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경 전 KBS 아나운서 “나이 든다는 것은 잠재력이 늘고 더 행복해진다는 의미”
신은경 전 KBS 아나운서 “나이 든다는 것은 잠재력이 늘고 더 행복해진다는 의미”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7.25 11:24
  • 호수 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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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성경 낭독… ‘시편’은 총 6시간여, 조회 수 166만회 달할 만큼 인기

교수 생활 마친 후 작년 11월 실버아파트 입주…구내식당 등 편의시설에 만족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잠들 때까지 말씀을 잘 듣고 있습니다.”

본지에 ‘금요칼럼’을 연재하는 신은경(64) 전 차의과학대학 교수가 인기 유튜버로 뜨고 있다. 기독교TV 라디오채널을 통해 ‘신은경 아나운서의 성경 읽는 신 권사’란 제목으로 창세기, 잠언, 요한복음 등을 읽어주고 있는 것. 신 전 교수는 기독교 권사이다.

시편은 낭독 시간만 6시간여나 되고 조회 수가 166만회에 달한다. 위의 말은 신 전 교수의 잠언 낭독에 달린 댓글 중 하나다. 신 교수의 낭랑하면서도 감미로운 음성을 들으며 숙면을 취한다(?)는 얘기다.

신 전 교수는 “하나님이 주신 목소리로 제가 성경 말씀을 녹음하니 너무 기쁘다”며 “나이 들어 눈이 어두워져 성경책을 읽기 힘든 시니어 분들, 젊은 분이나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도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 전 교수는 작년 8월에 교수직에서 퇴임한 이후로 공적인 사회활동은 접었다. 이후로는 강연과 책 쓰기, 성경 강독 등 세 가지 일에 전념한다. 신 교수는 “성경 전문 강사가 돼 지난 2월부터 학생 12명을 데리고 일주일에 한 번 온라인 줌을 통해 성경을 가르친다”며 “공간 제약이 없어서 지방에 있는 분은 물론 해외 나가서도 같이 참여한다”고 말했다.

-성경은 읽어도 이해가 안 간다.

“당연하다. 성경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성경을 관통하는 중요한 맥을 이해해야 한다. 신·구약의 사건들은 실제로 일어난 일들이다. 그 일이 언제,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알게 되면 ‘아 그래서 그랬구나’라고 이해하게 된다.”

-노인에게 종교가 좋은 건가.

“좋다. 너무 좋은 것이다. 성경은 실제로 있는 진리를 가르쳐주고 있다. 예수라는 사람이 이 땅에 왔는데 사람의 형상을 하고 왔지만 하나님의 아들이다. 그가 구원자인 크라이스트이다. 그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고 알려주기 위해서 온 것이다. 그걸 아는 사람은 구원을 받게 되고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된다는 뜻이다.”

-노인이 구원을 받는다는 건 쉽게 말해 천국 가는 건가.

“그렇다.”

-용인의 실버아파트에 입주했다고.

“작년 11월에 들어왔다. 주변이 산이라 공기가 맑고 깨끗하다. 모든 시설이 노인에게 적합하게 돼 있다. 눈비를 맞지 않고서도 지나다니는 통로가 육교까지 나 있고 그 너머의 타운에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있다.”

-노인들만 모여 사는 데는 안 간다는 이도 있는데.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저도 그랬다. 사람이 산다는 게 젊은이들도 섞여서 살아야 하는 건데 보행기에 의지하고 지팡이 짚고 다니는 이들만 보인다면 뭐가 좋겠나. 그렇지만 이렇게 생각했다. 잘난 척 하지 마라. 내가 뭐라고 잘난 척 하나. 그들도 나와 똑같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거고, 누구나 다 나이 들어가는 거 아닌가라고.”

-노인 나이는 몇 살부터가 적당하나.

“65~80세는 장년이고, 80세 이상을 노인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그것도 괜찮다. 일본에선 자기 나이에다 0.7을 곱한 만큼의 나이로 살라는 말이 있다. 이것도 좋다고 본다. 가령 60세면 60에0.7을 곱해 42, 즉 42세의 마음가짐으로 살라는 거다. 80세면 56세로. 건강하다면.”

