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대가 함께 땀흘리며 소통해요”…노인회, 텃밭가꾸기 등 세대 공감 프로그램 확대
“1·3세대가 함께 땀흘리며 소통해요”…노인회, 텃밭가꾸기 등 세대 공감 프로그램 확대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6.03 16:34
  • 호수 8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대한노인회를 중심으로 세대 갈등 예방을 위해 1‧3세대 통합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은 경기 화성시지회 서봉5단지 경로당 회원들이 어린이집 아이들과 함께 텃밭을 가꾸는 모습.
최근 대한노인회를 중심으로 세대 갈등 예방을 위해 1‧3세대 통합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은 경기 화성시지회 서봉5단지 경로당 회원들이 어린이집 아이들과 함께 텃밭을 가꾸는 모습.

경기 화성시‧수원시 경로당 회원들, 어린이집 아이들과 텃밭 가꿔

남양주시지회 천연비누 만들기… 충주시지회 한궁 등 스포츠 교류

[백세시대=배성호기자] 경기 화성시 서봉5단지아파트와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 푸르지오월드마크아파트 한켠에는 여러 종류의 채소를 심어놓은 텃밭이 마련돼 있다. 두 텃밭은 장소는 다르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단지 내 경로당 회원들과 어린이집 아이들이 함께 가꾼다는 점이다. 김규석 서봉5단지아파트경로당 회장은 “1·3세대가 함께 텃밭을 가꾸며 소통하고, 수확물을 주민들과 나누며 전 세대가 한마음으로 교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노인과 청년 간 갈등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대한노인회를 중심으로 1‧3세대 프로그램을 운영해 왜곡된 노인 이미지 개선과 세대통합에 나서며 주목받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8년 전국의 65세 이상 1000명과 청·장년(19~64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발표한 ‘노인 인권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노인복지 확대로 청년층 부담 증가가 우려된다’고 답한 청년(19~39세) 응답자는 77.1%에 달한다. 세대 갈등에 대해서도 청년층이 훨씬 심각하게 느꼈다. ‘노인·청년 간 갈등이 심하다’는 문항에 2030세대 81.9%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노인 응답자(44.3%)의 2배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가장 큰 원인으로 소통 단절을 꼽는다. 1990년대 이후 핵가족화가 진행되고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예전처럼 3대가 같이 사는 집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 시기에 성장기를 거친 청년층은 노인과 함께 살며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 뉴스를 통해 간헐적으로 전달되는 왜곡된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다는 평가다. ‘노인인권종합보고서’에서도 청·장년층은 ‘우리 사회가 청·장년층과 노인층 간 교류가 원활하도록 지원하고 있다’는 문항에 4명 중 1명(25%)만 동의했다. 

유용식 세명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가 서로를 이해하고 접점을 찾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긍정적 인식으로 바꿀 수 있도록 인식변화 교육 및 다양한 홍보 등도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대한노인회는 전국적으로 텃밭 가꾸기 등 1‧3세대 어울림 사업을 전개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지회(지회장 윤해원) 경우 올해 호평동분회와 수동면분회를 통해 각각 ‘EM과 물정화’를 주제로 한 환경교실과 천연비누‧세제 만들기 체험교실을 운영한다. 각 교실에는 50여명의 지역 아동들이 참석해 노인회 회원들과 한데 어우러져 환경의 중요성을 배울 예정이다. 

윤해원 지회장은 “1·3세대 어울림 사업이 왜곡된 노인 이미지 개선과 세대 간 소통 확대에 마중물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기 광명시 휴먼시아4단지경로당도 지난해 5월부터 1·3세대 어울림 충효교실을 진행해 호응을 얻고 있다. 1·3세대 어울림 충효교실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서예 및 기초한문과 전통예절 등을 가르쳐 일상생활 속에서 청소년들이 충효 정신을 잘 실행하도록 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마산지회(지회장 김구수)도 지난해 11월 열린 ‘제21회 마산국화축제’ 행사에서 1·3세대로 구성된 하모니카 공연단을 통해 멋진 무대를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이외에도 충북 충주시지회, 경기 양평군지회 등도 어르신 세대와 손주 세대가 함께 한궁을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스포츠를 통한 교류의 가능성도 제시했다.  

노인복지관서도 세대 통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춘천북부노인복지관은 지난달부터 ‘1·3세대가 함께하는 두빛나래합주단'을 운영하고 있다. 합주단은 노인과 아동이 서로의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구성됐다. 1세대 15명과 3세대 10명으로 이뤄져 각각 16주와 22주간 교육을 받게 된다. 이후 세대가 함께하는 합주 공연을 지역 내 선보일 예정이다.

충북 진천군노인복지관 선암회 소속 20명의 회원은 지난 5월 13일 이월면 펀던마을에서 진천군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및 느티나무 청소년단원 10명과 ‘예쁜 동네 만들기’ 행사를 진행했다. 1‧3세대 30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원은 마을 앞 공터에 꽃밭 조성과 인근 주택 담장의 낙후된 벽면 페인트칠하기 봉사활동을 벌였다.

김재호 선암회 회장은 “학교밖 청소년들이 바르고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선배시민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