팔과 다리가 코끼리 다리처럼 변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이상 증상 및 잦은 염증으로 일상생활이 힘들거나 지속적인 림프부종 관리가 어려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림프관을 실시간으로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 및 현미경을 이용해 0.6mm 이하의 혈관 봉합이 가능한 초미세수술 기법의 성공률이 향상됨으로써 림프부종의 수술적 치료가 가능해졌다. 

림프부종이 심한 경우에는 다른 부위의 림프절을 이식하는 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데 보통 유방암 수술 후 발생한 팔의 림프부종은 서혜부(사타구니)나 상쇄 (쇄골의 위쪽)에 있는 림프절을 채취한 뒤 팔의 혈관에 이식한다.

송 교수는 “보습제 등을 통해 피부의 건조를 예방하고 작은 상처에도 항생제 크림 등을 바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비만 또한 위험요인이기 때문에 체중관리가 필요하고 뜨거운 사우나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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