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합병증으로 망막 손상되는 ‘당뇨망막병증’의 증상과 치료
당뇨 합병증으로 망막 손상되는 ‘당뇨망막병증’의 증상과 치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10.24 14:29
  • 호수 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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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높은 상태서 순환장애로 발생… 초기 증상 없지만 혈관 손상 진행

시력 저하되다 실명까지도 진행… 당뇨환자, 정기적 안과 검진이 필수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당뇨병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부족해 혈당이 정상보다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초기에는 별다른 자각증상이 없지만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할 경우 고혈당이 지속되는 질병이다. 특히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완치가 힘들고 각종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인데 당뇨 합병증은 시력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당뇨 합병증으로 인해 생기는 당뇨망막병증은 국내 성인의 실명원인 중 1위로, 당이 높은 피가 망막의 미세혈관을 타고 흐르면서 순환장애를 일으켜 망막이 손상을 입는 질환을 말한다. 

눈의 망막은 뇌 다음으로 혈관이 많은 조직이다.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하면 망막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이 약해지면서 출혈이 발생하거나 혈액 속의 성분이 빠져나와 망막에 쌓이게 된다. 

김진하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교수는 “당뇨망막병증은 20세 이상 성인의 시력을 손상시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라며 “한국에서 40세 이상 당뇨 질환자 중 15.8%가 당뇨망막병증을 앓고 있으며, 4.8%는 시력을 위협하는 심한 당뇨망막병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당뇨망막병증의 증상

망막은 우리 몸에서 가장 열심히 일을 하는 기관으로, 많은 산소를 소모하는 조직이지만 혈관이 많이 있으면 혈관에 가려서 잘 볼 수가 없기 때문에 제한된 혈관만 가지고 있다. 

이러한 망막혈관은 당뇨가 생기면 약해지는데 크게 혈관이 없어지는 것(비증식성)과 혈관벽이 약해져 혈류 성분이 새는 것(증식성)으로 나눌 수 있다.

혈관이 없어지면 결국 산소와 영양공급이 되지 않아 망막 조직이 새로운 혈관인 신생혈관을 만드는데 이는 정상적인 혈관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터져서 출혈이 생기고 망막을 잡아당겨 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한 혈관벽이 약하기 때문에 혈장 성분이 혈관 밖으로 새어 망막의 중심인 황반부에 부종을 발생시키는 증식성으로 진행하게 된다.

당뇨망막병증 초기에는 증상이 잘 없지만 망막의 미세혈관 손상은 계속 진행된다. 그러다 미세혈관에서 누출이 일어나 황반부에 부종이 발생하면 시력 저하가 생기게 되고, 출혈이 생기면 시야에 검은 점들이 나타나거나 구름처럼 시야가 가리는 ‘비문증’이 나타난다. 

또한 망막 상태에 따라 사물이 휘어져 보이거나, 눈부심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증상이 더 심해지면 시야 중앙부가 검게 변하는 중심암점이나 실명이 발병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시야가 흐릿해지고, 야간에 시력이 저하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김진하 교수는 “당뇨망막병증은 망막혈관의 누출과 폐쇄에 의한 특징적인 구조변화를 직접 관찰하는 ‘안저 검사’를 통해 진단한 뒤 중증도를 분류하고 치료를 계획한다”며 “당뇨망막병증 환자는 주기적으로 안압 검사, 전안부 검사, 세극등현미경검사, 안저사진, 형광안저혈관조영검사, 빛간섭단층촬영검사 등을 통해 합병증 유무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뇨망막병증의 치료

당뇨망막병증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신생혈관이 생기는 것을 막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혈당 조절’이다. 이외에도 혈압조절, 지질조절 등이 필요할 수 있다. 이후 중증도 및 합병증 여부에 따라 약물치료, 레이저치료, 주사 치료, 수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미세혈관이 사라진 주변부 망막을 레이저로 지지는 치료를 하면 혈관이 폐쇄된 망막에서 신생혈관 형성에 필요한 단백질, 즉 혈관 내피세포 성장인자를 내보내지 않아 실명 위험이 높은 증식 단계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유리체에 출혈이 있거나 망막박리가 생긴 경우에는 실명을 막기 위해 유리체 절제술을 시행해야 하며, 최근에는 안구 내 주사 치료를 많이 하는 추세이다. 

주사 치료는 혈관 생성 인자를 억제하는 항체 성분을 눈 안에 직접 주사하는 것으로, 흔히 황반부종이 있는 환자에 적용하는데 망막혈관에서 피가 새는 것을 막고 신생혈관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당뇨망막병증에서 ‘항혈관내피성장인자’를 이용한 치료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김 교수는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조기 치료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므로 모든 당뇨병 환자는 처음 당뇨 진단 시 당뇨망막병증의 임상소견이 없더라도 적어도 1년에 한 번 안과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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