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앓은 뒤 ‘후각장애’… “냄새도 맛도 못 느껴요”
코로나 앓은 뒤 ‘후각장애’… “냄새도 맛도 못 느껴요”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6.27 13:21
  • 호수 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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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각장애의 증상과 한방 치료법
코로나 후유증 중 하나인 후각장애는 후각이 둔해지거나 아예 없어져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 그림=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 후유증 중 하나인 후각장애는 후각이 둔해지거나 아예 없어져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 그림=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대표적 후유증… 6개월 이후까지 증상 남아있는 경우 많아

그냥 놔두면 치매 가속화, 우울증 심화… 침‧뜸 등 한방치료도 효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1만명 이내로 줄어들고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됐다. 바야흐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의 후유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이 바로 후각장애다. 후각장애는 후각이 둔해지거나 아예 없어진 상태를 말한다. 

상기도감염(감기), 비부비동 질환, 두부외상, 고령 등 원인은 다양하지만 최근 코로나19의 대유행 이후 후각장애 환자 수가 더욱더 급증하고 있다. 이에 김민희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의 도움말로 후각장애의 한방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감기, 비염 등으로 생기는 ‘후각장애’

후각장애의 종류로는 후각의 부분적 상실인 ‘후각감퇴’, 완전 상실인 ‘후각 소실’, 냄새를 다른 냄새로 느끼는 ‘착후각’ 등이 대표적이다. 상기도감염 이후에는 이 중 어느 것이라도 올 수 있다. 

또한 원인에 따라 냄새 전달이 되지 않아서 생기는 ‘전도성 후각장애’와 후각점막이나 후각신경계의 이상으로 생기는 ‘감각신경성 후각장애’ 등 두 가지로 나뉘는데, 비염이나 감기로 코가 막혀서 냄새가 안 맡아지는 것은 전도성에 해당한다.

이는 원인 질환이 치료되면 좋아지지만, 감기가 다 낫고 나서도 냄새가 안 맡아지는 것은 감각신경성에 해당될 가능성이 크며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필요하다.

◇코로나19의 대표적 후유증

코로나19의 경우도 코가 막히면서 냄새가 안 맡아지기도 하지만 후각 수용세포의 손상으로 감각신경성 후각장애가 생길 수 있다. 

문제는 일반 감기보다 후각장애가 계속 남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네이처지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 감염 6개월 후 61%에서 후유증을 보였으며, 그중 후각·미각 장애가 25%인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 감염 이후 후각장애가 장기간 남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후유증 예방법

우선 코로나19 감염 해제 후에도 증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하며,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기저질환의 적극적인 관리 및 치료가 중요하다.

더불어 비타민D, 아연, 유산균 등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영양제 복용과 충분한 수분 섭취, 균형잡힌 영양섭취 등이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생활 및 충분한 휴식도 중요하다. 산책, 등산 등의 적당한 유산소 운동 및 근력운동은 후유증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되지만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평소 손 씻기 등의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

◇삶의 질 떨어트리는 후각장애

후각장애는 여러 방면에서 삶의 질을 크게 떨어트리는데, 특히 음식 섭취에서 가장 큰 문제가 생긴다. 우리가 ‘맛’으로 인지하는 부분은 사실 미각보다 후각으로 결정되는 부분이 더 큰데, 이 부분이 상실되면서 음식이 현저히 맛없게 느껴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인생에서 큰 재미인 식도락을 빼앗기게 되므로 우울증 발병률도 상당히 높아지게 된다. 나아가 치매의 전조증상 중엔 후각장애도 있는데, 후각장애가 장기간 지속되면 치매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후각장애 한 달 이상 지속되면 치료

다행히 후각장애는 1년 이내에 자연치유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1년 뒤에도 남은 후각장애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므로 1개월 이내에 호전되지 않으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의료계에서는 상기도감염 이후 남은 후각장애의 치료를 위해 경구용, 비강용 스테로이드제, 비타민제, 아연 등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한의학적 치료로 증상 개선 효과

후각장애의 한방치료도 널리 시행되고 있는 추세다. 바이러스 감염 후 발생한 후각장애 환자에서 침 치료군이 비침 치료군에 비해 후각이 호전됐다는 국제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코로나로 인한 후각장애에도 한약 치료군이 대조군보다 증상이 호전됐음이 해외 논문에 발표되기도 했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이비인후과에서도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이 없었던 환자 중 감기 후에 발생한 후각장애에서 한방치료 후 증상이 개선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침·뜸·한약으로 증상치료 가능

한약과 코 주변의 침, 뜸 치료는 비점막의 부종을 완화하고 부비동의 환기를 개선하며, 후각신경 세포의 재생을 돕는다. 또한 항염증 효과가 있는 한약 증류액을 비강 내에 떨어트려 후각세포가 분포된 영역을 자극해 준다. 

후각 재활 치료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이는 손상된 관절을 다시 쓰기 위해 운동 재활 치료를 하듯이, 현재 냄새가 비록 안 맡아지더라도 후각을 자극하는 냄새를 자꾸 맡아줌으로써 후각세포를 재활시켜주는 치료이다. 

후각 재활 치료는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며, 후각 자극물질을 따로 받아서 쓰는 것뿐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어떤 냄새든 자꾸 맡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모두 후각 재활 치료가 될 수 있다. 

김민희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는 “후각세포의 회복은 서서히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3개월 이상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다”며 “치료반응에 따라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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