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경기 안성시지회 소속 낙원동봉사단 “소중한 문화유산 후손들에게 잘 물려줘야 해”
대한노인회 경기 안성시지회 소속 낙원동봉사단 “소중한 문화유산 후손들에게 잘 물려줘야 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7.11 13:47
  • 호수 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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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경기 안성시지회 소속의 낙원봉사단 단원들이 낙원역사공원 일대 청소를 한 뒤 기념촬영 했다.
대한노인회 경기 안성시지회 소속의 낙원봉사단 단원들이 낙원역사공원 일대 청소를 한 뒤 기념촬영 했다.

석탑, 공적비 등 모아놓은 낙원역사공원 일대 환경정화

노인일자리 끝나는 대로 곧장 봉사 현장에 달려가기도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경기도 안성시 낙원길에 낙원역사공원이 있다. 일제 강점기부터 있었던 공원이다. 공원 앞에 역사가 붙은 이유는 이곳이 단순한 쉼터가 아니라 소중한 문화유산이 많은 장소라서다. 시는 안성 전역에 흩어져 있는 46기의 공덕비, 선정비, 문인석과 석탑, 불상 등을 이곳으로 옮겨놓았다. 

이인좌의 난(1828년) 때 큰 공을 세운 오명항 선생(1673~1728년)의 토적송공비를 비롯해 고려시대의 석불좌상· 삼층석탑 그리고 뾰족한 지붕의 붉은 벽돌 건물(1928년) 등 볼 것이 많다. 안성시민의 휴식과 문화의 공간으로 사랑을 받는 이 역사공원은 늘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바로 대한노인회 경기 안성시지회 소속의 낙원동봉사단(단장 하성산·82) 단원들의 땀과 수고 덕이다. 

이 봉사단은 매달 첫째·셋째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역사공원 일대의 쓰레기를 줍고 유적을 돌본다. 하성산 낙원동봉사단장은 “우리가 어릴 적 뛰놀았던 곳,  마을의 모든 행사가 열렸던 공간을 잘 가꿔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한다”며 “외지에서도 역사공원을 보러 오기 때문에 문화재 보존과 청결에 각별히 신경 쓴다”고 말했다. 

중앙로 골목 안길 청소와 함께 꽃밭도 가꾸고 있다. 봉사단원들은 아파트 입구나 골목 안길에 있는 화단마다 풀을 뽑고 꽃을 심고 물주는 일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다.

이 봉사단은 2020년에 낙원동경로당 회원 20명(남 7명, 여 13명)으로 출발했다. 70대~80대 중반의 단원 중에 90을 바라보는 단원도 봉사 날에는 빠짐없이 참가하고 있다. 

낙원동경로당 회장이기도 한 하 단장은 “회원 38명을 둔 낙원동경로당도 역사가 오래 됐다”며 “송근홍 안성시지회장님에게서 봉사단 창단 제안을 받고 회원들에게 취지를 설명하자 그 자리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바로 봉사단을 조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 단장은 과거 농협에서 오래 근무했다. 20여년 전 대한노인회에 발을 들인 뒤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많은 봉사를 해왔다. 

낙원동봉사단원들의 봉사에 대한 사명감은 남다르다. 단원 중에는 노인일자리를 겸하는 이도 있다. 이들은 일자리에 나가는 날과 봉사 날이 겹쳐도 봉사를 소홀히 하는 일이 거의 없다.

낙원동경로당 총무로 있는 배명월 단원은 “아침 일찍 시작하는 노인일자리에 참여한 뒤 바로 봉사 현장으로 달려가는 단원도 있다”며 “몸이 힘들다고 봉사 활동을 게을리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손근화 낙원동경로당 부회장은 “나이 들었다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보다는  동네에 뭔가 도움이 될만 한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가졌다”며 “봉사하고 온 날은 경로당 분위기도 더 활기가 넘치고 화기애애하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어르신들의 수고에 대해 고마워하고 있다. 한 주민은 “공원 주변에 공공기관, 학교, 음식점 등이 밀집해 있어 조금만 신경을 안 쓰면 쓰레기가 생길 수 있는 곳인데 어르신들이 열심히 청소를 해주신 덕분에 공원이 늘 깔끔하다”고 말했다.

송근홍 경기 안성시지회장은 “무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어르신들을 보면 젊은 층의 인식도 (노인에 대한)바뀔 것”이라며 “안성시의 소중한 문화재 파수꾼으로서 노인회 위상도 함께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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