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내몸의 병을 알자 37] 암보다 더 두려운 질환, ‘알츠하이머’
[백세시대 / 내몸의 병을 알자 37] 암보다 더 두려운 질환, ‘알츠하이머’
  • 박기정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
  • 승인 2022.09.02 14:14
  • 호수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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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정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
박기정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

나이가 들수록 건강 걱정에 여념이 없다. ‘암’ 이외에도 스스로 정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만드는 신경 퇴행성 뇌 질환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 대표적으로 ‘치매’가 있다.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 주변 사람들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며 경제적·심적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 언어, 판단력 등의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하여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진행에 따라 치매 환자는 폐렴, 요로감염, 욕창성 궤양 등의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 등 치매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0세 이상 노인 인구 1257만 명 중 추정 치매 환자는 91만명, 추정 치매 유병률은 7.24%에 달한다. 성별 구성비율은 남성 40%, 여성 60%로 여성 환자가 더 많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60~64세 2.7%, 65~69세 4.4%, 70~74세 8.8%, 75~79세 20.7%, 80~84세 26.7%, 85세 이상이 36.6%를 차지한다. 

치매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발생 빈도는 높아진다.  다양한 발병 원인이 있겠지만, 알츠하이머병은 74%를 차지할 만큼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에 대해 여러 가설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하지 않다. 아밀로이드 혹은 비정상적인 타우 단백질이 뇌 속에 쌓여 신경세포들이 손상되고 뇌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위험 요인은 머리 손상, 우울증, 저학력 이외에도 최근에는 유전적인 요인과 혈관 위험인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초기 증상은 사소한 기억력 감퇴다. 최근 기억이 저하되고 새로운 이름을 익히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은 더욱 악화되고 사고력, 이해력, 계산능력 등 인지 기능에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혼자서는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익숙하게 사용하던 도구를 잘 사용하지 못하고, 성격의 변화나 이상 행동이 관찰되기도 한다. 뇌세포 손상이 비교적 적은 초기에는 건망증과 증상이 유사해 다수의 환자들은 무심코 넘기기도 하는데, 특정 힌트를 제시하면 기억을 해내는지 여부로 건망증과 치매를 구별할 수 있다.

단순 건망증은 뇌에 각종 정보들이 입력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단서가 주어지면 다시 기억해낼 수 있다. 

반면, 치매는 뇌에 정보 입력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힌트가 제시되더라도 지난 일들을 회상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단, 인지 저하 상태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기억성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약 10~15%가 매년 알츠하이머병 치매로 발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치매의 증상 및 종류는 다양하며 현재까지 명확한 발생기전도 규명되지 않았다. 약물·비약물 요법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을 뿐, 완치는 어렵다. 상태에 따라 신경인지 기능활성제인 콜린성약제, NMDA 수용체 차단제 등을 사용하거나 작업 요법, 인지 기능 강화 요법을 통해 치매의 진행을 억제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조절, 더 나아가 혈관 위험인자를 적극 관리하는 노력을 통해 치매를 사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두뇌 회전을 많이 할 수 있는 놀이나 독서도 권장한다. 

책과 신문을 읽거나 글을 쓰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술과 담배는 인지 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치니 삼가야 하며 수면 부족은 기억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니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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