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대한노인회 경기 의왕시지회장 “노인 교통안전지대 ‘실버존’ 설치…교통지도 일자리 창출로 연결”
이종훈 대한노인회 경기 의왕시지회장 “노인 교통안전지대 ‘실버존’ 설치…교통지도 일자리 창출로 연결”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8.29 10:30
  • 호수 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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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회계교육· 회장 활동비 인상 및 생일파티 등 다양한 성과

노인전용목욕탕 등 노인복지 기반 조성한 3선 의왕시장께 감사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대한노인회 경기 의왕시지회(지회장 이종훈) 사무실 외벽에 걸린 지회 활동 현황판에 눈길을 끄는 사진이 부착돼 있다. ‘회장님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큰 제목 아래 각 분회에서 열린 정겨운 생일파티 장면이다. 

경로당 회장들이 생일 축하 플래카드 아래서 촛불을 켜고 함께 케이크를 자르고, 한 사람씩 지회장으로부터 생일선물을 전달 받는 행복한 모습이 보인다. 이 색다른 행사는 이종훈 의왕시지회장(77)이 오고부터 시작된 노인공경의 일환이다.

이종훈 지회장은 “핵가족과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가족으로부터 생일상을 받지 못하는 노인들을 위해 조촐하게나마 생일파티를 해드리고 있다”며 “이를 자녀가 알게 되면 부모 생일을 기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일파티 예산은 지회장의 업무추진비로 충당해 더욱 뜻 깊은 행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8월 말, 경기도 의왕시 문화공원로 아름채복지관 2층에 위치한 의왕시지회에서 이 지회장을 만나 창의적이자 혁신적인 지회 운영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의왕시 인구는 16만1300여명, 노인인구는 2만3000여명이다. 의왕시지회에는 6개 분회, 107개 경로당, 회원 4000여명이 있다. 이 지회장은 경로당 회장, 노인대학장을 거쳐 지난 2021년 3월에 취임했다. 40여년 교단을 지키다 교장으로 퇴임했다. 이후 의왕문화원장, 성결대 학교법인 이사 등을 지냈다. 훈장, 국무총리 포상, 교육부장관 표창 등 수상경력이 화려하다. ‘어린이와 40년 행복했습니다’·‘덕장초등학교 60년사’·‘의왕문화원 10년사’ 등 다수의 저서를 갖고 있다.

-취임 1년 6개월이다. 노인 회장 해보니 어떠신가.

“일을 안 하면 한없이 편한 자리이지만 일을 하면 또 많고 바쁜 자리이다.”

-그간의 사업성과라면.

“노인회 일이란 노인 강령 그대로 복지증진과 인권신장, 건강증진으로 압축된다. 경로당 회장님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회계 정산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시공사와 자원봉사센터 그리고 지회가 협약을 맺고 회계 지도를  하고 있다.”

-어떤 식으로 경로당을 돕는지.

“전방위로 (회계 지도에)투입된다. 스스로 회계 업무가 어려운 경로당을 대상으로 두 기관에서 한 달에 두 번 나가 회계 지도를 해주고, 회계를 잘 아는 경로당 회원 7명이 노인일자리로 참여하고 있다. 지회 경로부장도 경로당을 순회하며 회계를 돕고, 지회에서도 경로당 회장, 사무장을 대상으로 일년에 한 차례 회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회계 정산의 개선점이라면.

“경로당에선 정산의 간편화를 요구한다. 수입·지출결의서 작성, 항목별 영수증 첨부…등 번거로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 장에 날짜 별 영수증만 첨부하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노인이 나라 돈을 허투루 쓸 리가 있겠는가.”

이종훈 경기 의왕시지회장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 지회장 오른편이 방호엽 사무국장
이종훈 경기 의왕시지회장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이 지회장 오른편이 방호엽 사무국장

이 지회장은 경로당 운영비와 관련해서도 “회원 수에 따른 운영비 지원 체계를 종전의 2단계에서 3단계로 세분함으로써 운영비 부족 얘기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선거공약으로 경로당 회장 활동비 인상을 약속했다.

“우리는 경로당 회장 활동비로 8만원을 지급해오고 있다. 5만원은 시 예산으로, 3만원은 지회가 후원을 받아 지원하는 것이다. 이번에 김성제 의왕시장께서 활동비를 10만원으로 인상해주시기로 약속해 무척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공공일자리 때문에 활동비를 받지 못한 회장님들도 (활동비를)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시에서 노인회를 적극 지원하는가 보다.

“시장께서 복지관에 노인전용목욕탕도 만들고, 경로당에 안마의자도 보급하고 경로당 회장 활동비도 지원하는 등 의왕시 노인복지의 기반을 조성했다. 평소 노인복지에 기여하였으므로 앞으로도 노인회에 많은 도움을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최근에 설립되는 아파트경로당은 넓고 잘 돼 있다. 시의 경로당 현대화사업(연 1억4000만원)지원으로 한궁, 안마의자, 소파 등 편의시설을 갖췄다. 누수·누전, 낡은 벽지 등 낙후된 곳도 바로 교체해준다.”

-경기도는 1사1경로당 사업이 많이 알려져 있는데.

“우리는 그 사업의 운영을 조금 달리했다. 협약만 맺어놓고 이후로 경로당에 크게 도움이 안 되는 사례가 많아 실제로 오래전부터 도움을 많이 주는 단체와 협약을 맺는 것으로 선회했다. 예를 들어 아파트경로당의 경우 관리사무소와 협약을 맺고 감사패를 증정함으로써 그간의 도움에 대해 감사의 마음도 전하고 향후 더 많은 지원을 기대하자는 뜻에서다. 입주자대표가 관리사무소 벽에 걸린 감사패를 보고 감동 받을 수도 있을 테니까(웃음).”

-노인일자리 사업도 활성화됐다. 

“올해 공공일자리에 320명이 참여하고, 민간취업은 7월 현재 306명으로 이미 목표량을 초과 했다. 구상 중인 사업도 있다. 복지관 주변에 노인 교통안전구역인 ‘실버존’을 만들고, 거기서 노인이 깃발 들고 교통지도를 한다면 노인일자리 창출도 되지 않겠나, 그런 취지로 일자리 공모에 참여하려 한다.” 

-의왕시는 최근에 고령친화도시인증을 받았다. 어떤 변화가 생기나.

“지회 가까이에 짓고 있는 2층짜리 복지관 별관으로 우리가 10월경 입주할  예정이다. 거기에는 널찍한 사무실과 커다란 강당에 노인대학장실도 있고, 지하에 노인전용목욕탕도 들어선다. 오전동에 노인전용놀이터를 만들었고, 노인이 안전하게 걷을 수 있도록 도로도 바꿀 예정이다.” 

-40년 교직에 봉사했다. 기억 남는 일은.

“2000년 초 의왕초 교장 시절, 주5일제 교육과정 운영 연구학교 공모에 당선된 일이 있다. 그 후 교육부 연구학교로 선정돼 전국의 교장, 장학사 등 많은 관계자들 앞에서 연구결과를 선보인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일본·싱가포르·대만 등 주5일제를 앞서 실시하는 학교를 방문했을 때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질문해 개인적으로 자료를 많이 확보해놓은 덕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일로 ‘창의’란 오랜 시간의 준비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이종훈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독거노인이 집안에서 갑작스런 사고를 당했을 경우 아무도 그 사실을 몰라 아까운 목숨을 잃는 경우가 종종 있어 안타깝다”며 “구조의 골든타임을 위해 소방서, 경찰서 등에 비상벨 설치 같은 시스템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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