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내몸의 병을 알자 40]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포도막염’
[백세시대 / 내몸의 병을 알자 40]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포도막염’
  • 김기영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
  • 승인 2022.10.24 10:19
  • 호수 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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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
김기영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

눈 속에는 꼭 포도 껍질을 닮은 막이 있다. 혈관이 많이 연결돼 검붉은 빛을 띠는 이 조직은 모양 그대로 ‘포도막’(UVEA)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 막은 눈에 매우 중요한 기관을 둘러싸고 있다. 

포도막은 빛의 양을 조절하는 홍채, 빛의 초점을 맞추는 모양체, 망막에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하는 맥락막을 둘러싸고 있다. 이 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포도막염’이라고 한다. 염증의 위치에 따라 포도막 앞쪽부터 △전포도막염 △중간포도막염 △후포도막염이라 부른다. 중간, 후포도막염이 전포도막염보다 치료가 어렵다.

포도막염은 원인에 따라 감염성과 비감염성으로 나뉜다. 감염성 포도막염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진균, 기생충 등에 의해 발생한다. 결핵, 매독, 헤르페스, 수두, 가축으로부터의 톡소플라즈마가 원인인 경우도 있다. 

비감염성은 자가면역기전에 의한 면역시스템의 이상으로 내 몸의 항체가 눈을 공격해 발생한다. 베체트병, 강직척추염, 류마티스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전신혈관염 등 다양한 전신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포도막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충혈, 시력 저하, 통증, 비문증(눈앞에 날파리들이 떠다니는 것처럼 염증물질들이 보이는 증상)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은 백내장, 녹내장 등 눈의 다른 질환과 비슷해 포도막염의 진단을 더욱 어렵게 한다. 또한 눈을 움직일 때 통증이 느껴지는 특징이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우선 병력 청취가 중요하다. 원인이 다양해 환자의 병력 및 생활습관, 특이사항들이 확인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후 안구단층촬영(OCT) 검사, 안저검사, 세극등검사, 형광안저촬영검사를 진행한다. 

추가적으로 혈액검사, 소변검사, 엑스레이검사, 유전자검사를 필요에 따라 시행하고 이후에도 진단되지 않으면 눈에서 체액을 흡인하거나 유리체절제술을 통해 검사하기도 한다.

치료는 원인이 되는 균주를 검사로 찾아내 그에 맞는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항진균제를 이용하여 치료한다. 비감염성 포도막염은 스테로이드 치료와 생물학적제제 치료를 진행한다. 

스테로이드 치료는 보통 점안액으로 시작하며 경구나 주사제제는 염증의 활성도에 따라 용량을 조절해 가면서 사용한다. 스테로이드 치료를 장기간 시행하는데도 호전이 없거나 재발한다면 사이클로스포린 등과 같은 면역억제제를 추가해 사용하게 된다.

포도막염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치료의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는다. 특히 중간포도막염, 후포도막염의 경우는 보통 3년 이상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안과 전문의를 신뢰하고 오랫동안 함께 치료해야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다. 이에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고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음주, 흡연을 삼가야 한다.

포도막염은 관절염, 소화기, 피부 및 신경질환 등과 같이 눈과는 먼 부위의 질병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경우는 스테로이드 치료 시 당 수치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류마티스 질환인 베체트병 환자의 경우도 기저질환 치료가 우선돼야 한다. 

합병증이나 기저질환이 동반된 포도막염은 안과 단독으로 치료가 쉽지 않다. 타 진료과와 협진으로 진단하고 원인을 파악하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협진체계가 잘 갖춰진 종합병원 안과를 찾아 치료받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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