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다시 읽기 35] 불의하고 아첨하는 자와 벗하지 말라
[채근담 다시 읽기 35] 불의하고 아첨하는 자와 벗하지 말라
  • 백세시대
  • 승인 2022.05.09 09:35
  • 호수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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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하고 아첨하는 자와 벗하지 말라

엄격한 사람은 서로 합하기도 어렵지만 헤어지기도 어려우며, 경망한 사람은 서로 친하기도 쉽지만 흩어지기도 쉽다. 그러므로 군자는 강직한 태도로 인해 상대의 경계를 받을지언정 아첨하는 사람을 마구 용납해서는 안 된다.

落落者難合, 亦難分, 欣欣者易親, 亦易散,

낙락자난합  역난분 흔흔자이친  역난산

是以君子. 寧以剛方見憚, 毋以媚悅取容.

시인군자  영이강방견탄  무이미열취용


◆만해 강의

낙락(落落)이라는 것은 성품과 행동이 방정하고 엄격하여, 사람을 사귈 때에 신의를 지키고 털끝만큼도 아첨하지 않아서 친해지기 어려운 것을 말한다. 그러니 교제에 낙락한 사람은 아첨이 없기 때문에 친해지기도 어렵고, 한번 친해지면 신의를 지켜 경솔하게 우정을 끊지 않기 때문에 헤어지기도 어렵다. 

이와 반대로, 스스로 뽐내고 기뻐하는 사람은 아첨하여 아양을 떨고, 교제의 신의를 중시하지 않는다. 그러니 그때그때 이해관계에 따라 친해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친근하기도 쉽고 헤어지기도 쉽다. 

그러므로 군자는 차라리 강직하고 올바른 자세로 인해 아첨하는 소인배가 꺼려하는 ‘낙락한 사람’이 될지언정, 아첨하여 아양떠는 자와 맞장구치면서 스스로 뽐내고 기뻐하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 한다.

◆한줄 생각

빨리 달구어진 쇠가 빨리 식는다는 말이 있다. 물질세계만 그러한 게 아니라 인간관계도 그러하다. 금방 친해져서 죽어도 못 헤어질 듯 하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뿔뿔이 흩어지는 게 흔한 세상이다. 눈앞에서 아첨 떠는, 진정성 없는 속성 교제보단 처음엔 무덤덤하다가도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는 사람과의 우정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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