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섭의 스케치 파노라마] 죽방렴
[배상섭의 스케치 파노라마] 죽방렴
  • 배상섭
  • 승인 2022.07.04 10:58
  • 호수 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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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방렴

한려수도 바닷가의 욕심 없는 저 어부들

보아둔 물목에다 대발을 꽂아 두고

제 발로 찾아든 고기 반색하며 맞는다

죽방렴(竹防簾)은 물살이 센 바다에 V자형으로 대발을 꽂아 조류와 함께 밀려든 작은 물고기들을 가두어 잡는 정치망(定置網)으로, 현재 남해 지족해협에 이십여 곳, 삼천포 해안에 십여 곳이 설치되어 성업 중이다. 

여기서 잡은 멸치들은 상처가 없고 선도가 높아 횟감으로 인기가 있으며, 마른 멸치로 가공하여도 그물로 잡은 것보다 몇 배나 더 비싼 값에 팔리는 귀하신 몸이란다.

멸치회로 이름난 곳으로 부산 기장의 대변항과 이곳 한려수도의 남해‧삼천포를 꼽는데 부산 기장에서는 주로 ‘보리누름’(보리가 누렇게 익는 철, 4~5월)에 나는 큰 멸치(왕멸, 보리멸)회가 주종이고 남해‧삼천포에서는 작은 멸치(꽃멸)회가 성하다. 그리고 부산은 연 일회성인데 비하여 이곳엔 죽방렴이 있어 언제나 맛있는 멸치회나 멸치조림을 맛볼 수가 있어 대단한 인기를 누린다.


지족해협은 경상남도 남해군의 삼동면 지족리(知足里)와 창선면 지족리(只族里) 사이에 있는 해협을 가리킨다. 이 좁은 바다에는 갯벌이 형성돼 있고, 밀물 때는 물살이 셀 뿐 아니라 각종 어종이 많이 잡히는데, 특히 멸치가 많이 잡혀 죽방렴이 집중 설치돼 있다. 이 해협에는 창선대교가 1995년 준공되어 개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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