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고 싶은 ‘가려움증’… 6주 이상 지속 땐 원인 검사를
긁고 싶은 ‘가려움증’… 6주 이상 지속 땐 원인 검사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10.11 13:58
  • 호수 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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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움증의 원인과 치료법

아토피·신장질환·고형암 등 원인 다양… 야간에 가려움증 더 심해져

원인 따라 다양한 치료제 사용… 긁기 보다는 차가운 수건 올려놔야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가려움증(소양감)은 피부를 긁거나 문지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매우 흔한 증상이다. 가려움증을 가볍게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이를 겪는 이들에겐 더없이 심한 고통일 수밖에 없다. 

가려움증은 가벼운 접촉이나 온도 변화, 정신적 스트레스와 같은 일상생활 속 흔히 발생하는 자극에 의해서 악화될 수 있는데, 6주 이상의 만성 가려움증은 다양한 피부질환과 전신 질환, 불안이나 강박, 노화와 관련 있는 경우가 많다.

◇가려움증의 원인

만성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피부질환으로는 피부건조증, 아토피피부염, 건선, 두드러기, 접촉 피부염, 편평태선, 결절성 양진, 옴, 곤충 물림, 무좀 등이 있다. 

전신 질환에는 만성 신장질환, 만성 간질환, 담즙 정체, 당뇨병, 갑상선 기능 항진 및 저하증, 고형암(특정 장기에서 시작돼 커지다가 전이되는 암), 백혈병, 림프종, 빈혈, 후천성면역결핍증 등 다양하다. 또한 신경학적 원인인 다발성 경화증, 상완요골 가려움증, 대상포진 등이 가려움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강박반응성 장애를 비롯한 다양한 정신적 원인도 가려움증의 원인이다. 

이러한 질환이 없더라도 노화가 진행되면 피부 장벽의 기능저하로 인한 피부 건조와 피부 산도(pH) 변화, 면역시스템의 노화로 인한 염증 반응의 증가, 촉각세포 감소로 인해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 있다.

◇가려움증의 증상

가려움증은 피부질환 외에도 전신질환, 신경학적, 정신적 원인에 의해서 발병될 수 있다. 사진은 가려워서 손톱으로 피부를 긁은 환자의 등(사진 위) 모습과 만성 신장질환에 의해 동반된 결절성 가려움증(아래)의 모습. 	사진=인천성모병원
가려움증은 피부질환 외에도 전신질환, 신경학적, 정신적 원인에 의해서 발병될 수 있다. 사진은 가려워서 손톱으로 피부를 긁은 환자의 등(사진 위) 모습과 만성 신장질환에 의해 동반된 결절성 가려움증(아래)의 모습. 사진=인천성모병원

대부분의 경우, 전신의 가려움을 호소하지만 특정 부위만 가려운 경우도 있다. 

특히 가려움증은 주로 밤 시간, 따뜻한 환경, 스트레스 및 불안 상태에서 악화되는데, 만성적으로 긁거나 문지르게 되면 상처나 피부가 단단하고 두꺼워지는 ‘태선화’, 구진(피부의 단단한 덩어리)이나 결절 모양으로 두꺼워지는 ‘결절성 양진’ 등이 나타난다.

김혜성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혈액암이나 고형암의 증상으로 가려움이 있지만 가렵다고 해서 무조건 암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대부분의 가려움증 환자는 암이 아닌 노화, 알레르기 성향, 신장이나 간질환, 당뇨 등의 전신 질환이나 피부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며 “가려움증은 밤에 자려고 누웠을 때 더 심해질 수 있는데, 이는 밤에 부교감 신경이 항진되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려움증의 치료

가려움증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자세한 병력 청취, 약물 복용력 확인, 신체 진찰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 피부질환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KOH 도말 검사(진균 검사), 옴 검사, 피부 조직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특히 가려움이 심하고 요양병원에서 환자 보호자로 머물거나 간병인으로 일했을 경우에는 옴(좀진드기로 인해 발생하는 기생충 피부 감염)에 대한 검사를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

만약 피부질환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라면 혈액검사를 통해 신장·간·갑상선 및 빈혈 수치 등을 확인하고 소변검사를 통한 당뇨 여부, 흉부 X선 검사, 간염 및 매독,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항체 검사 등을 시행해야 한다. 이외에도 신경학적, 정신적 요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가려움증의 원인 제거와 더불어 증상 완화를 위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한데, 항히스타민제는 가려움 조절에 많이 사용되는 약이지만 만성 가려움증 환자들에게는 아쉽게도 효과가 제한적이다. 

이에 만성 가려움증 환자들은 그동안 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면역 조절제, 신경전달 체계를 조절하는 가바펜틴이나 아미트립틸린 등을 많이 복용했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인 ‘듀필루맙’과 ‘오말리주맙’이 아토피피부염이나 만성두드러기와 관련된 가려움증 억제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고, 여러 염증 기전을 조절할 수 있는 ‘야누스키나제 억제제’가 가려움증에 큰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소 도포제로는 스테로이드, 칼시뉴린억제제가 염증 반응을 억제함으로써 가려움증을 완화시킬 수 있고 국소마취제, 캡사이신 크림과 패치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피부를 차갑게 하는 쿨링 효과를 통해 가려움증을 완화시키는 칼라민 로션과 멘톨 로션, 그리고 쿨링 효과와 보습효과를 동시에 가지는 도포제가 만성 가려움증 환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다. 광선치료도 염증 반응 감소 및 신경 활성 감소를 통해 가려움증 치료에 안전하게 시도해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다양한 전신 치료와 국소 치료는 가려움증의 원인과 양상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피부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환자마다 개별화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혜성 교수는 “가려움증에 1차적으로 처방하는 항히스타민제의 경우 나른함, 졸림, 입이 마르고 쓴 증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려움증 예방법

가려움증은 높은 온도에서 악화할 수 있는 만큼 얇고 가벼운 옷을 착용하고 피부를 시원하게 하는 것이 좋다. 장신구나 몸에 꽉 끼는 옷은 삼가고, 양모를 비롯한 자극적인 옷감 소재에 노출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또한 긁는 행위 자체가 가려움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긁기보다는 차가운 수건을 올려놓거나 손바닥으로 문질러주는 것이 좋다. 손톱을 짧게 유지하는 게 좋으며 잘 때에는 장갑을 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피부가 건조하면 가려움이 악화되기 때문에 장시간 목욕이나 때 미는 것을 피하고, 보습제를 꾸준히 자주 발라야 한다”며 “무엇보다 긴장과 불안도 가려움증의 악화 요인이므로 잠을 충분히 자고, 담배, 술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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