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발생 적은 음식이 ‘과민성대장증후군’에 도움
가스 발생 적은 음식이 ‘과민성대장증후군’에 도움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9.02 15:54
  • 호수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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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대장증후군의 증상과 치료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생기면 복통과 설사가 지속적으로 반복돼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사진=게티이미뱅크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생기면 복통과 설사가 지속적으로 반복돼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시도 때도 없이 복통과 함께 설사나 변비, 복부팽만감 나타나면 의심

스트레스 등 정신적 문제도 원인… 식이 조절하며 꾸준히 약물 치료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김호연(63) 씨는 얼마 전부터 아랫배가 아프고 변비·설사가 반복됐다. 집안일로 스트레스가 많았던 그는 이틀에 한 번꼴로 이런 증상이 일어났고,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갔다 오면 좀 편해졌다. 이상을 느낀 김 씨가 병원에서 검사를 한 결과, ‘과민성대장증후군’이란 진단이 나왔다. 

복통과 설사, 변비를 겪는 사람들 중에는 각종 검사에서 뚜렷한 이상 소견이 없는데도 약을 먹어도 좋아지지 않고, 괜찮아졌다가도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과민성대장증후군’에 속한다. 

최영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매우 흔한 질환으로 복통 등의 증상이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고 말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원인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감염이나 약물, 음식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전에 감염성 장염이나 허혈성 장염 등을 앓은 경험이 있다면 이후에 생기기도 하고, 특정 음식에 의한 자극으로 내장감각 과민성, 중추신경계 조절 이상 등이 유발되기도 한다.

식이 중에서는 고지방 식이, 포드맵(FODMAP, 미생물에 의해 쉽게 발효돼 가스가 발생하는 당류) 식이가 유발인자로 꼽힌다. 불안, 우울 등의 정신적 상태와도 관련이 있고 신경이 예민한 경우에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증상

주 증상은 복통이다. 자다가 밤에 깰 정도의 심한 통증은 아니지만, 삶의 질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복통은 몇 달간 지속되고 설사나 변비 등의 배변 습관 변화가 동반되기도 한다. 

최소 6개월 전에 시작된 복통이 최근 3개월 동안 주 1회 이상 반복될 때 의심할 수 있다. 

이때 복통은 설사나 변비 등의 배변 활동과 관련된 경우가 많고, 복부 팽만감이 종종 동반된다.

최영희 교수는 “빈혈이 생기거나, 혈변을 보거나 체중이 크게 감소하는 등의 경고증상이 생기면 다른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치료

이 질환을 한 번에 시원하게 해결하는 치료법은 아직 없다. 환자는 이런 점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편하지만 생명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하고 의사와의 상담으로 식이 습관 및 약물치료를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약물치료는 진경제(장의 움직임을 저하시키는 약제) 위주로 처방된다. 일차적인 약제로 조절이 잘 안 되는 일부 심한 환자에게는 항불안제 또는 항우울제 투약도 고려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예방법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식이습관을 변경하는 것이 증상 조절에 크게 도움이 된다. 고지방식과 유제품, 기름에 튀긴 음식, 밀가루 음식, 술, 담배, 카페인, 가스가 많이 생기는 포드맵(FODMAP) 식이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포드맵은 장에서 발효되기 쉬운 당류를 말한다. 입자가 작은 당류들은 소장에서 완전한 흡수가 안 되고 대장에서 분해가 되는데 이때 가스가 많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식이에는 콩이나 마늘, 양배추, 식빵, 사과, 인공감미료, 유제품 등이 있다. 

반대로 쌀이나 토마토, 바나나, 오렌지, 락토프리 우유 등 저포드맵 식이(low-FODMAP diet)는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유산균 제품도 복통이나 변비, 설사 등에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활습관 변경도 도움이 된다. 신체 활동량을 늘리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증상의 개선, 장기적으로는 만성 피로감 같은 심리적 증상을 회복할 수 있다. 과로나 과도한 스트레스는 질병의 경과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는 규칙적인 시간에 거르지 않는 것이 좋다. 급하게 식사를 하는 경우 복부 팽만감이나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최 교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 자체로 너무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적절한 수면과 규칙적인 식사를 하면서 인스턴트식품이나 술, 담배, 카페인 섭취를 줄이려는 습관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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