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성묘
지나가던 구름장 사이로
이른 가을 햇살 한줌,
흔들거리는 바람 소리에
눈물이 나는 걸까
이 세상 그 어디에도
계시지 않는
부모님 보고싶어
흐르는 슬픔일까
추석 성묘 앞에서
어머니가 즐겨부르시던
찬송가 부르는 목소리가
중간중간 끊어진다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끝까지 입술을 앙다물지만
아멘 앞에서
산산히 부서져버린다
살아 생전 하지 않던
긴 이야기
주절주절
혼자말 인사 올리며
산소 주위만 빙빙도는데
눈이
촉촉하게 젖고
가슴이
자꾸만 먹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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