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발견 어려운 ‘난소암’, 폐경기 이후 많이 나타나
조기 발견 어려운 ‘난소암’, 폐경기 이후 많이 나타나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5.30 11:12
  • 호수 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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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의 증상과 치료
난소에 악성종양이 생기는 난소암은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없지만 진행될수록 통증, 복부 팽창, 질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림은 오른쪽 난소에 악성종양이 생긴 모습.
난소에 악성종양이 생기는 난소암은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없지만 진행될수록 통증, 복부 팽창, 질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림은 오른쪽 난소에 악성종양이 생긴 모습.

난소상피암이 90% 이상… 발견 늦어 여성암 중 사망률 가장 높아

가족력 있다면 유전자 검사 필수… 난소에 생긴 종양은 제거해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리는 난소암은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 및 진단이 어렵고,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아도 70%는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암의 전이나 사망률이 매우 높은 질환 중 하나다.

난소는 자궁의 좌우에 각각 1개씩 존재하는 여성의 생식기관으로 보통 길이는 3~5㎝, 무게는 7~10g 정도다. 난자를 만들고 보관하며 방출(배란)하는 기능을 가진다. 또한 난소 안에서 난자를 둘러싸고 있는 여포를 성숙시키고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테스토스테론 등 성호르몬을 분비한다. 

난소암은 말 그대로 난소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말하는데, 그중에서도 난소 표면의 상피 세포에서 발생하는 난소상피암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국내 난소암 환자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난소암 환자는 1만8115명(2016년)에서 2만4134명으로(2019년) 33.2%나 늘었다. 특히 50~60대 폐경기 이후 여성에서 49%로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여성암 중 사망률이 가장 높다.

송희경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이 80~ 90% 이상으로 올라가지만,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폐경 이후 난소암 가능성 높아

난소 종양은 기능성 낭종, 기형종 등의 ‘양성종양’과 난소암인 ‘악성종양’, 양성과 악성의 중간인 ‘경계성 종양’ 등이 있다.

다행히 청소년기와 가임기 연령에서 나타나는 난소 종양은 대부분이 양성이다. 이 중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물혹으로 불리는 ‘기능성 낭종’이다. 

기능성 낭종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는데, 생리 주기에 따른 호르몬의 변화로 3~6개월 안에 자연적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치료 후 재발 가능성 역시 낮은 편이다.

다만, 양성이지만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이외의 부위에서 자라나 생리통 같은 증상을 유발하는 ‘자궁내막종’은 젊은 여성에게 불임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 난소 종양이 발생했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폐경 이후 발생하는 난소 종양은 악성인 난소암일 가능성이 높아서다. 폐경 이후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이 중요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난소암 진단 방법

대부분의 난소암은 후천적으로 발생하지만 약 5~10% 가량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에 의해 발생한다. 특히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여성이 난소암에 걸릴 확률은 27~44%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소 종양은 초음파,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촬영)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난소 종양이 발견된 경우 환자의 나이, 증상, 가족력, 영상 소견과 암수치(종양표지자 검사)를 바탕으로 감별 진단을 시행한다.

만약 직계가족 중 난소암, 유방암을 합쳐 2명 이상이거나, 가족 중에 대장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이 다발적으로 발생한 경우에 유전자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 

1기 난소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76~93%, 2기의 경우 대략 60~74% 정도로 보고되고 있어 조기 발견만 하면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난소암의 증상

난소암의 초기 증상은 거의 없거나 경미해 진단이 힘든 편이다. 초기 진단되는 경우는 산부인과 검진 시 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후 난소암이 진행하면서 △통증 △복부 팽창 △질 출혈 등이 나타나고, 이외에 막연한 △위장 장애 △복부 이상감 △소화 장애 △위장 불안 △가벼운 식욕감퇴 △월경 전 긴장 △심한 유방 팽창 △월경과다 △기능성 출혈 등이 있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단순히 난소암으로 진단하기 쉽지 않다.

◇난소암의 치료

치료는 수술로 암이 퍼진 부위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후 조직 검사를 통해 암의 진행 정도, 암세포의 종류, 환자의 전신 상태, 재발 여부에 따라 항암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다만, 진단 당시 전신 상태가 수술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땐 항암 치료를 먼저 시행하기도 한다.

송 교수는 “최근 표적 항암제에 대한 활발한 연구로 난소암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됐음에도 난소암의 5년 생존율은 다른 암종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난소암의 치료에 있어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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