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섭의 스케치파노라마] 박타는 흥부내외
[배상섭의 스케치파노라마] 박타는 흥부내외
  • 배상섭
  • 승인 2022.09.26 11:07
  • 호수 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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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타는 흥부내외

흥부여 슬근슬근 옛날 생각하지 말고

아내와 마음 맞춰 부지런히 당기시라

그래야 남은 햇살에 일 날 것 아닌가

온양에서 새벽에 목욕을 하는 날이면, 나는 아침밥을 시장 안의 한 국밥집에서 해결한다. 그 집은 밥맛도 좋지만, 더 고마운 것은 막걸리를 잔술로 판다는 것이다. 내게 막걸리 한 병은 조금 버겁고, 한 잔이면 꼭 알맞기에.

예전, 내 옆의 한 선배는 여름날 보충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 시원하게 샤워를 한 뒤, 들이키는 한 잔의 시원한 맥주가 바로 그날 자기의 행복이라고 말했는데, 아침목욕 후 들이키는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이 내게는 바로 그와 같다.

그 식당의 벽에는 ‘박타는 흥부내외’의 그림이 걸려 있는데, 나는 또 저걸 보면서 은근히 군침을 흘리곤 한다. 저 박은 곧 갈라터질 것이고, 그러면 식당 주인은 신이 나서 술밥 간에 무슨 대접이라도 있지 않을까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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