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현 대한노인회 대구 달성군지회장 “노인에겐 건강이 최고…경로당에 나와 어울려야 건강해져”
윤영현 대한노인회 대구 달성군지회장 “노인에겐 건강이 최고…경로당에 나와 어울려야 건강해져”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8.16 09:45
  • 호수 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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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로 배지 구입해 전 경로당 회장들에 달아줘…소속감·자긍심 높여 

경로당서 ‘칼림바’ 배우는 취미교실 개시… 호응도 높아 내년에 확대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칼림바’를 아시는가.”

윤영현(77) 대한노인회 대구 달성군지회장은 아프리카 악기 ‘칼림바’를 소개하면서 “요즘 경로당에서 이 악기를 배우는 어르신들의 열기가 대단하다”며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취미교실에 대한 호응이 좋아 내년에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에 취임한 윤 지회장이 가장 먼저 한 사업 중 하나가 악기 연주이다. 칼림바는 서로 다른 길이의 가늘고 얇은 쇠판(떨림판)을 나무판에 고정해 손가락으로 튕겨서 소리를 내는 체명악기(體鳴樂器)이다. 대중에 많이 알려진 악기는 아니지만 한 번 접해본 이들은 그 영롱하고 아름다운 음색에 푹 빠진다고 한다.

윤 지회장은 또 사비로 대한노인회 배지를 구입해 경로당 회장들에게 손수 달아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8월 초, 대구 달성군 옥포읍 비슬로에 위치한 달성군지회에서 윤 지회장을 만나 노인회 운영 철학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윤 지회장은 다사읍 새마을협의회 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정책자문위원, 다사읍 농협장(4선)을 지냈다. 현재 달성군 새마을협의회 상임고문, 달성군 파크골프협회장으로 있다. 대한노인회 다사읍분회장을 거쳐 지난 3월에 있은 달성군지회장 선거에서 현 지회장을 물리쳐 주목을 받기도 했다. 농수산부장관 표창, 내무부장관 표창, 국무총리 표창, 대통령 산업포장 등 수상 경력이 화려하다.

달성군민은 26만9000여명, 노인인구는 3만5000여명이다. 달성군지회에는 9개 읍·면 분회, 328개 경로당, 회원 1만3000여명이 있다. 

-노인이 악기를 배우면 좋은가.

“건강하지 못하면 놀지도 못한다. 경로당에 나와 어울리는 가운데 호흡을 맞춰 연주를 하면 첫째 건강이 좋아진다. ‘칼림바’라는 악기는 크기가 작아 휴대하기 좋고, 손가락을 움직이며 연주하기 때문에 치매 같은 뇌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노인에겐 딱 맞는 악기인 것 같다. 18개 경로당마다 15명의 어르신들이 강사로부터 동요나 생일 축하곡 같이 쉬운 곡들을 배우고 있다.”

-대한노인회 배지도 사비로 구입해 달아준다고.

“우리 분회장님들은 배지를 달고 있는데 경로당 회장님들 가슴에는 배지가 안보이더라. 대한노인회 회원이라면 노인회를 상징하는 배지를 달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서울에 있는 제작업체를 통해 500개를 구입했다. 신·재임 경로당 회장 등록증 전달식 때나 노인대학 입·수료식에서 달아주려고 한다. 배지를 볼 때마다 노인회에 대한 소속감, 자긍심과 함께 봉사와 책임감을 갖게 된다.”

-신임 달성군수의 첫 일정이 노인회 방문이었다.

“지난 7월 5일, 달성군수께서 지회를 방문해 지회 회장단과 환담의 시간을 가졌다. 심성이 고운데다 뭐든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분으로, 노인회 일이라면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해 지원해주시겠다고 하셨다.”

윤영현 대구 달성군지회장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오른쪽부터 이상호 사무국장, 윤 지회장, 정병표 노인대학장.
윤영현 대구 달성군지회장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오른쪽부터 이상호 사무국장, 윤 지회장, 정병표 노인대학장.

전국 최연소 지방자치단체장 당선의 이력을 지닌 최재훈 군수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보좌관을 지냈다. 최 군수도 능력과 열정 면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그의 부친(최경태) 역시 지역에서 존경 받는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아들 이름을 따온 ‘재훈장학재단’을 설립해 17년째 운영 중이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TV·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비롯해 안마의자, 안마매트, CCTV 같은 비품 보급이 잘 돼 있다. 낡거나 고장 난 부분에 대한 교체가 잘 이뤄지고 있고, 소독·방역도 잘 되고 있다.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면서 시설 좋은 아파트경로당도 따라서 많이 설립되고 있다.”

-공약 중에 냉·난방비의 전용(轉用)을 약속했다. 잘 될까.

“쓰다 남은 냉·난방비 액수가 얼마 되지 않는다. 경로당 운영비로 돌리면 정산도 간편하고 경로당 운영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 이 문제는 법이 먼저 통과돼야 해 지역 국회의원에게 노인들 복지증진 차원에서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초에 ‘백세시대’가 주관한 ‘나와 경로당 이야기’ 공모전에서 1등상을 받기도 했다.

“취임 직후 경로당 회장님(남해오네뜨경로당)에게 상을 전달한 일이 있다. 경로당에 정을 붙이는 과정을 서정적으로 묘사한 작품이 아니었던가. ‘백세시대’ 신문이 경로당 발전에 도움이 많이 되는 매체란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젊은 시절 가장 오래한 일은.

“서울에서 실업팀 배구선수로 뛰다가 그만두고 30대 후반에 고향(다사읍)에 내려와 새마을사업을 오래 했다. 당시 농촌은 너무 살기 힘들었다. 비가 많이 오면 수확을 앞둔 벼들이 다 쓰러지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제방과 수리시설에 전념했다. 한번은 제방을 쌓던 중 예산 부족으로 중단된 적이 있었다. 갑자기 홍수가 나 제방이 무너질 지경에 처했을 때 사람이 포대를 지어 나르는 등 인력으로 제방을 쌓은 적도 있다.”

-대통령 포장도 받았는데.

“다사읍 농협장을 4번 하면서 RPC(쌀 도정공장)를 설립해 농민들에게 큰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했다. 설립 과정에 많은 예산이 필요한데다 타 기관들의 방해 압력이 심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것을 극복하면서 두 곳에 공장을 설립해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특히 그때까지만 해도 없었던 소포장(4·10·20kg) 단위를 개발, 농산물 유통 분야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공을 인정받아 상을 받았다”

-달성군지회장 선거에서 현 지회장을 눌러 화제가 됐다.

“경로당 회장님 얼굴이라도 뵙고 인사라도 해야 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그러지 못했다. 전화나 문자 메시지만으로 선거운동을 하면서 답답함을 느꼈다. 제가 당선된 것은 취임사에서도 밝혔듯이 ‘노인회의 근간은 경로당이고, 경로당이 즐거워야 노인회가 발전한다’라는 공약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제 임기동안 경로당 활성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선거를 많이 치렀다. 당선의 비결이라면.

“평소에 얼마나 정직하게 살았는가가 관건이다.”

윤영현 달성군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농사짓는 건 그리 어렵지 않지만 수확물을 위생적으로 깨끗이 씻어서 포장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며 “몇 군데 마을을 선정해 젊은 사람들은 소채류농사를 하고, 농산물을 노인들이 세척·포장해 학교 단체급식에 제공함으로써 노인들이 소득의 일부를 가져가게 하는 사업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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