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도영 대한노인회 경기 고양시덕양구지회장 “노인회가 복지관 흡수하면 회원 확대 등 현안 해결될 것”
장도영 대한노인회 경기 고양시덕양구지회장 “노인회가 복지관 흡수하면 회원 확대 등 현안 해결될 것”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9.26 10:20
  • 호수 8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로당 회장 맡을 사람 없어… 정관 개정 전 2선 마친 사람도 회장 허용을

60대에 경로당 회장, 어려움 없이 수행… 道에서 ‘젊은 지회장’에 속해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대한노인회가 복지관을 ‘흡수’했으면 좋겠다.”

장도영(72) 대한노인회 경기 고양시덕양구지회장은 9월 중순 어느 날, “대한노인회가 노인복지관을 운영하게 되면 회원 확대 등 노인회가 안고 있는 현안 중 상당수가 해결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 지회장은 또 “경로당 회장을 하려는 사람이 없다”며 “특정 후보의 자격을 제한한 노인회 선거법을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인구는 45만여명, 노인인구는 5만여명이다. 덕양구지회에는 250개 경로당, 회원 9800여명이 있다. 장 지회장은 덕양구지회 행신2동 무원단독주택경로당 회장, 지회 부회장, 자문위원 등을 거쳐 지난 2022년 5월에 15대 고양시덕양구지회장에 취임했다. 자유총연맹 고양시지부 고문, 영동칠기공예가구 대표 등을 지냈다. 현재 고양시 영남향우회 회장, 고양시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태능갈비 대표이다. 

-덕양노인종합복지관의 시설,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코로나19 전에는 하루 1000명 이상이 이용하던 곳이다. 우리는 복지관 2층 일부와 지하 강당 등 두 곳을 사용하고 있다.”

-따로 독립해나갈 계획은.

“제가 지회장 된 지 불과 몇 개월 안됐지만 느끼는 점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이런 복지관을 대한노인회가 맡아 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대한노인회가 복지관을 수탁·운영해야 한다는 말은 오래 전부터 나왔지만  지회장의 사회복지사 자격 여부, 운영 실적, 거액의 공탁금 등 까다로운 조건이 많은 것으로 안다.

“65세에서 80세 이하는 경로당에 오지 않는다. 그들 대부분이 사회활동을 하고 있고, 설령 경로당에 나간다 해도 대화할 사람이 없다. 노인시설이라면 복지관을 더 선호한다. 그런 점에서 노인회가 복지관을 접수하면 회원 확보 같은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 능력 있는 관장을 앉히면 운영에도 어려움이 없을 터이고, 그밖에 재정 문제 등은 관련법을 개선해나가면 되지 않겠나.”

이 같은 구상과는 따로 노인회만의 단독건물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장 지회장은 “덕양구지회 단독회관을 갖기 위해 시와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파트단지가 많은 고양시의 재정자립도라면 가능할 것 같다.

“덕양구는 큰 기업이 없어서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시의 재정자립도가 낮다. 그렇지만 새로 취임한 이동환 고양시장께서 노인복지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 가망 없는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분이 제가 맡고 있는 영남향우회의 회원으로 계시기도 하고(웃음).”  

장도영 고양시덕양구지회장(왼쪽 네 번째)이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했다. 장 지회장 왼편이 신철희 경로당관리부장.
장도영 고양시덕양구지회장(왼쪽 네 번째)이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기념촬영했다. 장 지회장 왼편이 신철희 경로당관리부장.

-취임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경로당을 순회하며 회장님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가장 많이 나오는 얘기가 시설 개선이다. 전체 경로당의 20% 가까이 되는 구립경로당이 낡고 비좁아 리모델링이 시급하다.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경로당은 괜찮지만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는 구립보다 나은 점이 별로 없다.”

-또 다른 애로사항이라면.

“경로당 회장을 할 사람이 없어 큰일이다. 경로당 회장을 지낸 분이 아무래도 낫지 않겠나 싶어 영입하려고 해도 노인회 선거법 때문에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 요즘 주변에서 3선 도전을 종종 본다. 두 번 한 분들 중에도 다시 봉사를 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져야 합리적이라고 본다.”

-‘3선 허용’ 정관 개정 이전에 2선을 마친 회장들에게 3선이 허용되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 

“맞다. (노인회가)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영입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또 다른 현안이라면.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의 소일거리가 별로 없다. 경로당이 활성화되려면 프로그램이 많아야 한다. 일부 회원 수가 많은 경로당의 운영비 증액 필요성도 거론됐다. 이런 것들이 모두 예산이 뒤따라야 하는 사업이라 하고 싶은 욕심은 많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해 답답하기만 하다.”

-노인일자리 사업에 남다른 성과를 보이고 있다.

“2017년에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평가대회에서 노인회 사상 최초로 대상을 수상해 시에서도 격려해주고 그랬다. 작년에도 공공일자리 수행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복지부의 인센티브(500만원)를 받았다.”

올해는 중식·보육시설 도우미, 노노케어, 우리하천가꾸기, 365우리동네지킴이, 스쿨존 등 학교지원봉사, 배움터, 고양동·행주동 환경개선단, 체육시설 및 공동묘지지킴이 등에 총 890명이 참여하고 있다. 공동묘지지킴이는 벽제화장장의 공동묘지를 관리하는 일이다. 

-덕양구지회만의 사업이라면.

“‘실버댄스’라고 해서 250명이 수요일마다 지회에 나와 강사로부터 춤을 배우며 건강을 유지하고 친목도 도모한다. 그리고 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신바람 난 경로당’도 있다.”

-과거 영동칠기공예가구는 상류층 혼수용 가구로 유명했는데.

“강남의 삼성동에서 가구제작공장을 두고 크게 했다. 1970~80년대 신부 혼수용으로 인기 있었던 자개장롱, 화장대, 문갑 등 한 세트가 최하 3000만원이었다. 한창 때는 월 매출 3억원으로 당시로선 큰돈이었다. 그 후 고가구를 취급하다 정리하고 일산 신도시가 들어설 때 이곳에 음식점을 열어 지금도 가족과 함께 경영 중이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지역의 어르신들을 승합차로 우리 식당에 모셔다 식사 대접을 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경로당 회장으로부터 경로당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거기서 3년여 회장을 했다.”

-60대 경로당 회장으로 어려움은 없었는지.

“처음 경로당에 갔을 때 어르신들끼리 대화 중 ‘쟤는 여기 왜 왔어’라는 말을 들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나이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다. 집안 어른 모시듯 최대한 예우해드리고, 어르신들도 저를 좋게 봐주신다.”

-지회장 선거에서 신승했다. 비결은. 

“지역 주민으로부터 받은 사랑과 도움을 봉사로 갚아야 할 때라는 전임 지회장의 권유를 받고 막상 지회장 선거 후보로 나섰지만 시간도, 자신도 없었다. 뒤돌아보면 경로당 회장 활동비 인상 등 공약이 유효했던 것 같다. 따로 정성껏 촬영한 선거용 사진이 대의원들의 마음에 들었는지도 모르겠다(웃음).” 

장도영 고양시덕양구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고령사회, 노인은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라고 묻자 “품위를 지키고 말은 되도록 적게 하되 아랫사람이라고 함부로 대하지 말고 봉사활동 등 존경 받을 수 있을 행동을 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의식 개선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