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창현 대한노인회 전북 익산시지회장 “새 회관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어르신들 행복한 노후 기대”
류창현 대한노인회 전북 익산시지회장 “새 회관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어르신들 행복한 노후 기대”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8.08 10:20
  • 호수 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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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억원 들여 2년 뒤 완공하는 지회 회관… “익산시장, 시 의원에 감사”  

노인일자리, 회원 확보와 연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1420명 참여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어르신들 어떻게 하면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드릴까, 그런 생각들로 가득하다.”

지난 8월 2일, 류창현(74) 대한노인회 전북 익산시지회장은 틈틈이 메모해놓은 다이어리를 보여주며 이같이 말했다. 두툼한 다이어리에는 장기, 바둑 등 새 지회 회관에서 새롭게 시작할 각종 프로그램이 적혀 있었다. 

류 지회장은 “새 지회회관에서 기존에 장소 등의 문제로 불가능했던 각종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펼칠 계획”이라며 “오는 9월에 설계공모를 거쳐 내년 4월 안으로 설계를 마치고 바로 공사에 착수해 2024년에 완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자해지의 의미에서 제 손으로 시작한 회관 건립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경로당 회장님들께서 도와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인 접근성이 좋은 교통 요지(어양동)에 들어서는 새 회관은 연면적 1122㎡(340여평)의 지하 1층, 지상 4층 콘크리트 건물이다.  

1995년 이리시와 익산군이 통합해 도농복합도시로 태어난 익산시 전체 인구는 28만6000여명, 노인인구는 6만여명이다. 익산시지회에는 29개 읍·면 분회, 600여개 경로당, 회원 2만2000여명이 있다. 류 지회장은 2019년 4월에 취임했다. 군산대학 교육대학원을 나와 40여년 교단에 섰다. 교장 퇴임 후 대한노인회 익산시지회 사무국장, 노인대학장을 지냈다.

-새 지회회관 건축비는 어떻게 조달했는지.

“지난 6·1지방선거에서 당선돼 3선을 달성한 정헌율 익산 시장님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43억원의 예산 중 한병도 국회의원께서 11억원을 지원해주었고, 도에서도 협조를 받는다. 이 자리를 빌어 시의원들께도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익산 시장이 노인회에 협조적인가 보다.

“맞다. 어르신을 받들기를 부모님 모시듯 한다. 신년 초하루 다음날 꼭 노인회를 방문해 지회 임원들과 새해 덕담을 나누곤 한다. 어느 해인가는 세배도 하셨다. 분회장 활동비(월 5만원)도 챙겨주시고, 노인회 일이라면 다른 일 제쳐놓고 먼저 해결해 주신다.”

-경로당 수가 많아 경로당 회장 활동비까지는 힘들 것 같은데.

“그래도 협조 요청은 해볼 요량이다. 적은 액수일지라도 우선 시작을 해야 뒤에 단계적 인상도 가능하지 않겠나. 분회장 활동비도 올려달라고 제안할 생각이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대체로 잘 돼 있다. 현재 조건이 맞지 않아 등록을 못하고 있는 미등록경로당이 80여개가 있다. 심지어 컨테이너를 경로당으로 쓰고 있는 곳도 있는데 그런 데는 제약 때문에 에어컨도 없이 겨우 선풍기로 무더위를 견디고 있다. 마침 초선의 시의원이 의회에서 그런 열악한 시설부터 먼저 지원하자는 발언을 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노인일자리를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올해는 (노인일자리에)1420명이 참여한다. 노인일자리에 역량을 집중해 2019년 공익형 우수기관 수상을 비롯해 2020년에 노인일자리사업 수행기관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류창현 익산시지회장(앞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류 지회장 오른편이 김영석 사무국장.
류창현 익산시지회장(앞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류 지회장 오른편이 김영석 사무국장.

인터뷰 자리에 배석한 김영석 사무국장은 “일자리는 주로 노노케어, 에코플러스(분리수거), 장애인주차도우미, 마을보안관, 읍면동환경정비사업, 경로당 관리 등”이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노인일자리가 많지 않았을 텐데.

“제가 여기 사무국장으로 왔을 당시(2011년)만해도 노인일자리는 30명에 불과했다. 노인일자리에 대한 개념조차 없을 때여서 국가가 사업을 해보라고 해도 중앙회나 연합회에서 관심을 갖지 않았다. 사업을 담당할 인력도, 인식도 부족했던 것이다.”

-어떻게 노인일자리를 늘렸나.

“회원 확보와 병행했다. 초창기에는 노인이 돈 받고 일한다는 사실을 창피하게 여기는 풍조가 있어 참여율이 저조했다. 화투만 치면서 시간 보내는 것보다는 몸을 움직이면 건강해지고 밖에 나가서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정보도 얻고 그러면 좋지 않겠는가, 라고 설득했다. 노인일자리가 늘면서 회원도 함께 늘었다.”

김영석 사무국장은 “처음 제가 지회 센터장으로 왔을 때 지회장님이 사무국장으로 계셨고, 경로당 수가 352개에 불과했다”며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지금은 경로당 수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노인재능나눔사업도 큰 성과를 냈다.

“경로당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쌈짓돈으로 노인지원재단 기금을 마련해 시작한 사업 초기에 시범지회로 참여했다. 한창 때는 1150명이 참여할 정도로 열의를 갖고 사업 수행을 했다. 노인회의 대표적인 사업이 중단된 게 참으로 안타깝다.”   

-‘어린이효백일장대회’도 크게 했는데.

“시장께서 익산시를 효문화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계셨고, 저 역시 교육자로서 인성교육에 관심이 많아 교육청과 노인회가 협의해 매년 행사를 개최했다. 대상(익산시장상), 최우수상(익산시교육장상), 우수상(익산시지회장상) 등 12명에게 상장과 부상을 수여하는 등 호응이 무척 좋았다. 코로나로 중단됐지만 올해는 다시 개최하려고 한다. 다만 글 쓰는 걸 어려워하는 요즘 아이들의 사정을 감안해 부모님 얼굴, 태극기, 무궁화 등을 그려보는 식으로 해볼까 한다.” 

-교사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일은.

“젊었을 적에 체육교사로 있으며 아이들에게 수영·육상·유도를 지도하느라 매일 늦은 시각까지 학교에 남아야 했다. 우리 선수들이 전국소년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내자 ‘류창현 선생 나왔다하면 게임 끝났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웃음),”

2009년 2월 16일 익산신문에 ‘류창현 교장을 다른 학교로 발령 내지 말아 달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기도 했다. 당시 폐교 위기에 처한 농촌학교를 살릴 수 있는 인물이 류 교장뿐이라며 교감, 학부모, 졸업생 등이 교육청에 탄원했다는 내용의 기사다. 학교의 존폐가 류 교장 한 사람에게 달렸을 정도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던 당시의 일화이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교장 퇴임 후 어르신들 대상으로 한글을 가르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전임 지회장의 권유로 지회 사무국장으로 들어와 4년여 봉사하다 정년을 맞았다. 그 뒤 노인대학장을 거쳐 노인회에 더 봉사하자는 일념에서 지회장 선거에 도전했다.”

류창현 익산시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중앙회에 건의할 사항’을 묻자 “중앙회에서 요구하는 것은 많고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지회가 알아서 하라고만 하지 말고 보건복지부와 긴밀히 협조해 현실적으로 지회에 도움이 돼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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