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재개된 경로당…“경로당 열리니 우울감이 싹~ 달아나요”
운영 재개된 경로당…“경로당 열리니 우울감이 싹~ 달아나요”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2.04.28 20:08
  • 호수 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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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체조 등 여가프로그램 활성화 기대
“윷이냐, 모냐!”  경로당 문이 다시 열린 4월 25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개신현대아파트 경로당에서 어르신 5명이 마스크를 쓴 채 둘러앉아 오랜만에 윷놀이를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윷이냐, 모냐!” 경로당 문이 다시 열린 4월 25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개신현대아파트 경로당에서 어르신 5명이 마스크를 쓴 채 둘러앉아 오랜만에 윷놀이를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어르신들 “경로당의 소중함 새삼 깨달아”… 신입 회원 맞을 채비도

식사 제공은 아직 안돼… 어르신들도 마스크 철저히 쓰고 ‘조심’

[백세시대=조종도기자] “어르신들이 집에만 있으니까 우울증 걸리겠다고 해요. 이제 맘껏 대화하고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어 기쁩니다.”(최성철 전북 군산시 이편한세상 디오션시티 경로당 회장)

“회원들을 만나니 어찌나 반갑던지요. 모두가 경로당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 것 같아요.”(신인성 부산 수영구 덕수정 경로당 회장)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조치로 4월 25일부터 전국 경로당 문이 다시 열리면서 노인사회가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백신 3차 접종을 마친 분들만 이용이 가능하고, 식사나 간식을 당분간 금지하는 경로당이 많지만, 예전의 단란하고 웃음꽃이 피던 경로당의 모습을 회복할 것이란 기대가 넘친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 개신현대아파트 경로당에서는 윷판이 펼쳐졌다. 5명의 여성 어르신들은 마스크를 쓴 채 둘러앉아 윷놀이를 즐겼다. 어르신들은 중간중간 손놀림을 멈춘 채 서로의 안부나 이웃소식을 전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홍종원 개신현대아파트 경로당 회장은 “경로당 개장을 앞두고 어제 회원들에게 청소부터 하자는 문자를 보냈다”면서 “모두 문자를 보고 얼마나 좋아하던지 20명 중 16명이 참석해 청소와 소독을 하며 운영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홍 회장에 따르면, 문자를 본 한 회원은 “그동안 지옥이 따로 없었다. 코로나로 갈 데가 있어야지. 다시 열린다니 날아갈 것 같아”라며 울먹이기도 했다.

홍 회장은 “우리 경로당에선 윷놀이의 인기가 많다”면서 “예전 같으면 8~10명의 어르신들이 함께 어울려 윷놀이를 즐기곤 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회원을 맞을 기대로 부푼 경로당도 있다.

장명익 대구 달성군 남해오네뜨 경로당 회장은 “문이 닫혀 있을 때에는 경로당 앞 전각에서 서너명씩 잠깐 앉아서 쉬기도 하고 이야기도 하면서 대안을 찾기도 했다”면서 “문이 다시 열려 맘껏 대화할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다.

장 회장은 “이제 신입 회원 유치에도 적극 나서려고 한다”면서 “1년 전에 우리 지역에 오신 분이 있는데 우리 경로당에 가입하기로 약속돼 있다”고 밝혔다.

중단된 각종 여가프로그램의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백승선 경기 양평군 서종면분회장은 “우리 분회 경로당에는 노인스포츠 기구인 슐런이 설치돼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활용하지 못했다. 또한 분회사무실 2층에 어르신 건강증진센터를 마련해 치매예방 전자게임기, 모니터 달린 실내 자전거 등을 설치했는데 역시 운영을 못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본격 운영돼 어르신들이 행복감을 만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권영주 청주시 상당서원구지회장은 “경로당 개관으로 9988행복나누미 사업을 정상운영 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면서 “웃음치료, 건강체조, 치매예방 교육 등 9988행복나누미 강사들이 질 높은 프로그램으로 경로당 어르신들을 찾아 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권 지회장은 9988행복나누미 활동이 정상화되면 우울감에 시달리며 무기력해진 어르신들을 격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행정가교 역할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로당 어르신들은 아직 식사 제공이 안 되는 점이 아쉽다고 입을 모은다. 복지부에서는 칸막이 설치와 띄어 앉기 준수 등을 전제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했지만,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유동적인 상황을 이유로 경로당에서 식사를 금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로 인해 경로당 운영이 중단되면서 겪은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성철 군산 디오션시티 경로당 회장은 “우리 경로당은 2년 넘게 닫혀 있었는데도 TV 시청료라든가, 인터넷 요금, 가스 보일러 비용 등 공공요금은 계속 납부해야 해서 억울하다”면서 “경로당을 열지 않았을 때는 요금 감면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종도 기자 jdcho@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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