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월에 ‘오불효’(五不孝)를 되새기며…
[기고] 오월에 ‘오불효’(五不孝)를 되새기며…
  • 이영숙 수필가, 시인
  • 승인 2022.05.02 10:48
  • 호수 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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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수필가, 시인
이영숙 수필가, 시인

삼라만상이 푸르른 5월이다. 봄빛 좋은 날 우주에 존재하는 온갖 사물들이 마치 초록빛으로 물든 듯하다. 사람마저도 푸른 물이 스밈을 느끼게 하는 축복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부부의날, 성년의날까지. 어린이도 어른도 바쁘다. 그래서 가정의 달이란 말이 붙여진 것 같다. 

그 중의 꽃은 어버이날이다. 어머니와 아버지 없이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없을 터이니. 어버이날의 유래는 어머니날에서 찾을 수 있다.

어머니날은 미국 시애틀시의 웹스터라는 작은 마을에서 만들어졌다. 웹스터에는 ‘쟈비스’라는 부인이 살았었다. 쟈비스는 교회 주일학교의 선생님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그녀가 갑자기 세상을 뜨게 됐다. 교회 아이들의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슬픔에 쌓인 아이들은 돌아가신 날을 기념하며 기도 모임을 갖기로 했다. 추도식에 쟈비스 선생의 딸 안나가 초청됐고 안나는 자기 집 뜰에 핀 하얀 카네이션으로 만든 꽃다발을 어머니 영전에 바쳤다.

이 행사는 뻗어나갔고 1908년 미국의 시애틀시는 어머니날을 제정하기에 이른다. 이때부터 카네이션은 ‘어머니 꽃’이 되었고, 매년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는 날로 정해져 널리 퍼져서 우리나라에까지 들어왔다. 한국에서는 1956년부터 매년 5월 8일을 어머니날로 정해 기념하다가 1974년부터 ‘어버이날’로 변경했다. 

어버이날에는 어머니,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 등 어른들에게 꽃을 달아드린다. 우리 조상들은 부모님에 대한 효성을 모든 행동의 근본으로 삼았고 부모님을 위해서라면 어려운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맹자가 언급했던 오불효(五不孝)라는 글귀가 떠오른다. ‘게을러서 부모를 돌보지 않는 일, 도박과 술을 좋아해 부모를 돌보지 않는 일, 돈과 처자만을 좋아해 부모를 돌보지 않는 일, 유흥을 좋아해 부모를 욕되게 하는 일, 성질이 사납고 싸움을 잘해 부모를 불안하게 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매월 부모에게 용돈을 주는 것으로 효를 다했다고 생각한다. 물질적인 효도가 으뜸이라고는 하지만, 부모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리는 것만큼 큰 효도는 없는 것 같다. 또한 많지 않은 형제와의 돈독한 우애를 부모에게 보여줌은 더할 나위 없는 효도 중의 효도다.

어버이날 가슴에 꽃 한 송이 달아 드리고 효를 다했다고 생각해선 아니 되리라. 

“어버이 살아계실 제 섬기기를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아 어이 하리 평생에 고쳐 못 할 일 이뿐인가 하노라.”

조선 중기의 시인 송강 정철이 쓴 어버이에 대한 효성이 담긴 시 구절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효성은 얼마나 살아 있을까. 따사로운 봄날 부모님이 살아 계시다면 그보다 더한 축복이 없으리로다. [백세시대=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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