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냄새 더 심한 ‘액취증’… 영구 제모 시술이 도움
여름에 냄새 더 심한 ‘액취증’… 영구 제모 시술이 도움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7.18 14:18
  • 호수 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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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취증의 증상과 치료
액취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여름이 두렵다. 무더운 날씨에 자연스럽게 땀을 많이 흘리는데, 냄새 때문에 사회생활 등에 지장이 생기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액취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여름이 두렵다. 무더운 날씨에 자연스럽게 땀을 많이 흘리는데, 냄새 때문에 사회생활 등에 지장이 생기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포크린샘 많은 사람에게 발병… 세균이 땀 분해하면서 암내 유발

증상 심하면 아포크린샘 제거 수술… 살균작용 있는 약용비누도 효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기온이 영상 30도 이상으로 올라가는 폭염이 연일 계속되면서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후는 불쾌지수를 높이기도 하는데, 평소 액취증으로 괴로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힘든 시기다. 

학교생활, 사회생활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해 스트레스를 받을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어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민경희 노원을지대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평소 액취증 때문에 고민이라면 숨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적절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균이 땀 분해하는 과정서 암내 유발

우리 몸에는 ‘에크린’과 ‘아포크린’이라는 두 가지 땀샘이 있다. 먼저 전신에 분포하는 에크린샘은 99%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 끈적임이 없고 냄새도 거의 없어 맑고 투명한 땀을 배출하는 게 특징이다. 땀이 많이 나는 질환으로 알려진 다한증이 바로 에크린샘의 과도한 분비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반해 아포크린샘은 에크린샘보다 10배나 크다. 전신에 분포하지 않고 겨드랑이, 귀, 눈꺼풀, 유두, 배꼽, 회음부에 존재하는데 이 중 겨드랑이에 95% 정도가 분포한다. 아포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땀 성분은 단백질, 당질, 지질 등을 포함해 점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며, 이곳에서 분비된 땀이 흰옷을 노랗게 착색시킬 수도 있다.

아포크린샘에서 나온 땀 자체는 냄새가 없다. 하지만 피부에 상주하는 세균이 땀을 분해하면서 지방산과 암모니아를 만들어 액취증의 특징적인 냄새인 ‘암내’를 발생시킨다.

실제로 유독 냄새가 고약한 사람이 있는데, 이들의 대부분은 겨드랑이에 아포크린샘이 많다. 이러한 경향은 인종적인 특성에서도 나타난다. 

아시아인에 비해 백인과 흑인은 냄새가 심한 편인데, 이들은 겨드랑이선(액와선)이 현저하게 발달돼 있다. 반면, 한국인은 전 세계에서 아포크린샘이 가장 적게 분포해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인종적인 특성과 동시에 유전적인 특성도 있다. 액취증은 유전력이 강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데, 부모 중 한 명이 액취증이 있으면 자녀에게도 액취증이 생길 확률이 50% 이상으로 높다. 

◇아포크린샘 파괴하는 영구 제모 도움

액취증은 겨드랑이털이 많을수록 냄새가 심해지기 때문에 제모를 해서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영구 제모 시술을 받으면 모근뿐만 아니라 모근 주위의 아포크린샘까지 파괴할 수 있어 액취증 냄새 치료에 효과적이다. 

이밖에도 이온영동요법, 보톡스 등을 사용해 겨드랑이 땀 분비량을 감소시키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국소적 치료나 보존적 치료는 영구적인 치료 방법은 아니므로 증상이 심하거나 효과가 없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증상 심하면 아포크린샘 제거 수술

수술은 크게 ‘피하절제술’과 ‘지방흡인술’ 등이 있다. 피하절제술은 겨드랑이 주름을 따라 피부를 절개한 후 아포크린샘이 포함된 피하지방층을 잘라내어 땀샘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지방흡인술은 초음파 또는 레이저 지방흡입기를 이용해 0.5cm 정도의 짧은 절개를 통해 피하지방층을 흡입해 아포크린샘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수술로 아포크린샘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으며 수술 후 아포크린샘이 다시 생성될 수 있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보존적인 치료나 국소적인 치료법보다는 훨씬 효과적일 수 있으므로 증상이 심한 액취증은 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단, 사람마다 단위 면적당 정상적인 아포크린샘, 땀샘의 개수가 제각각이고, 진피층의 두께도 다르므로 수술을 고민하고 있다면 개개인에게 맞게 시술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춘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액취증 예방법

비교적 증상이 경미한 액취증은 자주 씻고 땀을 억제하는 약제를 바르거나 살균작용이 있는 약용비누 사용 또는 연고를 바르는 게 도움이 된다. 특히 여름철에는 통풍이 잘되는 면 소재의 옷을 입고 땀에 젖은 옷은 바로 갈아입는 것이 좋다.

겨드랑이에 파우더 등을 뿌려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더불어 과도한 지방섭취는 체취를 강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므로 육류, 달걀, 우유, 버터, 치즈 등 고지방·고칼로리 음식 대신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녹황색 채소와 과일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좋다. 녹황색 채소에 들어있는 비타민 A·E는 세균 저항력을 길러줘 액취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민경희 교수는 “평소 맵거나 짠 향신료를 피하고 담백한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면서 “충분히 산소를 마시고 혈액순환을 돕는 근육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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