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자락에서

무르익어 가는 것은
오곡백과 뿐만 아니다
계절도 무르익고 세월도 익어간다.
그래도 가는세월이
내 마음 베어가지 못하니
마음밭 옥죄는 삼복, 장마, 홍수들
무더위 끝자락에 안녕을 고하자.
공허의 허전함
나무랄 수 없는 세상 투정
어디에 하소연할 곳도 없는데
그래, 우리들의 애잔한 삶
깊게 옹이 박힌 힘겨운 기억들
다시 꿈틀대는 코로나
훌훌 털어내고 깊이 잠재우자.
[백세시대=관리자] 현기증 여백 속 애증(愛憎)이
붉은 마음의 강을 건너
긴 시름 눈 흘기며 가는 너에게
희노애락 손을 흔들며 보내고
이제 너울너울 춤추며 오는
넉넉한 가을을
우리 모두 환희로 보듬고 함박 웃음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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