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흥시지회 소속 정왕자원봉사단 “우리가 쓰는 운동장 청소는 우리 손으로”
경기 시흥시지회 소속 정왕자원봉사단 “우리가 쓰는 운동장 청소는 우리 손으로”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10.17 10:30
  • 호수 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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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흥시지회 소속의 정왕자원봉사단원들이 호수공원 일대를 청소하고 있다.

정왕동 호수공원, 그라운드골프장 주변 청소

60~80대 그라운드골프 남녀 회원 20명 구성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우리가 쓰는 운동장을 우리 손으로 깨끗하게 청소하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정왕자원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천동열(83) 봉사단장은 자신들의 봉사활동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이 같이 말했다. 

대한노인회 경기 시흥시지회에 소속된 이 봉사단은 한 달에 두 차례씩 정왕동의 호수공원, 그라운드골프장, 검도수련원 일대를 청소해오고 있다.

60~80대의 그라운드골프 남녀 회원들로 구성된 이 봉사단은 2018년에 결성됐다. 남녀가 반반씩이다. 천 단장은 시흥시지회 정왕4동 분회장과 지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시흥시의 그라운드골프 확산에 주동적인 역할을 했다. 지금은 그라운드골프장이 번듯한 모양새이지만 과거엔 사정이 달랐다. 

천 단장은 “이 지역에 운동장은 물론 노인시설도 없었다”며 “운동장을 만들자고 노인들이 먼저 나섰고, 나중에 시에 건의해 그라운드골프장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천 단장은 노인의 권익증진과 복지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도 연합회의 문해교실에서 한글을 가르쳤고, 8년간 경로당 회장을 지내면서 회계 분야를 쇄신하기도 했다.  

봉사단의 박광복(78) 단원은 “그라운드골프를 하다가 어느 날 우연히 호수공원에 방치된 반려견 배설물을 보고 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날 이후로 이 지역 일대 청소를 시에만 맡기지 말고 우리가 직접 나서자고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반려견 목줄을 하지 않은 견주를 발견하면 ‘목줄을 하라’고 계몽도 한다”며 웃었다. 

박 단원은 이전부터 봉사단체에 소속돼 독거노인 점심 배식, 요양원 한국춤 공연 등의 봉사를 해왔다고 한다. 

봉사단원들은 자원봉사 조끼를 입고 한손에 쓰레기봉투, 다른 한손에 집게를 들고 일대를 천천히 걸으며 담배꽁초, 비닐, 음료수통 등을 수거하고 있다.  지역도 넓은데다 치워야할 쓰레기가 많지만 봉사단원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청소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천 단장은 “산전수전 다 겪은 노인들은 어떤 일이라도 겁내는 법이 없고 힘든 것도 잘 느끼지 못한다”며 “봉사를 통해 내가 여전히 사회에서 쓸모 있는 존재라는 사실에 자부심마저 느낀다”고 반문했다.

봉사단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김계문(85) 단원도 빠짐없이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김 단원은 “오전에 봉사를 마치고 다함께 식당에 모여 점심식사를 하는 시간도 즐겁다”며 “그라운드골프만 했을 때보다 봉사를 함께 하면서 삶의 보람도 느낀다”며 만족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봉사단원들은 봉사 후에 월례회의를 갖고 노인들이 좀 더 편안하게 여가를 보낼 수 있는 방법 등을 논의하기도 한다. 

김연규 경기 시흥시지회장은 “주민들이 ‘정왕자원봉사단 어르신들 덕분에 호수공원 일대가 항상 깨끗하다’며 칭찬이 자자하다”면서 “어르신들의 땀과 수고 덕분에 노인회 위상도 덩달아 올라간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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