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무지성’ 비판 판치는 연예계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무지성’ 비판 판치는 연예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6.27 10:30
  • 호수 8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워터밤 콘서트 물 300톤 소양강에 뿌려줬으면 좋겠다.”

최근 배우 A씨가 자신의 SNS에 이러한 글을 남기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한 유명가수가 객석을 포함한 공연장 전체에 물을 뿌리는 콘셉으로 진행 중인 전국투어를 비꼰 것이다. 농민들은 심각한 가뭄으로 애가 타는데 당신은 300톤이나 되는 막대한 물을 뿌리면서 콘서트를 해야 하느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대중들의 의견도 ‘이 씨의 말에 공감한다’와 ‘소양강 물을 끌어다 쓰는 것도 아니고 정당한 방법으로 물값을 지불하고 진행하는 콘서트가 무슨 잘못이냐’는 쪽으로 나뉘고 있다.

요새 젊은 사람들은 ‘무지성’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생각 없이 멍청하게 행동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예컨대 일본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다짜고짜 “나라 팔아먹을 친일파네”라고 하는 이들에게 ‘저 사람 무지성이네’라고 비판하는 식이다. A씨의 주장을 보면서 떠오른 단어가 바로 ‘무지성’이다. 

해당 가수가 콘서트를 취소한다고 해서 그 물이 소양강으로 흘러가는 것도 아니고, 물 300톤을 소양강에 뿌린다고 해서 가뭄이 해갈되지도 않는다. 이런 간단한 생각조차 하지도 않고 단순히 물을 많이 쓴다는 것을 비꼬는 행위는 생각이 없는 수준을 넘어 ‘무지성’에 가깝다. 농민들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 발언인 점은 알겠지만 굳이 코로나로 2년 넘게 피해를 입다가 겨우 콘서트를 재개한 가수를 비꼬면서까지 해야 할 행동이었을까. 차라리 “워터밤 콘서트에서 물을 뿌리듯 비가 시원하게 내려서 소양강 인근 농민들이 관객들처럼 환호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더라면 나았을 것이다. 

동료 연예인 간 ‘무지성’적 비판은 뮤지컬계에서도 발생했다. 오는 8월 10주년 공연을 앞둔 한 작품에 B씨와 같은 소속사인 C씨가 더블캐스팅이 됐다. 그런데 이 작품은 다른 배우가 오랫동안 주연을 맡아왔는데 이번 공연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이에 일각에서는 ‘유명가수 출신인 B씨가 자신의 영향력으로 C씨를 주연으로 캐스팅하도록 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 문제는 한 동료 연예인이 자신의 SNS에 이를 ‘증거 없이’ 한 줄짜리 비꼬는 글을 올려 소문 확산을 부채질했다는 점이다. 결국 두 사람의 다툼은 소송 전으로까지 번지며 대중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건전한 비판은 필요하지만 아무 연관도 없고 심증만 있는 비난은 상처만 남긴다. SNS 시대에서 연예인들의 한마디 한마디는 파급력이 크다. 적어도 누군가를 비판하거나 폭로할 것이라면 최소한의 사실확인이나 증거 제시는 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