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관 대한노인회 전남 구례군지회장 “프로그램 경연대회 열어 회원들이 원하는 프로그램 보급할 터”
손병관 대한노인회 전남 구례군지회장 “프로그램 경연대회 열어 회원들이 원하는 프로그램 보급할 터”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10.11 09:34
  • 호수 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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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다시 수강 원할 만큼 노인대학 인기… 노인대학원 설립도 추진

영농반 등 시장형 일자리 확대… 성과금 지급에 참여 어르신 만족 높아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손병관(81) 대한노인회 전남 구례군지회장은 재선의 임기를 수행 중이다. 2018년에 이어 지난 9월에 18대 지회장에 취임했다. 두 차례의 지회장 선거에서 단독후보로 무투표 당선이란 영광을 안았다. 지회장 선거 열풍이 뜨거운 요즘  분위기로 볼 때 드문 일이다. 그런 행운이 어디서 왔을까. 

손 지회장은 이와 관련해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며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하는 태도가 대의원들의 신임을 얻었는지는 모르겠다”며 웃었다. 

구례 군민은 2만5000여명, 노인인구는 8968명이다. 구례군지회에는 8개 읍·면 분회, 286개 경로당, 회원 7000여명이 있다. 손 지회장은 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대한노인회 구례군지회 용방면분회장, 군지회 부회장, 노인대학장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녹조근정훈장을 비롯 대통령·장관·도지사 표창을 수상했다.

-구례는 노인의 날 기념식 행사를 어떻게 치르는지.

“읍·면 별로 2주에 걸쳐 열고 있다. 오전 광의면에서 열린 노인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간식 등을 차려놓고 모범어르신, 효자효부에 대한 시상식을 하고, 즐거운 여흥의 시간도 가졌다. 노인회장을 비롯해 군수, 군 의장, 경찰서장 등 기관장 20여명과 어르신 300여명이 참석하는 큰 행사이다.”

구례군지회는 연인원 3000여명, 1개 면당 700~800만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이 행사를 오래 전부터 이어오고 있다.  

-2년 전 막대한 홍수 피해를 입었는데 지금은 어떤가.

“노인회관 건물을 4억5000여만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마치고 입주한지 1년 만에 사무실 집기와 컴퓨터 등이 물에 잠기는 바람에 복구에 그만큼의 예산이 더 들어가는 어처구니없는 침수 피해를 당했다. 당시 댐 관리를 잘못해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긴 것이다. 재난지역으로 선포돼 국고 3800억원을 지원 받았고 전국의 자원봉사단체에서 도와줘 지금은 말끔히 복구가 됐다. 가장 힘든 일 중 하나가 물에 잠겨 못쓰게 된 사무실 서류를 직원들이 일일이 정리하는 일이었다. 당시 도연합회와 순천시, 장흥군지회 등으로부터 많은 지원과 위로 받은 일을 잊지 않고 있다.”

손병관 구례군지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직원들과 기념촬영했다. 손 지회장 왼편으로 이종석 노인대학장. 김종근 사무국장.
손병관 구례군지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직원들과 기념촬영했다. 손 지회장 왼편으로 이종석 노인대학장. 김종근 사무국장.

-4년여 지회 운영의 성과를 돌아보면.

“노인대학이 가장 인기가 있다. 노인대학장에 임명되자 바로 군수께 교육의 필요성을 말씀드렸다. 과거 새마을사업의 일환으로 시행된 다방면에 걸친 교육이 사업 성공의 요인 중 하나다. 그와 같이 지도자 교육을 많이 받아 의식이 높아진 경로당 회장들이 자기 마을로 돌아가 제대로 된 지도자 역할을 하게 되면 경로당도 쇄신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노인대학에 대한 지원을 부탁했다.”

-어떤 식으로 노인대학을 운영했는지.

“몇 군데 지회를 견학해보니 대부분 강사진이 관내 인물들이더라. 저는 생각이 조금 달랐다. 물론 군수나 군 의장의 특강은 넣지만 가능한 한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섭외했다. 가령 건강은 서울에서 활동하는 구례군 향우회장, 진주의 전문요양원을 운영하는 분, 대학교수 등을 모셔다 수준 높은 강의를 들었다. 그러자 ‘노인대학에 가면 배울게 많다’라는 소문이 났다. 지금까지 2000명 가까운 졸업생을 배출했다. 그 중에서 다시 수강을 원하는 분들이 많아져 군수께 요청해 노인대학원 설립을 준비 중이다.”

-노인 일자리는 어떤가.

“공익형 일자리는 문화재지킴이, 하천 관리 등에 12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는 시장형 일자리가 활성화됐다. 2년 전 군청에 얘기해 각 10명씩 두 팀을 받았다. 하나는 논을 임차해 봄감자, 메주콩 등을 경작해 소득을 올리는 영농반이고, 다른 하나는 특수물감을 사용해 우산, 신발 등에 꽃 그림을 넣어 기념품으로 판매하는 옴지락꼼지락반이다. 여성 어르신들이 지회 건물 작업 공간에서 그림을 그린다.”

-소득은 어느 정도인가.

“‘천 아트’ 강사에게서 그림을 배워 앞치마, 식탁보 등에도 그림을 그려 넣어 행사장 부스에서 판매하는데 코로나 사태로 영향을 받았지만 그런 가운데도  어르신들이 20만원씩 성과금을 가져갈 수 있었다. 영농반은 1200평에서 토지임대료 등을 다 제하고 700만원의 수익을 올려 어르신들께 30만~35만원씩의 성과금과 이불을 사 드렸다. 사업에 욕심이 생겨 군수께 요청해 영농반(12명)을 하나 더 받았고, 앞으로 이 사업 참여 인원을 총4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그리고 경로당 활성화를 위해 밤낮 고생하고 있는 경로당 회장들에 대한 활동비 지급을 위해 지급 근거가 될 군 조례를 개정하고자 군과 의회와 협의 중이다.”

-군에서 노인회 지원이 잘 되는가 보다.

“재선된 구례군수의 모친께서 경로당에 나오신다. 어머니 모시듯 어르신들에게 잘 하신다. 회원 건강을 위해 정수기, 공기청정기 설치서부터 고가의 안마의자에 이르기까지 전 경로당에 순차적으로 보급했다. 기왕이면 조금 더 여가시간을 즐겁게 해드리려고 프로그램도 맞춰서 잘 넣어주신다.” 

-프로그램이 많아야 경로당이 활성화된다.

“맞다. 군청에서 배려를 많이 해주지만 여전히 더 많은 프로그램이 필요한 실정이다. 현장과 동떨어진 프로그램은 바꿔보려 한다. 노래나 체조의 경우 앞에서 강사는 열심히 해도 잘 따라하지 않는 어르신이 있다. 예산만 확보되면 그 마을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할 생각이다. 조만간 경로당 프로그램 경연대회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여 경로당마다 선택의 폭을 넓혀주려고 한다.”

-어떤 프로그램이 인기인가.

“많은 어르신들이 ‘전통수지 활법마사지’를 좋아하시는 것 같아 그걸 확산하고 싶지만 의료법에 저촉된다는 말이 나온다.”

-공무원 생활을 오래 했다. 기억에 남는 일은. 

“기획감사실장(서기관) 시절 도 종합감사를 받으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단 한명도 징계를 받지 않도록 노력했고 결과적으로 뜻했던 바를 이뤄 그때 일을 지금도 마음 뿌듯하게 여기고 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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