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이젠 노인성 질환 아니다
파킨슨병, 이젠 노인성 질환 아니다
  • 함문식 기자
  • 승인 2009.04.08 09:10
  • 호수 1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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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뇌졸중과 다른 질병…조기발견 치료해야

오는 4월 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이다. 이 날은 1817년 최초로 파킨슨병을 질환으로 확립한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1755~1824)의 생일을 기념해 지정됐다.

가장 대표적인 신경계 퇴행성 질환의 하나인 파킨슨병은 치매(알츠하이머), 뇌졸중(중풍)과 함께 노인 3대 질환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노령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요즘은 40대에서도 파킨슨병 발병률이 증가하면서 평균 발병연령이 55세로 낮아지는 등 파킨슨병이 점차 중년층에도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고대 구로병원 고성범 교수는 "우리나라 18세 이상인구의 0.37%에서 파킨슨병과 같은 증상이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이제 파킨슨병이 노인층에만 국한된 질병이 아닌 만큼 정확한 정보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운동장애 초래하는 만성퇴행성뇌질환 = 파킨슨병은 뇌에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특정 신경 세포들이 점차 죽어가면서 나타나는 만성 퇴행성 뇌질환을 말한다. 대표적 증상으로는 떨림(진전), 경직, 운동느림(서동증), 자세 불안정 등이 있다.

세포가 죽어가는 속도가 정상적 노화에 비해 아주 빠르고 뇌의 특정 부위만 선택적으로 손상됨으로써 각종 운동 장애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도파민 고갈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재 파킨슨병을 확진하는 검사방법은 없으며, 환자의 병력·증상·진찰소견 및 치료에 대한 반응 등을 종합해 진단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

1.안면 얼굴이 굳어져 무뚝뚝한 표정으로 변한다.
2.후두근육이 굳어져 목소리가 작아지고 발음이 분명치 않다.
3.음식물을 씹거나 삼키기 어렵다.
4.엉덩이가 무거워 앉았다가 일어나기 어렵다.
5.손가락 근육이 굳어져 단추를 채울 수 없고 땅에 떨어진 종이나 동전 등을 집을 수 없다.
6.행동이 굼뜨고 느려져 세수나 신발 신기, 식사에 평소보다 3~4배 이상 시간이 걸린다.
7.가만히 있는데도 손이나 발이 떨린다.
8.관절염과 우울증이 동반된다.
9.앞으로 꾸부정한 자세에서 팔을 붙인 채 보폭이 좁은 총총걸음을 걷다 잘 넘어진다.
10.양쪽 다리에 감각이상이나 통증이 나타난다.


◇ 치매·뇌졸중과는 전혀 다른 질병 =
파킨슨병은 초기 증상인 전신 피로와 권태감, 팔다리 통증이나 묵직한 느낌 등을 관절염이나 오십견, 신경통, 우울증 등으로 오해하기 쉽다.

따라서 환자가 증상을 무심코 넘겨 적절한 치료를 놓치기도 한다는 게 전문의의 설명이다.

또한, 치매나 뇌졸중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파킨슨병 환자의 20%에서 치매가 동반되기도 하지만 파킨슨병은 운동신경 이상으로 움직이는 데 불편을 겪을 뿐 치매처럼 지능이 떨어지거나 성격이 변하지 않는다.

이외에도 파킨슨병 환자의 70%가 뇌졸중치료를 받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는 파킨슨병 증상인 손을 떨거나 발이 끌리는 운동장애가 초기에는 몸 한쪽 편에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쪽 마비증상은 뇌졸중과 달리 2년 정도 경과 한 후 반대쪽에도 나타난다. 특히, 뇌졸중으로 인한 마비증상은 힘이 감소하며 나타나지만, 파킨슨병에서는 운동의 속도가 느려질 뿐 힘은 정상적으로 유지된다.

그러므로 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과 구분해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 증상 완화 및 진행 억제치료 해야 = 파킨슨병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직 없다. 다만 증상을 완화하고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을 뿐이다.

보통 의료진들은 환자 개개인의 상태를 고려해 약물치료를 실시한다. 만약 합병증이 발생했다면 약물 치료 이외에 뇌심부자극술과 같은 외과적 치료까지 함께 실시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약물치료의 경우 뇌에서 부족해진 도파민을 보충하고, 도파민 부족에 따른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바로잡아 뇌신경세포의 파괴를 예방하고 속도를 늦추는데 사용된다.

그러나 파킨슨병 약을 오래 먹게 되면 약효 지속기간이 단축될 뿐만 아니라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춤추듯 몸을 흔들게 되는 '이상운동항진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때문에 파킨슨병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함께 수술적인 치료가 검토되기도 한다. 수술치료의 경우 뇌의 일부분을 제거하거나, 도파민 부족으로 잘못 작동되는 신경회로에 가는 전극을 꽂아 열을 가함으로써 오작동을 차단하는 '심부 뇌자극술'이 일반적이다.

함문식 기자 moon@100ssd.co.kr
도움말=고대 구로병원 파킨슨병센터 고성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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