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강해지는 여름, 흰 반점 생기는 ‘백반증’ 주의
자외선 강해지는 여름, 흰 반점 생기는 ‘백반증’ 주의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6.27 14:07
  • 호수 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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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증의 증상과 치료
멜라닌 색소가 파괴돼 생기는 백반증은 손, 발 등 튀어나온 신체 부위에 잘 생기는 특징을 가진다.
멜라닌 색소가 파괴돼 생기는 백반증은 손, 발 등 튀어나온 신체 부위에 잘 생기는 특징을 가진다.

색소 만드는 멜라닌 세포 파괴돼 발생… 대칭적으로 생기는 게 특징

병변 크기 따라 국소치료·수술치료 필요… 외출 시 자외선 노출 줄여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우리 주변에서 피부에 군데군데 흰 반점이 있는 사람들을 한 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바로 ‘백반증’이다. 가수 마이클 잭슨이 앓았던 병으로 유명한 백반증은 특히 햇볕이 강해지는 요즘 같은 초여름부터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백반증은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파괴돼 나타나는 탈색소 질환이다.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백색 반점과 백모증(모발 탈색)이 나타나는 특징을 가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백반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0년 4만9561명에서 2019년 6만5460명으로 9년간 32.1% 증가했다.

김혜성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멜라닌 색소는 피부색을 결정하고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백반증은 이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가 파괴되면서 피부가 탈색되고 흰색 반점이 생기는 피부질환”이라며 “치료가 쉽지는 않지만 조기에 정확히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백반증의 원인과 증상

백반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유전적 소인, 자가면역(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자신의 세포를 공격하는 것), 외부 자극 등의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증상은 경계가 명확한 백색 반점이 피부 어디에나 발생하는 것과 머리카락, 눈썹, 속눈썹을 포함한 체모가 탈색돼 하얗게 변하는 것 등이다.

백반증은 피부 분절 등 국소적으로 한 부위에만 나타날 수 있지만 보통 피부 곳곳에 대칭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이하게 반복적인 마찰이나 긁는 행위, 압력 등과 같은 물리적인 외부 자극에 영향을 받는데, 이는 목걸이나 벨트 착용 부위, 손, 팔꿈치에 주로 발생하는 이유다.

김혜성 교수는 “백반증은 육안으로도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환자 대부분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실제 백반증 환자 중 치료를 받고있는 사람은 5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다”며 “백반증은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백반증의 진단과 치료

백반증은 병변의 모양과 분포 등 임상 소견으로 진단한다. 보통 우드등 검사(트랜스 조명을 사용해 불규칙한 피부 색소 장애를 감지하는 검사)를 통해 색 변화를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병변을 더 정확히 관찰할 수 있다. 

임상 소견이 비전형적인 경우에는 피부 조직검사가 도움이 된다. 갑상선 질환, 빈혈 등 동반 질환의 확인을 위해 병원 첫 방문 시에는 혈액검사를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치료는 병변의 크기와 진행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치료법은 약물치료, 광선치료, 피부 이식 등이 있다. 먼저 신체의 5% 미만을 침범한 경우에는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나 칼시뉴린억제제(프로토픽, 엘리델 연고)를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신체의 5% 이상을 차지하는 백반증에서는 광선요법이 주로 시행된다. 특히 광선요법 중 좁은파장자외선B(Narrow band UVB) 요법을 1주일에 2~3회 받거나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한 표적 광치료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병변이 급속히 번지고 있는 경우에는 단기간 먹는 스테로이드 약을 처방한다. 최근에는 JAK(야누스키나제) 억제제라는 약물이 백반증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2년 동안 새로 생기거나 커지는 병변이 없는 안정적인 백반증에는 펀치이식술(작은 펀치이식기로 귀 뒤의 피부를 백반증 부위에 이식하는 수술), 흡입수포 표피이식술(정상적인 피부에 수포를 만들어 표피만을 채취하여 이를 병변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 세포이식술 등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효과적이다. 

◇백반증 예방법

백반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아직 알려진 게 없다. 다만, 악화를 막기 위해 외출 시 자외선차단제를 꼭 바르고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는 등 자외선 노출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를 긁거나 상처가 나지 않도록 하고, 때를 밀거나 각질을 제거하는 습관은 중단해야 한다. 또한 목걸이 착용을 피하고 벨트를 느슨하게 하거나 신발을 너무 조이지 않게 하는 등 물리적인 자극 역시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정신적 스트레스도 백반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흡연자는 반드시 금연하고 심신을 편하게 유지하면서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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