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수 대한노인회 전남연합회장 “사무국장·지회장 해봐서 노인회 일 어떻게 처리하는지 잘 알아”
정양수 대한노인회 전남연합회장 “사무국장·지회장 해봐서 노인회 일 어떻게 처리하는지 잘 알아”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5.16 10:15
  • 호수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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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회장 활동비·직원 인건비 평균화, 분회장·경로당 회장 직책수당 등 약속

오래 전부터 함께 해온 ‘백세시대’, 노인회와 잘 융화… “노인복지 향상 기여”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사무국장(7년)을 오래 해봤고 지회장도 해봐서 노인회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잘 안다.”

지난 4월 29일, 제15대 대한노인회 전남연합회장에 선출된 정양수(79) 회장에게 “앞으로 어떻게 연합회를 운영할 것인가” 묻자 이 같이 대답했다. 

정 연합회장은 출마 소견서를 통해 “시·군 지회에서 업무를 추진하다보면 현실과 맞지 않거나 지회 스스로 처리하지 못할 애로 사항도 많이 생긴다. 이러한 사항을 잘 듣고 연합회에서 처리할 수 있는 사항은 연합회에서 하고 각종 규정은 중앙회와 협의해 개정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0년 이상 노인회에 봉사해 누구보다 업무를 꿰뚫고 있어 앞으로 연합회가 중앙회와 지회간의 소통과 상생 면에서 가교 역할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5월 초, 전남 무안군 삼향읍에 위치한 전남연합회관 청사에서 정 연합회장을 만나 선거 뒷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전남연합회는 산하에 22개 지회, 9073개 경로당을 두었다. 

무안군 태생의 정 연합회장은 경찰공무원 출신으로 무안읍 농협조합장(3선), 무안읍장(5년)을 지냈다. 대한노인회 무안군지회 사무국장을 거쳐 11·12대 무안군지회장을 지냈다. 이번 선거에선 노인대학장 출신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무난히 당선됐다. 지난 2019년 14대 선거에서 고배를 마시고 두 번째 도전에서 거둔 값진 결과이다.  

-두 번째 도전에서 뜻한 바를 이뤘다. 

“먼저 지회장님들과 대의원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리고, 앞으로 연합회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4년 전 무안군지회장직을 잘 수행하던 중 주변 상황으로 인해 연합회장 선거를 치르게 됐다. 그때 준비도 안됐고 시간도 촉박해 결과가 안 좋았다. 지금까지 많은 선거를 치렀지만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었다. 낙선 후 집에 있는데 기분이 영 안 좋았다.”

-재출마 배경은.

“전임 연합회장의 갑작스런 유고로 시기가 맞았고, 실패의 아픔도 잊어야겠다는 각오도 있었다. 집안에선 모두가 반대했다.”

정양수 전남연합회장(앞줄 중앙)이 무안군 삼향읍에 위치한 전남연합회 회관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정양수 전남연합회장(앞줄 중앙)이 무안군 삼향읍에 위치한 전남연합회 회관 앞에서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정 연합회장은 “아내와 자식들은 가진 재산으로 남은여생 편하게 살기를 원해 출마를 찬성하지 않았다”며 “새벽에 나가는 걸 본 큰아들이 눈치 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큰며느리가 취임식 답례품으로 수건 500장을 준비하겠다고 하니 고마운 일”이라며 웃었다.

-당선 비결이라면.

“어릴 적 집안이 몹시 어려웠다. 아버지가 먹는 걸 아끼면서 악착같이 논을 사 모아 나중에 50마지기 부자가 됐다. 저 역시 몇 시간씩 걸어서 학교 다니며  컸지만 경찰, 읍장, 농협장을 한 것도 부친의 희생 덕분이 아닌가 한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남 도와주면 줬지 얻어먹는 일은 하지 않았다. 물론 운도 좀 따랐다.”

-선거공약도 주효했던 가보다.

“도에서 각 지회에 시·군 노인회 활성화 지원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 중 일부를 지회장 활동비로 할당했는데 그걸 카드로만 써야 해 불편하다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두 번째 공약은 지회장 활동비와 직원 인건비 평균화이다. 정 연합회장은 “시군 지회마다 지회장 활동 수당과 직원 인건비가 다 다르다. 이걸 평균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경로당 회장, 분회장 활동비에 대한 요구도 클 텐데.

“분회장과 경로당 회장에 대한 직책수당 지급을 약속했다. 대한노인회의 뿌리인 경로당을 책임지면서도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분들에게 전라남도와 협의해 수당이 지급되도록 하겠다.”

-전남의 노인일자리는 사정이 어떤가.

“어르신들은 일을 하면 건강도 좋아지고 사회 관계망도 이어져 무료함이나 우울증 같은 게 생기지 않는다. 경제적인 도움 이상의 눈에 안 보이는 효과를 얻는 게 일자리이다. 당연히 일자리를 늘려 많은 노인들이 혜택을 받게 해야 한다.”

-경로당을 어떻게 만들고 싶나.

“점점 홀몸 어르신들이 많아진다. 그분들이 경로당에서 함께 식사하고 잠도 자고 그러면 좋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서로 안부도 확인하고 전기, 난방비 등도 절약이 된다. 집에 쌀이 없으면 다른 사람이 농사지은 쌀도 좀 갖다먹고…. 그런 시설을 확대하려고 한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무안읍장을 마지막으로 사회활동을 끝내고 주위의 권유로 무안군지회 사무국장으로 들어왔다.

-무안군지회장 시절 업적이라면.

“전 경로당에 고가의 안마의자를 다 넣었다. 낡은 경로당도 새로 리모델링해줬고 공기청정기 등 비품도 다 갖춰 회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22개 시·군 중 가장 많은 일자리를 확보해 소외계층의 가계소득에 크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2017년에는 전남연합회 일자리 평가에서 전남 1위를 수상하기도 했다.”

정 연합회장은 “2017년 제12대 무안군지회장 선거에서 무투표로 재선됐고, 더욱 열심히 봉사해 이듬해에 전남연합회 행정 평가에서 2위를 수상하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백세시대’와의 인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연합회장은 “그 전부터 있어온  백세시대 신문이 우리 노인회와 융화가 잘 됐다”며 “무안군지회와 백세시대가 정보 교환 등을 통해 노인복지 향상에 기여했다”고 기억했다.

-건강은 어떠신가.

“건강한 편이다. 매일 아침 7500보를 걷는다. 30여분 손수운전해 출퇴근을 한다.” 

정양수 전남연합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무안읍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하루는 군청과장과 함께 공설운동장 주변을 지나가다 농촌주택 건설현장을 보게 된 군수가 ‘누가 허가를 내줬느냐, 담당직원을 징계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정 무안읍장은 잘못이 있다면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담당직원을 불러 물었다. 허가 과정에 하자가 없다는 것을 직원에게서 확인한 다음날 군수를 찾아가 ‘정양수가 도장을 찍어서 보낸 것이니 (나를)파면시키든지 감봉하든지 하시라’고 했다. 결국 정 읍장이 재직 시에는 그 누구도 징계를 당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양수 전남연합회장은 “어제 직원들과 상견례에서도 그런 말을 했다. ‘너희들은 정당하게 너희 일만 하라, 그래서 만약 잘못이 있으면 내가 책임지고 물러나든가 할 테니까 그런 것을 걱정하지 말고 마음 놓고 일하라’고 했다”며 “우리들은 노인들 즐겁게 해주는 것밖에 없다. 그분들이 집에 있지 않고 자동적으로 경로당을 찾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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