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울긋불긋 ‘두드러기’… 음식‧약물 등 원인 다양한 두드러기의 증상과 치료
피부에 울긋불긋 ‘두드러기’… 음식‧약물 등 원인 다양한 두드러기의 증상과 치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5.09 14:25
  • 호수 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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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러기가 발생하면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팽진’(왼쪽)이 나타나며, 부풀어진 피부가 합쳐지거나 시간이 지나 사라지면 ‘홍반’이 나타나기도 한다. 	사진=인천성모병원
두드러기가 발생하면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팽진’(왼쪽)이 나타나며, 부풀어진 피부가 합쳐지거나 시간이 지나 사라지면 ‘홍반’이 나타나기도 한다. 사진=인천성모병원

햇볕이나 찬바람 등에 의해 발생도… 피부가 부풀거나 가려움증 나타나

심할 경우 복통·구토 등 동반… 만성 땐 항히스타민제, 항체치료제 사용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이영희(54) 씨는 얼마 전부터 시작된 두드러기로 인해 걱정이 많다. 처음에는 몸통만 가렵고 빨갛게 부어올랐지만, 최근에는 얼굴까지 가렵고 후끈거리며 빨갛게 올라와 일상생활까지 어려울 정도이기 때문이다. 병원을 꾸준히 다니며 치료를 받았지만 약을 중단하면 같은 증상이 다시 생겼고, 오히려 그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 최근에는 하루라도 냉찜질을 하지 않으면 가려움 때문에 몸과 얼굴을 긁다보니 상처가 생겨 외부활동을 하기도 힘들다.

두드러기는 피부나 점막의 혈관 투과성이 증가하면서 일시적으로 혈액의 혈장(대부분 물) 성분이 바깥으로 빠져나와 피부가 붉거나 흰색으로 부풀어 오르고 심한 가려움이 동반되는 피부질환이다. 

두드러기는 원인, 악화 요인, 기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지만, 처음 발병 후 6주를 기준으로 급성과 만성으로 나뉠 수 있다. 전 인구의 20% 정도가 일생에 한 번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드러기의 원인

두드러기는 히스타민(알레르기 유발 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 작용으로 발생하는데, 모세혈관이 확장되면서 피부 표면이 붉어지고, 확장된 혈관 틈으로 단백질과 수분이 빠져나오면서 생긴다. 

특히 급성 두드러기의 경우 약물, 음식물 등 원인이 명확하지만, 6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만성 두드러기의 경우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보통 물리적 자극(온도 변화, 압박, 긁음 등), 흡입성 항원, 감염, 약물, 식품이나 식품 첨가제, 음식물, 임신, 다른 피부질환이나 전신질환에 의해 이차적 두드러기가 드물게 발생할 수 있다. 햇볕이 강해지면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에게 ‘일광 두드러기’가 생긴다. 자외선·적외선·가시광선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뜨거운 날씨 탓에 몸속 체온(심부 체온)이 갑자기 올라가면 ‘콜린성 두드러기’가 나타나는데 이는 운동·사우나를 비롯해 뜨거운 음식을 먹거나 격한 감정·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도 발생한다. 더불어 에어컨과 같은 찬바람과 찬물, 찬 음식에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한랭 두드러기’도 있다.

두드러기의 진단은 빠르게 피부가 부어오르면서 가렵고, 부어오른 부분이 3~4시간 뒤 사라졌다가 다시 다른 위치에 생기는 특이적인 증상만으로도 가능하다. 몸 상태 확인을 위해 일반혈액검사를 하고 드물게 갑상선이나 자가면역질환 등이 원인일 수도 있어 갑상선 검사, 자가면역 항체 검사를 같이 시행한다.

◇두드러기의 증상

두드러기의 가장 흔한 증상은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부푼 피부는 ‘팽진’이라고도 하는데 보통 가렵고 몸 어디에나 생길 수 있으며, 합쳐지거나 시간이 지나 사라지면 홍반만 남는다. 

피부 증상은 보통 3~4시간 이내에 사라졌다가 다시 다른 자리에 생긴다. 눈 주위나 입술이 퉁퉁 붓는다면 혈관부종이 동반된 경우로 이는 얼굴, 팔, 다리에 나타나고 가려움보다 따끔거리거나 화끈거리며 수일 동안 지속될 수 있다. 

심할 경우 복부 통증, 메스꺼움, 구토 등의 소화기 증상이나 쉰 목소리,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이 동반될 수 있는데 이때는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김혜성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만성 두드러기는 수개월에서 수년 이상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드러기의 치료

치료를 위해서는 먼저 음식, 약제, 온도 변화와 같은 유발요인을 파악한 후 이를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병원을 찾아 적합한 약제를 선택하고 적정 용량을 규칙적으로 사용해 일상생활이 영향을 주지 않도록 증상을 충분히 조절하는 것이 좋다.

만성 두드러기 치료에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약물은 항히스타민제다. 많은 환자에서 가려움을 포함한 두드러기 증상을 완화시킨다. 하지만 약 특성상 나른함, 졸림, 입이 쓰고 마른 느낌, 변비 등을 경험할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로 충분히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 항체치료제인 ‘오말리주맙’ 또는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 등의 치료제를 사용해 볼 수 있다. 두드러기가 급격히 악화해 빠른 증상 조절이 필요한 경우에는 단기간의 스테로이드 치료를 추가할 수 있다.

오말리주맙은 원래 알레르기 천식 치료제로 승인받은 약물로 2014년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항히스타민제에 듣지 않는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의 치료에 승인됐다. 국내에서도 2017년 9월 승인을 받은 바 있다.

김혜성 교수는 “오말리주맙은 4주에 한 번씩 투여받는 주사제로 두드러기가 완전히 좋아진 경우가 72.7%, 부분적으로 좋아진 경우가 17.8%로 실제 현장에서의 치료 효과가 임상시험 결과보다 더 좋게 나타나고 있다”며 “두드러기가 일단 조절되면 투여 기간을 조금씩 늘려 볼 수 있고 주사를 중단하고 난 후 다시 치료를 시작해도 효과는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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