신은경·박성범 전 의원 부부의 최근 모습. 두 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박 전 의원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신은경·박성범 전 의원 부부의 최근 모습. 두 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박 전 의원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늙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나.

“나이 든다는 것은 병드는 것이 아니라, 잠재력이 늘어나고 더 행복해지는 시기이다. 미국 유명 배우 제인 폰다는 인생을 30년 단위로 나눠 60세부터를 제3막이라고 했다. 그는 이때부터 지나간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해보라고 권한다. 실상 생각해보면 내 잘못이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많은 일들, 사고, 관계의 불편함들, 실패 등이 사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이다. 돌아가 자신을 용서하라고 위로의 말을 건넨다. 즉,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현실과 어떤 관계인가’보다 그 관계에 대한 ‘태도’라는 얘기다. 

-나이 들어 멋지게 살아가는 법은.

“60이 넘으면 남 걱정할 나이가 아니다. 남 시선 의식하지 않아도 되고 하기 싫은 거 안 해도 되고 좋아하는 것만 해도 되는 나이이다. 자식도 손에서 놔줄 때가 됐고 나만 잘하면 된다. 그렇다고 나만 잘 먹고 잘살겠다는 말이 아니다. 은퇴했으니 연금 받아 놀러 다니고 맛있는 거 사먹자는 얘기가 결코 아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건 의미가 있다. 뭔가를 하고 살라는 뜻이다.뭐라도 해서 자기가 좀 쓸모 있는 사람이 되자는 거다. 의사면 어디 가서 의료 컨설팅을 해주거나 법조인이라면 법률상담 등의 봉사를 한다면 좋지 않겠나.”

-과거 정치인의 아내로서 선거를 도왔고, 실제로 남편(박성범, 15·17대 국회의원 역임)을 대신해 출마 경험도 있다. 김건희 여사를 어떻게 보나.

“그 부분은 노 코멘트. 다만 사모님(김건희)이 ‘좋은 엄마’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대통령이 국부인 거처럼 대통령 부인은 국모이다. 호칭을 이렇게 하자, 누구를 데리고 다닌다, 외부활동을 하라, 하지 말라 등과 같은 것들은 지엽적인 문제이다. 그 분이 아무 일 하지 않아도, 우리가 마음으로 의지할 수 있는 그런 분, 그리고 국민들이 사랑받고,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실 수 있는 분이면 좋겠다.”

 -아나운서 시절 재밌는 에피소드라면.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은 없고, 10여년 뉴스를 진행했기 때문에 다른 프로그램에서 얻을 수 없는 신뢰감이 저에게 주어진 게 너무 감사하다. 최근 포항의 언론사 CEO 과정, 안동 시청, 교회 등지에서 강연을 할 기회가 있었다. 제가 모르는 사람 앞에 가서 내가 누구이고 그런 것을 설명하는 게 힘들지 않나. 아무개 이름 석 자만 보고 찾아와서 반겨주고 또 내가 무슨 말을 하던지 간에 친밀감 있게 반응해주는 것을 보면 너무나 고맙다.”

-1000만 노인에 100세 시대이다. 노인의 사회적 역할은.

“이렇게 사장 시켜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가에서)노인복지 위해 노력하지만 인력이 필요하다면 어떤 방향으로든 쓰임이 되길 바란다.”

-하나님 외 오늘의 신은경을 키운 것은.

“50세 즈음에 하프타임이란 개념의 세미나를 들은 적이 있다. 인생도 축구처럼 전반전과 후반전이 있다는 것이다. 하프타임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그럼 나의 후반전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라고. 거기서 얻은 결론을 가지고 자신의 인생 사명 선언을 한다. 전반에 있었던, 나에게 좋았던 시절의 모든 것들-전 국민이 알아보는 뉴스 앵커, 외국 유학-이 내가 잘 나서 한 게 아니라 후반을 위해 그런 시간을 갖게 해준 것이란 걸 깨달았다. 내 인생 후반기에 가장 중요한 3가지는 성경 강독과 책 쓰는 일, 외부 강연이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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