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건설, '길음시장정비사업' 들러리 입찰에 송도개발 특혜 의혹까지
제일건설, '길음시장정비사업' 들러리 입찰에 송도개발 특혜 의혹까지
  • 최주연 기자
  • 승인 2022.04.1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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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입찰 구색 맞추기용” 뒷말…2파전 속 호반건설 지난해 11월 시공사 선정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이익 독식‧송도복합단지 사업 인천시 커넥션 의혹 ‘모락’

[백세경제=최주연 기자] 최근 ‘대장동’ 논란 중심에 섰던 제일건설이 이번에는 성북구 길음시장정비사업 시공권 확보 경쟁에서 경쟁업체를 밀어줬다는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경쟁사와 사전모의를 하고 경쟁입찰 구색을 맞추는 ‘들러리 입찰’을 했다는 것이다.

제일건설이 서울 성북구 ‘길음시장정비사업’에 유일한 경쟁업체였던 호반건설에 들러리 입찰 해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일건설이 서울 성북구 ‘길음시장정비사업’에 유일한 경쟁업체였던 호반건설에 들러리 입찰 해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 성북구 ‘길음시장정비사업’ 시공권은 2파전 속 호반건설이 지난해 11월 획득했다. 호반건설은 면적 약 1만㎡에 지하 6층~지상 28층 규모의 아파트 300여 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조성하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시공사 선정 경합 당시 제일건설이 호반건설 들러리로 입찰했다는 소문이 자자했다고 한다. 일부 조합원은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등을 통해서라도 조합원들의 피해를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입찰 당시 부정당업자의 입찰 참가를 제한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과 관계 법령, 입찰안내서 등을 알리기도 했지만 시공자의 ‘짬짜미’ 입찰을 방어하기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제일건설이 도시정비사업지에서 들러리 입찰과 입찰 담함 등으로 시공권을 거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서울 알짜 사업지의 시공권을 획득하면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일부 시공사들이 제일건설에 경쟁을 가장한 들러리 입찰을 사주한다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제일건설은 중흥, 호반, 우미와 더불어 광주‧전라도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건설사다. 최근까지 시공능력평가순위 24위를 기록했으며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서 사업성이 우수한 구역을 중심으로 알짜 수주고를 올리고 있다. 과거 ‘제일주택건설’로 설립됐으며 현재 브랜드 ‘제일풍경채’를 사용 중이다.

‘길음시장정비사업’ 시공권은 2파전 속 호반건설이 지난해 11월 획득했다.(사진=네이버지도)
‘길음시장정비사업’ 시공권은 2파전 속 호반건설이 지난해 11월 획득했다.(사진=네이버지도로 특정지역과 관련 없음)

이번 길음시장정비사업은 노후화된 시장의 현대화를 촉진해 상인을 보호하고, 소비자 편익을 높이기 위한 건이다. 일반 도시정비사업과 비슷한 절차로 진행되지만 용적률ㆍ건폐율 등 사업 방식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이뤄진다. 그러나 ‘건피아’가 장악해 서로의 돈 주머니를 채워주고 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특혜성 수주 논란에는 '제일건설'이 따라다닌다?

이뿐이 아니라 제일건설은 특혜성 개발 사업으로 논란이 불거진 현장에는 곳곳에 그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대장동과 송도개발이 대표적이다. 제일건설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아파트 부지 경쟁 입찰에서 절반의 필지를 낙찰 받으며 특혜의혹을 받았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대장동 게이트’에서 최종 낙찰된 하나은행 컨소시엄은 사업자 선정 당시 제출한 사업계획서에서 선호도 상위 10개 업체의 브랜드로 건설하겠다는 확약을 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건설업체 중 상위 10권 브랜드가 아닌 제일건설이 포함됐다는 것에 특혜를 받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제일건설의 페이퍼컴퍼니와 벌떼입찰 의혹도 제기했다.

대장동 개발 지구 내 아파트 부지는 A1~12블록으로 총 12곳이었고 제일건설은 임대주택부지 A9·10블록 등을 제외한 나머지 6개 블록 사업에 참여했다. 여기서 자회사인 영우홀딩스를 통해 182곳이 참여한 A5·7·8블록 추첨에서 모든 용지를 낙찰 받았다. 제일건설이 거둔 분양수익은 4400억원으로 추정된다.

박 의원은 “제일건설이 A블록 경쟁 입찰 6개 필지 중 3개를 낙찰 받았다”면서 “어떻게 한 회사가 절반인 3개 필지를 입찰 받을 수 있었는지 알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제일건설은 GS건설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송도국제화복합단지 2단계 개발과 박달 스마트밸리 사업도 의혹을 낳고 있다. 발주처인 인천시가 의도적으로 GS건설 컨소시엄에 높은 점수를 책정했다는 것이다. 이 사업에서 경쟁업체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초과이익 배분 등을 통한 1500억원을 환급하는 등 발주처에 유리한 조건을 내걸었는데도 탈락했다. 이에 따라 제2의 대장동 게이트라는 타이틀이 회자되고 있다. 

박달 스마트밸리 사업의 경우 공모심의위원회를 거쳐 채점까지 진행됐지만 심사위원 자격과 특정 업체 밀어주기 논란에 휩싸여 공모가 중단됐다.

한편 제일건설은 길음동 시장정비사업 들러리 입찰을 비롯한 특혜 수주 논란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백세시대]는 회사 관계자에게 직접 사실 확인과 이번 사안과 관련한 회사 입장을 들으려고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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