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르 떨며 박동 불규칙한 ‘심방세동’… 뇌졸중 위험
바르르 떨며 박동 불규칙한 ‘심방세동’… 뇌졸중 위험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7.25 15:43
  • 호수 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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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방세동의 증상과 치료

불규칙한 심장 박동은 혈전 발생시켜…  ‘노화 혈관’이 가장 큰 원인

초기엔 약물로도 효과… 고주파 이용한 ‘도자 절제술’ 치료 많이 시행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우리 몸의 곳곳에 혈액을 공급하도록 펌프질을 하는 심장은 일정한 속도로 박동을 한다. 평상시 쉬고 있을 때에는 1분에 50~80회 가량 맥박이 뛰고, 긴장하거나 운동을 할 때에는 150~180회까지도 박동을 한다. 

이런 심장 박동수가 과다하게 변하거나 불규칙해지는 현상을 통틀어서 ‘부정맥’이라고 한다. 이 부정맥 중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것은 심방세동이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노화가 주요 원인으로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심방세동 진료인원은 2016년 18만954명에서 2020년 24만4896명으로 35.3%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70대가 32.8%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26.4%), 80세 이상(23.6%) 순으로 60대 이상 환자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이한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심방세동 유병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심방세동을 포함한 부정맥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때는 심장내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심방세동 환자의 심전도는 정상인의 심전도에 비해 심방이 규칙적으로 뛰지 않고 미세하고 불규칙적으로 뛰는 모습을 보인다.
심방세동 환자의 심전도는 정상인의 심전도에 비해 심방이 규칙적으로 뛰지 않고 미세하고 불규칙적으로 뛰는 모습을 보인다.

◇심방세동의 원인

심장은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스스로 전기신호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다. 이러한 전기 신호는 심장근육 세포를 자극하면서 수축과 이완을 반복시켜 심장을 박동, 혈액순환이 이뤄지게 한다. 

사람의 심장은 위쪽에 2개의 심방, 아래에 2개의 심실로 이뤄져 있으며, 심방은 혈액을 모아 심실로 펌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가 심방 내로 들어오거나, 심방 자체에서 무질서한 전기 신호가 발생하면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불규칙하게 떠는 상태가 되는데 이를 심방세동이라 한다. 

이러한 무질서한 전기 신호들의 일부는 심실로 전도돼 결과적으로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만들어 내게 된다. 심방세동의 가장 큰 원인은 ‘노화 혈관’으로, 탄력을 잃은 심방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제대로 못해 발생한다. 또한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판막질환, 심부전 등의 다양한 심장질환이 심방세동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한철 교수는 “가족력, 당뇨, 갑상선 항진증, 음주, 과체중, 수면무호흡증, 만성 폐질환 등 많은 위험 인자들도 심방세동의 발생과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심방세동의 증상

심방세동의 대표적인 증상은 불규칙한 심장 박동 등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심장의 박동을 크게 느끼는 것이다. 정상인은 심장에서 심방과 심실이 교대로 수축해 혈액을 뿜어내며 1분에 60~100회 정도 박동한다. 이와 달리 심방세동 환자의 심방은 가늘고 불규칙하게 뛰면서 400~600회 정도 빈맥을 만들고 이로 인해 심실까지 불규칙하게 뛴다.

문제는 이러한 불규칙한 심장박동으로 인해 ‘혈전’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비정상적으로 뛰는 심방 안에 피가 고이면서 혈전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혈류를 타고 몸 전체를 돌다가 특정 부위를 막으면 뇌졸중, 심근경색 같은 치명적인 질병으로 이어진다.

또한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하거나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비효율적인 수축으로 인해 심박출량이 떨어지면서 피로감, 어지럼증, 운동능력의 감소,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심방세동의 치료

심방세동은 초기에 잘 억제하면 안정된 상태로 오랫동안 지낼 수 있다. 하지만 방치하고 놔두면 점점 더 자주, 긴 시간 동안 지속되다가, 가끔 발생하는 형태가 아닌 종일 지속되는 형태로 변하게 된다. 증상을 느끼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하는 이유다. 

일단 심방세동 진단을 받게 되면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반드시 적절한 항응고 치료를 해야한다. 치료는 대표적으로 약을 이용한 방법, 전기적 율동전환술(일시적 전기충격 요법), 시술적 치료 방법 등이 있다. 

약물치료만으로 정상 맥박으로 회귀시키는 것이 어려운 경우에는 시술적인 치료 방법인 고주파 에너지를 이용한 ‘도자 절제술’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고주파 도자 절제술이란 고주파가 발생하는 긴 도자를 심장에 삽입해 부정맥의 발생 부위를 지져서 없애는 시술이다.

가슴을 열지 않고 양쪽 사타구니 부위에 몇 개의 구멍을 뚫어 전극 도자들을 심장 안에 넣는 시술로, 관을 삽입하는 다리 정맥 부위에 부분 마취해 시술한다. 통증과 위험성은 적은 편으로 시술 다음 날 퇴원이 가능하다.

이 교수는 “최근에는 냉동 풍선을 이용한 절제술이 국내에 도입되어 여러 기관에서 시행되고 있다”며 “심방세동을 포함한 부정맥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때는 심장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정확히 진단을 내리고 적절한 치료 및 통합적인 관리를 통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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