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불법유통으로 몸살 앓는 웹소설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불법유통으로 몸살 앓는 웹소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8.22 11:12
  • 호수 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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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 기자] 얼마 전 일이다. 웹소설을 쓰고 있는 지인이 본래 직업과 병행해 수개월간 밤잠을 설치며 쓴 소설이 불법 유통되고 있다며 분개했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불법으로 유통하는 일당을 잡아들이는 건 쉽지 않았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비용과 시간, 그리고 정신까지 빼앗겨서 결국 대응을 포기했다.

현재 국내 웹소설은 영화, 드라마, 음악, 웹툰 등과 버금가는 K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웹툰, 드라마 등 2차 창작물로의 변용에 있어 비용 부담과 리스크가 적어 황금알을 낳아줄 원천 지식재산(IP)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김비서는 왜그럴까’,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옷소매 붉은 끝동’, ‘재벌집 막내아들’, ‘사내맞선’, ‘미남당’ 등…. 인기리에 이미 방송했거나, 방송예정인 드라마들이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웹소설이 돈이 된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필자의 지인처럼 많은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도 컴퓨터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웹소설 플랫폼에서는 주기적으로 공모를 진행하는데 회사원 뿐만 아니라 의사, 프로그래머, 드라마와 시나리오 작가직과 공무원, 대학생, 고시생 등 다양한 직업군이 공모전에 참여하고 있을 정도다.

물론 모두 다 ‘대박’이 나는 것은 아니다. 지인의 전언에 따르면 상당수 작품이 ‘치킨값’을 겨우 건지는 수준에 그친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으면 작품 별로 수천만원의 인세는 건질 수 있다고 한다. 취미와 부업을 연결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면 나쁘지 않은 액수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 웹소설계의 최대 적은 앞서 밝혔듯 불법유통이다.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이어 네이버웹툰도 국내 최대 웹소설 불법유통 웹사이트인 ‘북○○’ 운영진을 고소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7월 29일, 네이버웹툰은 8월 17일 각각 ‘북00’ 운영진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북○○’은 국내 최대 웹소설 불법유통 사이트로, 유료 웹소설을 내려받은 뒤 무단으로 게재하는 방식으로 광고 수익금을 취득해 저작권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간 웹툰 불법유통이 업계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지만, 최근 들어 원천 IP로 주목받는 웹소설 불법유통 역시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콘텐츠 데이터베이스 기업 코니스트에 따르면 ‘북○○’은 올해 6월 말 또는 7월 초부터 운영을 시작했고, 최소 700∼1000편 이상의 작품을 게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K콘텐츠로 주목받는 웹소설이 보다 성장하기 위해선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범죄자’가 가져가는 구조를 국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바로잡아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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