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엘비스’,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파란만장한 삶
영화 ‘엘비스’,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파란만장한 삶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7.04 13:31
  • 호수 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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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은 ‘사냥개’, ‘러브 미 텐더’ 등 수많은 명곡을 배출한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그의 음악과 함께 재조명한다. 사진은 극중 한 장면.
이번 작품은 ‘사냥개’, ‘러브 미 텐더’ 등 수많은 명곡을 배출한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그의 음악과 함께 재조명한다. 사진은 극중 한 장면.

어린 시절부터 요절하기까지 과정 담아… ‘물랑루즈’ 바즈 루어만 감독

‘하운드 독’ 등 명곡 무대 생생하게 재현… 신예 오스틴 버틀러 호연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선정적이고 상스러우면서 동물적 쾌락으로 물든 구경거리를 전시했다.”

지난 1956년 6월, 미국의 유명 비평가 벤 그로스는 당대 유명 인기 프로그램인 ‘밀튼 벌 쇼’에 등장한 한 가수의 무대를 본 후 이렇게 비판했다. 그의 날카로운 펜촉이 가리킨 건 데뷔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인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의 신곡 ‘사냥개’(Hound dog)의 첫 무대였다. “넌 사냥개일 뿐이야”라는 가사와 함께 경렬하게 하반신을 흔들어대는 엘비스의 모습은 당시 기성세대에게는 흉측함 그 자체였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달랐다. 이 곡에 열광했고 무려 11주 동안이나 빌보트 차트 정상을 지켰다. 

1960년대 전후 세계적으로 신드롬급 인기를 누린 엘비스 프레슬리(1935~1977)의 일대기를 조명하는 영화 ‘엘비스’가 7월 13일 개봉한다. 엘비스(오스틴 버틀러 분)가 가난에 맞서 힘겹게 성장하던 어린 시절부터 데뷔와 동시에 슈퍼스타가 된 후 갑작스런 죽음을 맞기까지를 매니저 ‘톰 파커’(톰 행크스 분)의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엘비스는 미국 남부 멤피스에서 트럭을 몰며 음악인으로서의 꿈을 키웠다. 비록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힘겹게 성장했지만 어머니에게 핑크색 캐딜락을 선물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착한 심성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지역 라디오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엘비스는 젊은 여성들의 취향을 정확히 알았다. 그는 방송에 진한 화장과 곱게 빚은 머리, 분홍색 정장을 입은 채 무심하게 기타를 메고 등장,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이러한 그의 스타성은 쇼 비즈니스 업계에서 호시탐탐 성공 기회를 엿보던 ‘톰 파커’에게 포착된다. 엘비스의 재능을 한 눈에 알아본 톰은 그를 스타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하고, 두 사람은 의기투합한다. 그리고 1956년 발표한 ‘실연 호텔’(Heartbreak hotel), ‘사냥개’의 연속 히트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린다. 

그러나 당시 보수적인 백인들은 흑인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엘비스의 무대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결국 압력을 가해 골반과 다리를 흔드는 춤을 금지시키고, 야성미 넘쳤던 무대의상도 단정한 턱시도로 바꿔버린다. 

자신만의 개성을 상실한 엘비스는 가수로서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 다친 마음을 안고 군에 입대한 그를 일으켜 세운 건 훗날 그의 부인이 되는 ‘프리실라’였다. 프리실라는 절망에 빠진 그를 위로하면서 희망을 심어줬고 두 사람은 가정을 꾸리고 사랑스러운 딸도 얻는다.

제대 후 엘비스는 다시 무대에 오르지만 돈 냄새에 취한 톰은 본격적으로 그를 착취하기 시작한다. 호텔에 갇힌 채 의문의 주사를 맞으며 공연을 이어가던 엘비스는 타락의 늪에 빠진다. 주변에서는 그에게 치료를 권유하지만 개의치 않고 활동을 강행했고 42세의 젊은 나이에 심장마비로 요절한다. 

이번 작품은 ‘물랑루즈’, ‘위대한 개츠비’ 등 시대극을 통해 압도적인 영상미와 탁월한 연출력을 자랑하는 바즈 루어만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2시간 30분이 넘는 상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치밀한 화면 구성과 빠른 편집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만화와 뮤지컬 요소를 적절하게 섞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이와 함께 시대를 앞서 나간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전 세계를 열광시킨 엘비스 프레슬리의 수많은 무대를 완벽 재현하며 당시의 감동과 전율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실연 호텔’, ‘사냥개’ 외에도 감미로운 발라드 곡 ‘캔트 헬프 폴링 인 러브’(Can't Help Falling in Love)', ‘이프 캔 드림’(If Can Dream) 등 그의 전성기를 알린 대표곡과 무대를 통해 극장을 콘서트장으로 바꾼다. 

특히 현재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해리 스타일즈를 제치고 엘비스 역을 따낸 오스틴 버틀러는 혼신의 힘을 다한 열연으로 주목도를 높인다. 10대 무명가수 시절부터 생의 마지막인 40대 초반까지를 아우르는 깊이 있는 연기로 칸 국제영화제 최초 공개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동시에 여기에 엘비스의 인생을 움켜쥔 매니저 톰 파커를 연기한 배우 톰 행크스는 그간 정의로운 신사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연기 변신을 통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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