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편리한 방식으로 진화한 오디오 제품들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편리한 방식으로 진화한 오디오 제품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5.09 10:31
  • 호수 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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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요새 10대, 20대들은 스마트폰의 ‘전화 아이콘’의 의미를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가령 40대 이상에게 전화 받는 자세를 취해보라고 하면 대부분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펴서 스마트폰의 전화 아이콘인 ‘수화기’ 모양을 만들어 귀에 가져다 댄다. 하지만 요새 10대들은 휴대폰의 대중화로 가정에서 전화기가 사라진 까닭에 수화기의 존재를 잘 몰라 손가락을 전부 펴서 스마트폰 모양을 만들어 귀에 댄다고 한다. 

무엇보다 ‘MP3 플레이어’도 잘 모른다는 사실은 더 충격이었다. 인류는 생활의 편의와 여가문화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가전제품을 개발해왔다. 세탁기와 냉장고처럼 원형을 유지한 채 성능이 계속 발전하면서 지배력을 잃지 않은 제품도 있는 반면에 ‘유선전화기’처럼 원형을 완전히 잃고 기능만 다음 세대 제품에게 넘겨주는 사례들도 있다.

이중 가장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 음악을 재생하는 오디오 제품이다. 오디오 제품의 역사는 그 유명한 에디슨이 1877년 축음기를 개발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이를 통해 오디오 제품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문화가 생겨났다. 성능은 조금씩 개량됐다. 이후 1979년 오디오 제품은 전환점을 맡는다. 일본의 소니가 최초의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인 ‘워크맨’을 개발하면서 걷거나 운동하는 등 이동하면서도 음악을 듣는 시대를 열었다. 

1998년에는 우리나라의 새한정보시스템이 세계 최초의 MP3 플레이어인 ‘엠피맨’을 개발하면서 레코드판, CD, 카세트테이프 등 음악을 담은 저장매체 없이 음원 파일만 있으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그리고 스마트폰의 등장과 이동통신의 발달하면서 파일을 담는 번거로움 없이 스트리밍(인터넷을 통해 따로 저장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기술)으로 듣는 시대까지 오게 됐다.

엠피맨이 등장했을 때 당시 전성기를 맞이했던 가수들은 절망했다. 불법 복제가 판을 치면서 음반 판매가 줄어 결국 아무도 노래를 만들려하지 않아 음악시장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실제로 판매량은 급감했고 한동안 100만장 이상 음반을 판매한 가수가 나오지 않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그 사이 강화된 음악저작권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며 전 세계에서 K팝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운 좋게도 필자는 레코드판부터 스트리밍까지 모든 방식으로 음악을 즐겨봤다. 각각 방식마다 장단점이 있지만 가장 편리하고 방대한 음악을 언제든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가장 선호한다. 그래서인지 10년 후에는 또 어떤 방식으로 음악을 청취하는 시대가 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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