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강원 홍천군지회 소속 화양강노인자원봉사단 “소 두 마리가 끄는 옛 농사법 아이들에게 보여줘”
대한노인회 강원 홍천군지회 소속 화양강노인자원봉사단 “소 두 마리가 끄는 옛 농사법 아이들에게 보여줘”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7.04 13:46
  • 호수 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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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촌면 체육공원 환경정화·홍천 겨리농경문화 시연 등 봉사

이형주 지회장 “농경문화 잇는 어르신 단원들 자랑스러워”

대한노인회 강원 홍천군지회 소속의 화양강노인자원봉사단이 겨릿소 시연을 한 뒤 기념촬영했다.
대한노인회 강원 홍천군지회 소속의 화양강노인자원봉사단이 겨릿소 시연을 한 뒤 기념촬영했다.

[백세시대=오현주기자] 한해 농사가 시작되는 5월 곡우 무렵 강원도 홍천에선 소 두 마리가 써레질하는 겨릿소 시연 행사(홍천 겨리농경문화)가 열린다. 써레질이란 모내기 전 갈아놓은 논에 물을 대고 흙덩어리를 부수고 논바닥을 편평하게 고르는 작업을 말한다. 겨릿소란 이 작업에 동원되는 소를 지칭하며, 겨리는 두 마리 소가 끄는 쟁기를 뜻한다. 겨릿소는 일반 소와는 다르게 훈련이 돼 있다. 

농사에도 경운기, 트랙터 등 기계가 도입되면서 더 이상 소 울음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자 뜻 있는 이들이 보존회를 만들어 이때쯤 전통농사법을 재현하는 것이다. 이 행사는 지난해 5월 도 무형문화재 제33호로 지정됐다. 이날 대한노인회 강원 홍천군지회(지회장 이형주) 소속의 화양강자원봉사단(단장 이상섭) 단원들의 참가로 행사가 더욱 빛을 발했다.

이상섭(85) 화양강자원봉사단장은 “우리 봉사단 회원 2명이 소를 끄는 등 모내기를 재현하자 현장학습을 나온 초등학생들이 관심 있게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외삼포2리경로당 사무장, 회장을 거쳐 최근까지 화촌면분회장으로 봉사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 봉사단원은 “쟁기를 끌 때 두 마리 소 중에 힘이 부족한 소를 행동반경이 적은 왼쪽에 세워 안소라 했고, 힘이 좋은 소를 오른쪽에 세워 마라소라 불렀다”며 “소를 배려하는 조상의 지혜에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새롭게 배운다”고 말했다. 

화양강자원봉사단은 올해 3월, 홍천군 화촌면 그라운드골프클럽 회원들이 주축이 돼 결성됐다. 75~85세(남 8명, 여 12명)로 대부분 화촌면분회 경로당 회원들이다.

김광숙 부단장(78·성산1리경로당 사무장)은 “그라운드골프로 건강도 유지하고,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도 하자는 취지에서 봉사단을 만들어 한 달에 두 번 화촌면 체육공원 일대를 청소한다”며 “화촌면을 가로지르는 화양강에서 봉사단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김 부단장은 10여년 보건요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화촌면 체육공원에는 축구장, 게이트볼장, 족구장을 비롯 각종 운동기구가 있는데다 주민들이 늘 이용하기 때문에 청결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체육대회나 지역축제가 열리고 난 뒤에는 쓰레기 등 오염물질이 많이 배출되곤 한다.     

김 부단장은 “대부분 9시부터 노인일자리를 시작해 그 전인 오전 6시 일찍 모인다. 공원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쓰레기를 줍다보면 2~3시간이 금세 지나 간다”며 “그라운드골프 연습할 때보다 더 열심히 봉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 이 일을 시작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자원봉사단의 헌신적인 활동에 고마움을 표한다. 한 주민은 “잔디에 잡풀이 많아 공원에 올 때마다 눈에 거슬렸는데 어르신들이 고생하신 이후로는 잔디밭이 깨끗하고 보기 좋아졌다”고 말했다.

과거 겨릿소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있다는 이형주 강원 홍천군지회장은 “산이 많은 홍천의 경사진 논을 경작하는데 지금도 소를 활용하는 곳이 있다”며 “화양강자원봉사단 어르신들이 후손들에게 옛 농경문화를 보여주고 전승한다는 점에서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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